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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규태 칼럼] 교황의 한국방문과 WCC 부산총회

▲손규태 성공회대 명예교수(본지 편집고문) ⓒ베리타스 DB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2013년 그리고 2014년에 걸쳐 한국에서는 두 개의 의미 있는 종교행사가 열렸다. 2013년 11월 개신교의 최대행사인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부산에서 열렸던 것이 그 하나고, 2014년 8월 로마가톨릭교회의 교황 프란체스코가 한국을 방문한 것이 다른 하나다. 이 두 행사는 오늘날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분단과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되어 있는 한반도에서 그리스도의 사랑과 화해의 복음을 통해 치유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세계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염원을 담고 있다고 할 것이다. 한국전쟁 이후 남북한은 분단된 채 많은 군대와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채 서로 대립하고 증오하고 있다. 사회주의적 정치체제를 택한 북한은 오늘날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군사 우선의 세습적 수령체제를 고수하고 있고, 국민들은 정치적 자유를 억압당할 뿐만 아니라 미국 등 자본주의적 강대국들에 의한 경제적 봉쇄로 인해서 물질적 삶에 있어서 심대한 고통을 당하고 있다. 반면, 자본주의적 정치체제를 채택한 남한은 군사독재정권이 대기업들에 게 특혜를 베풀고 노동자들을 탄압해온 결과로 얻게 된 경제적 성과 때문에 현재에 와서는 극단적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겪으며 사회적 대립과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대립과 갈등은 모두 분단된 남북한이 막대한 군사비를 치르며 유지하는 정치적 군사적 대립에 기인한다. 따라서 남북한 민족이 겪고 있는 고통은 화해와 통일 그리고 평화를 통해서만 치유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로마가톨릭교회와 세계개신교회들에 속한 그리스도인들은 이렇게 고통당하는 남북한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서 전 세계적 차원에서 기도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교회협의회 부산총회와 교황의 한국방문은 분단과 대립으로 고통 받는 한국의 국민들을 위하여 세계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위탁된 “화해의 직무”(고후 4:16)를 수행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우선 지적해 두고자 한다. 
외적 현상으로서 두 행사의 차이
교황의 한국방문은 역사적으로 늘 그래왔었지만 로마가톨릭교회라고 하는 매우 정치적으로 잘 조직화된 집단에 의해서 계획되고 준비된 하나의 연극공연과 같이 찬란하게 진행되었다. 이 연극의 주인공인 교황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가졌었던 명성과 함께 능란한 연기를 통하여 가톨릭 신자들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을 감동의 소용돌이로 몰아갔다. 우리와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가진 남미출신의 교황은 분단과 분열된 한반도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줌으로써 무능과 불통으로 통치불가능 상태에 처한 박근혜의 리더십에 심각한 정치적 일격을 가했다. 이 무능한 정권에 대한 이러한 일격은 이미 가톨릭신부들(특히 정의구현사제단)의 도전을 통해서 준비돼 있었으며 그 전면에 박창신 신부가 서 있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박근혜 정부는 교황방문이라는 거대한 가톨릭교회의 도전 앞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편의를 제공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그 영향권 밑에 있는 매체들, 지상파나 종편들이 총동원되어 교황의 방문을 앞 다투어 보도하고 해설하며 심지어 찬양하고 고무까지 할 수 밖에 없는 여건들이 이미 조성되어 있었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은 불가불 공항까지 나가 교황을 맞이했고 청와대까지 모셔다 극진한 대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방송매체들은 교황의 공항도착으로부터 미사 등 제반 행사들을 증개방송하다시피하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따라서 유병언 문제로 짜증나던 한국사회는 지난 닷새 동안 교황방문 소식으로 잠시 위로를 받고 희망을 보기도 했다.   
그런데 2013년 세계개신교회들의 최대행사인 세계교회협의회의 부산총회에 대해서는 한국정부와 언론매체들은 무시와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계교회협의회의 회장단이나 총무가 한국에 도착할 때 공항에 나오기는커녕 개회식장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신문이나 방송매체들도 거의 침묵하거나 무시하다시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물론 그리스도인들조차도 개신교회의 세계대회가 부산에서 열리는지조차도 잘 알지 못했었다. 이렇게 교황의 한국방문에 비해서 345개 회원교회와 4,000여명의 대표들이 참가한 개신교회의 부산총회가 한국정부와 언론에 의해서 완전히 무시당하고 외면당한 까닭은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첫째, 교황을 정점으로 하고 오랜 역사를 통해서 정치적으로 잘 조직화된 가톨릭교회와 달리 개신교회들은 일정한 구심점이 없고 또 분열되어서 일반 대중들의 주목을 끌지 못한다. 둘째, 로마가톨릭교회는 역사적 과정에서 정교유착 등을 통해서 정치적으로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 왔지만, 개신교회는 대체로 정교분리의 원칙에 따라서 정치적 권력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 왔었다. 셋째, 그동안 한국개신교들 가운데 특히 대형교회의 목회자들이 윤리적이며 도덕적인 문제로 종종 언론 매체에서 오르내림으로써 신뢰를 상실하게 되었다. 대형교회 목사들의 교회세습, 논문표절, 교회재산의 횡령과 배임, 여신도들과의 성추문 등이 개신교회들에 대한 사회적 불신을 키웠던 것이다. 얼마 전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의 장본인도 유병언이란 개신교계통 종파의 우두머리다. 이런저런 일들로 개신교회들은 신뢰성에서 치명상을 입고 있다. 
넷째, 한국의 가톨릭교회(특히 정의구현사제단을 중심으로)는 박정희군사독재정권시절부터 꾸준히 인권과 사회정의를 외치며 힘없고 가난한 자들 즉 사회적 약자들을 위하여 예언자적 운동을 계속해 왔다. 한국개신교회도 교회협의회 회원교회를 중심으로 인권과 사회정의 그리고 통일과 평화운동을 실천해 오고 있었으나, 대부분의 보수적 개신교회들은 이러한 정치적 책임과 봉사를 외면한 채, 자족적인 교회성장운동, 즉 교회확장에만 전념함으로써 사회적 신뢰성을 상실하고 있었다. 특히 이명박, 박근혜의 보수정권들이 들어서면서 한국의 개신교회들은 그들의 정치적 보수성과 자기들의 교리적 보수성을 일치시킴으로써 정교유착을 시도하였다. 그래서 보수적 개신교회들은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지 않고 부자들의 편만 들고 있는 보수정권과 한편이 되어서 예수가 지향한 “가난한 자들을 위한 복음”을 실천하지 않고 부자들의 교회가 되고자 했었다.  
다섯째, 개신교회의 최대축제인 부산총회는 제대로 준비되지 못한 채 교파들 사이의 극심한 갈등 속에서 치러졌다. 부산총회는 한국교회협의회를 중심으로 준비되었으나 준비 위원장을 맡은 강남의 큰 교회목사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역사나 정신을 제대로 인식조차 못한 정치목사였다. 그리고 이 국제행사를 총지휘한 교회협의회 총무 역시 신학적으로 개념이 없는 사람으로서 준비 단계부터 반 에큐메니칼 진영논리에 휘말려 혼란을 야기시켰었다. 
여섯째,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의 축제를 앞두고 한국의 보수적 반 에큐메니칼 집단들은 온갖 방해와 추태를 연출하여 믿지 않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었다. 그들은 부산총회장소에 나타나 매일 같이 반대집회를 열고 외국 대표들이 보는 앞에서 추태를 연출했다. 
따라서 가톨릭교회의 교황방문은 엄청난 성과를 가져왔으나 세계 개신교의 부산총회는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외적으로는 완전히 실패로 끝났다.
두 행사의 내용상의 차이       
앞서도 말했지만 교황의 한국방문은 잘 준비된 각본에 따라 매우 노련한 배우가 연기해낸 한편의 종교극이었다면, 개신교 세계대회인 부산총회는 얼치기들이 제대로 준비 없이 내놓은 희비극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교황은 우리 한국 국민들에게 뭔가 새로운 기독교를 보여줌으로써 동시에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우선 교황의 행태는 이전의 교황이나 한국의 보수적 기독교가 말해오던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교황은 미국식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강요하는 무한경쟁사회에서 업적달성만을 위해서 저 “높은 곳”만 바라보고 달려오던 한국정부와 한국인들에게 멈추어 서서 “낮은 곳,” “가난하고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보고 손을 내밀라고 했다. 그는 일본군국주의자들에 의해서 강제로 정신대로 끌려가서 성노예가 되었던 할머니들을 우선 만나고 위로해 주었다. 교황은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가 외면하고 강자들과 부자들의 개발논리에 밀려서 용산에서 경찰에 의해서 강제진압 당하다 불에 타 죽은 이들의 가족들의 손을 잡아 주었다. 또 이들 정권에서 박해당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 제주도 강정마을에서 전쟁기지 건설을 반대하다 탄압당한 사람들, 밀양에서 송전탑 반대운동하던 할머니들을 품어주었다. 그리고 이번 진도에서 수장당한 이들로 고통당하는 가족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해 주었다. 교황은 한국정부와 한국주류사회가 배척하고 외면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위로하고 그들의 편이 되어 주었다, 그리고 그는 어디서나 약자들, 어린이들, 장애인들을 만나서 위로하고 축복했다. 
그 다음으로 교황의 말(화두)들은 분명히 이전 교황이나 기독교 지도자들이 하던 말과 달랐다. 
우선 정치적 화두로서 그는 용서와 화해, 평화와 통일을 말했다. 분단된 한반도는 남북한이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고 통일을 이루어 평화롭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분열과 갈등, 대립과 전쟁을 멈추고 남북한 민족이 하나가 되어 평화롭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교황은 경제적 화두로서 정의, 공동체적 삶을 말했다. 맘몬과 물질주의, 즉 오늘날 세계를 지배하는 자본주의적 독재체제가 탈 연대적이며 따라서 비인간적인 경제체제라고 규정한다. 그는 이러한 불의한 경제체제 아래서 “빈곤을 강요하는 세력”에 맞서서 싸우라고 말했다. 복음의 정신은 “밑으로부터의 시각”(디트리히 본회퍼), 즉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구조를 만들어 갈 것을 요구하며, 거기에 “복음의 기쁨”이 있다.  
다른 한편, 개신교 세계대회인 세계교회협의회 부산총회의 화두를 간략하게 정리해 보자. 그동안 세계교회협의회는 1970년대부터 한국의 인권과 민주화운동을 지원해 왔다. 세계교회협의회는 한국교회협의회가 1980년대부터 한국의 인권과 민주화의 실현이 남북한의 통일 없이는 궁극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인식하에 통일운동을 실천적 신앙고백 차원에서 시작했을 때, 이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었다. 그 첫 시도로서 세계교회협의회 국제관계위원회가 1984년 일본의 도잔소에서 한반도의 통일을 주제로 한 협의회를 개최하였었다. 그 후 세계교회협의회는 스위스 글리온에서 남북한 그리스도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통일문제를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1995년에 한국교회협의회는 남북분단 50주년을 기념하여 희년사업을 추진하면서 남북한의 교회들이 통일방안으로서 다음과 같은 기본명제들을 채택할 것을 주창했었다. 1) 외세를 배제한 자주적 통일, 2) 전쟁이나 무력을 배제한 평화적 수단에 의한 통일, 3) 상호 신뢰와 협력을 통한 민족적 대단결, 4) 민중 전체의 참여를 통한 민주적 통일, 5) 인도주의를 기반으로 한 남북한의 대등한 관계 등.   
분단 상항에서 고통당하는 한국 그리스도인들을 위해서 꾸준히 노력해온 세계교회협의회는 마침내 2013년 한국에서 제10차 총회를 개최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이고 가시적으로 연대성을 과시하기로 했다. 따라서 총회의 주제도 “생명의 하나님, 우리에게 정의와 평화의 길을 보여 주소서”로 결정했다. 부산총회의 폐막서는 시편 85편에 나타나 있는 말씀, “사랑과 진실이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춘다. 진실이 땅에서 돋아나고, 정의가 하늘에서 굽어본다”(시편 85편10-11절)는 말씀에 기초하여 정의 없이는 평화가 없고 평화 없는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성서적, 신학적 논거에 기초하고 있다. 즉 분단으로 정치적 평화가 상실되고 왜곡된 경제체제 하에서 사회적 정의가 파괴당해서 고통당하는 한국 민중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연대하는 것이 바로 이 대회의 목표라는 것이다.  
우선 세계교회협의회의 부산총회에서 의결한 선언문을 중심으로 해서 부산총회의 의의를 간략하게 살펴보자. 첫째, 이 세계교회협의회 부산총회에서는 한반도의 분단과 오늘날 동북아시아의 불평화의 원인을 역사적으로 매우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다. 그 원인이 과거 서구의 제국주의와 거기에 편승했던 일본제국주의 세력에 의해서 시작되었으며, 그 후에 등장한 이념국가들인 미소강대국들의 대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념국가가 사라지고 동서독일이 통일된 오늘날에도 특히 미국은 동북아시아에서 패권 장악을 위해서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있다. 그로 인해 한반도가 가장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고 거기에 사는 사람들은 가장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음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세계교회협의회 총회 폐막성명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냉전시대 이후 세계에서는 무수한 긍정적 발전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동북아시아에서는 여전히 군사적으로 안전을 위협하는 군사적 위협들이 전 세계적 차원에서 집중되어 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다섯 개의 상임이사국들 가운데 핵무장을 한 것으로 알려진 4개 나라가 이 지역에 군사기지를 유지하고 있다. 동북아시아라는 지정학적 지도는 최근에 와서 이제까지의 군사력의 균형의 변동을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냉전’의 조짐마저 드러내고 있다. 새로운 긴장들이 이 지역에서 미국의 강화된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개입으로 말미암아 발생하고 있으며 중국, 일본, 러시아 세 나라도 동북아시아서 세력권으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둘째, 이렇게 외세에 의해서 분단되고 전쟁을 겪었고 휴전상태에 있는 한반도에서 남북한은 우선적으로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통한 항구적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 상호 적대관계의 근본이 되고 있는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을 권하고 있다. 전쟁을 치르고 60여 년 동안이나 휴전상태에 있는 것은 평화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고 다시 전쟁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그동안 남북한은 안보와 군사적 균형을 내세우면서 계속해서 무력증강을 꾀했고 상대적으로 약세에 몰린 북한은 최근에 핵무기까지 개발하여 상호간에 위협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에서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원한다면 그 일차적 조치로서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세계교회협의회 대표로 참가한 사람들은 이러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다짐했다. 세계교회협의회 부산 총회 폐막성명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평화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정의와 모든 이웃들과의 조화의 회복을 전제로 한다. 우리가 확신하는 바는 지금은 1953년의 휴전협정을 대체할 평화조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시작해야 할 적절한 시점에 도달했으며, 그것이야말로 이 지역 국가들 사이의 정의롭고 평화로운 관계들을 보장하고 남북한 사이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나아가서 한국의 통일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  
셋째, 남북한의 분단 상황에서 특히 북한 주민들이 처한 어려운 경제적 상황과 관련하여 국제사회에 인도적 지원을 요청하며, 나아가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따른 북한에 대한 경제적 제재들이 윤리적 기본명제들에서나 전술적 효과 면에서 가장 가난한 자들에게 고통을 준다고 본다. 그래서 성명서는 “유엔은 따라서 한반도에서 평화를 증진시키는 조치들을 취하고 현존하는 경제적 재정적 제재들을 철폐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세계교회협의회 부산총회의 권고안(번역)
1) 우리는 우리의 정부들과 협력하여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한반도에서 평화를 위한 새로운 조치들을 취하도록 하며 북한에 대한 경제 및 재정에 대한 제재를 철회하도록 한다.   
2) 우리는 한반도에서 1953년의 휴전협정 대신 평화협정체결로 전쟁상태의 종식을 위한 범세계적 캠페인을 벌인다.     
3) 모든 외국세력들은 한반도 주변에서 모든 군사훈련들을 중지하고, 간섭을 그만두고 군비지출을 줄임으로써 한국의 평화 정착과정에 동참해 줄 것을 요구한다.  
4) 전 세계를 비핵지대로 설정하고 동시에 세계 모든 지역에서 핵의 인도주의적 사용에 대한 현존하는 국제적 컨센서스에 동참하여 생명이 지구상 어디에서도 핵의 위협에 노출당하지 않을 조치들을 취함으로써 북한의 모든 핵무기들을 완전하고도, 검정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도록 제거해야 한다.    
5) 남북한 정부들은 불의와 대결을 극복하고 인도적 차원에서 이산가족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또 가족들의 상호방문과 체류를 보장하는 조치들을 취하고 자유로운 편지교환과 상호 방문을 보장하며 필요한 경우 국제기관들의 지원을 얻도록 함으로써 정의와 인간적 존엄성을 시급히 회복할 것을 촉구한다.    
6) 남북한 정부는 국제적 지원을 얻어서 군사분계선(DMZ)을 실질적으로 평화지대로 바꾸도록 협력할 것을 요구한다.     
평가
세계교회협의회 부산총회는 이미 잊혀진지 오래되었고 교황방문의 열기와 감동도 점차 식어갈 것이다. 그렇지만 이 사건들의 동기와 진행 그리고 목표는 예수의 복음 안에 나타난 내용을 바로 이해한다면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교황이나 세계교회협의회나 다 같이 분단된 한반도에서 용서와 화해 그리고 정의를 통해서 모두가 평화롭게 살 것을 촉구하였었다. 교황이 엄청난 환대와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복음의 기쁨”을 원칙적으로 말과 행동으로 표현했다면, 세계교회협의회는 좀 더 구체적으로 한반도의 불평화와 갈등의 원인들을 분석해 내고 그 대안들까지를 제시하려고 했다. 교황의 메시지와 행위들이 매우 치유적이고 화해적이었다면, 세계교회협의회의 메시지는 역동적이고 도전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세계교회협의회의 메시지는 한반도 분단의 원인들을 강대국들의 패권이라는 시각에서 보았고 그로 인한 대결과 갈등의 지속 역시 이들의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패권주의 때문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특히 강대국 미국의 정치적 군사적 개입을 명시적으로 지적했고 유엔마저도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서 적절한 노력을 하지 못하고 있음을 비판했다.   
따라서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남한이나 북한이나 평화로운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서는 외국의 강대국들의 간섭이나 지원 없이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들과 더불어 우리 스스로 평화를 위해서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따라서 민족의 자주와 자립의 역량을 키우지 않고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실현은 물론 정의와 평화를 달성할 수 없다는 확신을 우리 모두가 갖게 되었다. 그래서 교황은 우리를 향해서 정신 차리고 “깨어 있어라”고 했고 세계교회협의회는 “세계화되고 상호 의존적으로 구현된 오늘날의 세계에서 평화를 이룩하는 것은 교회를 비롯하여 유엔에 가입한 주권국가들의 공동의 책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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