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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순 칼럼] 집단에 대한 충성과 민주 시민의 품격
박재순 씨알사상연구소장 · 목사

입력 May 16, 2012 07:22 AM KST

통합진보당이 선거관리 부실과 부정 문제로 바닥을 드러내며 싸우고 있다. 이정희 대표는 부실한 진상조사가 당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독했다면서 자파의 비례대표 당선자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당을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 언론에 드러난 선거관리의 부실과 선거 부정은 진보당의 관리능력 부족과 당원들의 비민주적 전근대적 행태를 똑똑히 보여준다. 진보당이 공당으로서 국민 앞에 서기에는 한참 부족한 것을 느낀다. 언론에 보도된 대로 대리 투표가 관행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진보당의 당원들은 민주 시민으로서의 훈련이 덜 되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진보당의 이른 바 당권파가 당의 치부를 가리고 부정을 정당화하려는 것은 공당을 책임지는 사람들로서는 결코 해서는 안 될 짓이다. 계파나 정파에 대한 충성심 때문에 민주사회의 상식과 원칙을 저버리고 당 전체를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은 전근대적이고 봉건적인 행태다. 특정한 정파에 대한 충성은 당 전체에 대한 충성과 일치할 때 의미가 있고 당에 대한 충성은 나라에 대한 충성과 일치할 때 정당성을 갖는다. 나라에 대한 충성도 인류 전체에 대한 충성과 일치할 때만 보람과 뜻이 있는 것이다. 그럴 때 비로소 집단에 대한 개인의 충성은 값진 것이고 개인의 품격과 명예가 주어지는 것이다.

인류는 투쟁과 고난의 오랜 역사를 통해 비합리적이고 억압적인 질서와 제도에서 벗어나 개인의 자유와 존엄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현대의 인간은 자신의 이성적 판단에 따라 행동할 수 있고 높은 도덕과 정신의 가치와 자유를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은 깊고 높은 정신과 이성적인 진리와 보편적인 상식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유에 이르렀다. 봉건적 낡은 질서와 체제에서 해방된 인류는 개인의 자유와 존엄을 바탕으로 자유롭고 평등하며 서로 살리고 더불어 사는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할 문명사적 과제와 사명을 지니고 있다.

민주 시민의 자유와 품격을 저버리고 정파의 조직에만 충성하는 사람은 근현대 이후의 시민사회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 전체의 공적 이익을 위해서 개인과 정파의 이익을 조정하고 희생할 줄 모르는 사람은 당과 국가의 정치를 이끌 자격이 없다. 민주시민으로서 개인의 자유와 품격을 지키면서 정파의 이익과 주장을 실현하고, 당과 국가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서 정파의 이익과 주장을 내려놓을 수 없는 사람은 정치인으로서의 기본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다. 더 나아가 당과 국가의 이익과 목적이 인류사회의 정의와 평화에 어긋난다고 생각할 때는 서슴없이 당과 국가의 이익과 목적을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인류사회를 위해 당과 국가의 이익과 목적을 희생할 수 없는 사람은 세계시민의 자격을 지니지 못한 사람이다.

민주시민, 동지적 정파, 당과 국가, 세계 인류를 위한 체계적인 가치관과 행동원칙이 확립되지 못한 사람은 나라와 인류 역사의 진전을 위해 기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사람은 생명의 자람과 역사의 진보를 가로막고 나라의 발전과 융성에 해를 끼치기 쉽다. 정치를 하려고 나서는 사람은 인간과 역사와 국가에 대한 기본적인 교양과 철학을 확립하고 민주시민으로서의 품격과 자유를 지키는 자기훈련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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