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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순 칼럼] 생명의 길, 협동의 길
박재순 씨알사상연구소장 · 목사

입력 Apr 08, 2013 08:06 PM KST

생명진화는 크게 깊이 보면 희생과 상생의 길을 걸어 온 것을 알 수 있다. 물질세계에서는 공존하고 통합될 수 없는 수많은 광물질과 화학적 요소들이 생명세계에서는 상생하며 공존하고 있다. 물질세계에서 생명세계가 생겨난 것 자체가 상생과 평화의 놀라운 사건이다.

맨 처음 생겨난 생명체들은 박테리아 같은 세균들인데 세균들은 몸이 커지면 몸을 나누는 방식으로 번식했다. 제 몸을 쪼개는 방식으로 번식했기 때문에 거의 20 억 년 가까이 변화와 진화가 없었다. 이런 번식방법으로 개체가 죽음을 경험하지 않고 생명을 무한히 존속시킬 수 있었지만 진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시의 세균들은 산소를 싫어하는 혐기성 세균들이었는데 산소를 좋아하는 호기성 세균들이 생겨났다. 활동적인 호기성 세균들이 혐기성 세균들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잡아먹히던 혐기성 세균들이 생존의 위기를 맞아서 자신의 몸을 열고 호기성 세균들을 몸 속으로 받아들였다. 몸 속에 들어온 호기성 세균들은 강한 동력을 제공하는 기관(미토콘드리아, 엽록소)이 되어 활동적인 세포를 만들었다. 적과의 동침이 이루어짐으로써 눈부신 진화가 일어나게 되었다.

적과의 연합으로 복잡한 세포가 만들어짐으로써 단순한 세포분열을 통해서 번식하지 않고 씨앗을 통해서 더 나아가 유성생식을 통해서 번식하게 되었다. 서로 다른 성을 가진 암컷과 수컷이 각각 자기 생명의 알짬을 씨앗에 담아 결합하는 방식으로 번식하게 된 것이다. 개체의 몸 바깥에서 생명체의 알짬(유전자)을 씨앗(난자와 정자)에 담아 번식함으로써 엄청난 진화와 발전이 이루어졌다. 이제 개체는 죽어도 종으로서의 전체 생명은 더욱 풍성하게 살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개체의 밖에서 개체의 생명을 넘어서 종의 생명이 번식되고 진화 발전하게 된 것이다. 적과의 모험적인 연합, 서로 다른 생명체인 암컷과 수컷의 협동을 통해서 생명은 진화하고 발전할 수 있었다.

포유류와 파충류의 차이도 생명진화의 길을 보여준다. 공룡은 침엽수의 숲을 먹어치우는 포식자이고 파괴자였다. 공룡과 침엽수 숲 사이에는 상생과 공생의 친밀한 관계가 없었다. 공룡은 처음에 5~60cm밖에 안 되는 작은 동물이었는데 엄청난 식욕을 가지고 숲을 먹어치워서 50m에 이르는 거대한 동물이 되었고 숲은 파괴되었다. 공룡이 저만 먹고 살자는 원초적 생존본능에 충실했기 때문에 더 이상 숲도 공룡도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이 때 꽃 피는 식물들이 늘어났고 꽃과 포유류 사이에 공생 관계가 이루어졌다. 꽃은 아름다운 꽃과 향기로 포유류를 초대하고 달콤한 꿀과 영양가 높은 열매를 주었고 포유류는 꽃 나무의 꿀과 열매를 먹고 그 씨를 세상에 널리 퍼뜨림으로써 꽃 나무가 세상에 널리 퍼지게 했다. 이로써 꽃나무와 포유류는 상생과 공생을 할 수 있었다. 꽃은 꿀과 열매를 주어 포유류를 살리고 포유류는 꽃나무의 씨들을 널리 퍼뜨리는 수고와 봉사를 아끼지 않았다. 아낌없이 베풀고 기꺼이 섬기고 봉사함으로써 상생과 공존의 풍성한 세계가 열렸고 아름답고 놀라운 생명진화가 이루어졌다.

새끼와 살과 피와 뼈를 나누고 새끼에게 생명의 알짬을 먹여 기르는 포유류의 모성애에서 사람의 예술적 감성과 철학적 지성과 종교적 영성이 진화되어 나왔다. 어미의 희생과 봉사를 통해 생명과 정신이 깊어지고 높아졌으며 사람의 본성이 닦여져 나왔다. 인류역사도 크게 보면 희생과 봉사와 협동을 통해 지탱되고 발전해왔다. 억눌린 민중의 희생과 봉사와 협동이 없었으면 어떤 국가와 사회도 존속할 수 없고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부모의 희생과 봉사와 협동이 없었으면 어떤 가정도 지탱될 수 없었을 것이다. 종교단체도 친목단체도 희생과 양보, 봉사와 협동이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

이렇게 생명진화와 인류역사를 깊이 크게 보면 희생과 봉사와 협동이 본류이고 주류임을 알 수 있다. 생명진화와 인류사회를 겉으로 보고 단편적이고 부분적으로 볼 때만 약육강식과 생존투쟁이 주류이고 본류처럼 보이는 것이다. 현상적으로 단편적으로 보면 다윈과 사회진화론자들이 말했듯이 약육강식의 길이 생명의 길인 듯이 보이지만 깊이 전체로 보면 최해월이 말했듯이 하늘로써 하늘을 먹이는 것이며 유영모가 말했듯이 서로 생명의 죄와 더러움을 씻어서 융성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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