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김경재 칼럼] 그리스도교 사유의 역사(3)

입력 Jan 01, 2015 04:57 PM KST
오늘의 주제: 교부철학의 완성자 성 어거스틴의 사상과 그 영향
[1] 시대적 상황과 어거스틴의 생애 및 기독교사에서 어거스틴의 위상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본지 자문위원) ⓒ베리타스 DB
1. 성 어거스틴(St. Augustinus, AD.354-430)은 4-5세기 지중해 연안 고대문명권에 속했던 북아프리키 타가스테(Thagaste/ 오늘날 알제리아의 Souk-Ahras 도시)에서 이교도 아버지 파트리키우스와 경건한 기독교신자 어머니 모니카의 아들로 탄생. AD.2세기 무렵 대승불교를 진흥시킨 <중론>의 저자 용수(Nagarjuna)와 <대승기신론>저자 마명(Asvaghosa)보다 약 300년경 후에 탄생했고, 신라 원효대사(AD.617-686)보다 약 250년 전에 활동한 서방기독교의 최대교부이다.
2. 어거스틴이 살았던 AD.4-5세기 로마제국은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불안하고 로마제국이 동서 로마로 분리되고 서로마가 멸망을 맞이하는 격동기였다. 북방으로부터 밀려오는 당시 야만족들(게르만족, 프랑크족,고트족, 훈족)의 남침으로 대혼란기에 빠졌고 데오도오시우스황제 사망 이후 서로마는 AD.410년 게르만족의 일파 서고트족 알라리크에 의해 로마도시가 약탈당했다. 지중해연안을 중심으로하는 AD. 4-5 세기 고대 문명은 초창기 창조적 활력을 잃고 사회전반의 불안, 전쟁, 빈부양극화,전염병 창궐 때문에 로마 제국의 대중의 종교적 상태는 점성술, 조상숭배, 잡신숭배, 운명론, 현세비관주의와 육욕적 탐욕이 공존하는 형세였다. 삶을 긍정하고 세상을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실천적 힘을 주는 숭고한 이념이 부재한 시대였다.
3. 어거스틴은 토마스 아퀴나스와 함께 그리스도교 사상가로서 쌍벽을 이루는 대표적 사상가였다. 어거스틴은 고대 교부적 그리스도교를 완결할 뿐 아니라, 그 뒤 1,000여년 후대 그리스도교에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적 발상법에 더 많이 기초한 중세 스콜라 철학및 신학에서 마저도 어거스틴의 영향은 지대했다. 그의 영향은 종교개혁자(루터, 칼빈), 데카르트와 스피노자, 칸트와 헤겔, 20세기 바르트, 니버, 폴 틸리히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어거스틴의 사상적 방황과 편력은 그의 사상을 더욱 심오하게 만들었다. 수사학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키케로 철학에서 <진리란 무엇인가?>에 대한 관심을 일으킨 후, 조로아스터 종교와 영지주의 혼합종교였던 마니교(Manichaeism)에 심취한적 있었고, 회의주의를 거쳐 플라톤 철학 특히, 신플라톤 철학에서 배우고, 기독교 금욕적 경건주의 영향을 받고, 마침내 ‘종교적 회심’을 거쳐 33세(AD.387) 때에 성 암부로시우스에게 세례를 받고, 서방 기독교의 최고 학자로서 살고 갔다. 대표적 3대 저술물로서 <고백록/Confessiones>,<신국/De civitate Dei >, <삼위일체론/De Trinitate>을 든다.
[2] 어거스틴 사상의 특징, 의미, 그 평가 
(1)인식론과 신론: 영혼내면에서 직관적,직접적 진리(신) 체험
① 어거스틴은 말했다: “나는 신과 영혼을 알고 싶다. 그 밖에는 없는가? 그 밖에는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다”. 유명한 이 말은 그의 ‘궁극적 관심’이 신과 영혼이었음을 말한다. 어거스틴에게서 신은 밖에 존재하는 어떤 초자연적 존재가 아니다. 신은 어거스틴에게 있어서 ‘선함적인 것’(a prioi)인 것이며, 주객구조(Subject-Object structure)를 초월하고 그 구조의 바탕이 되는 ‘존재자체’였다. 신은 우리 자신이 우리에게 가까이 있는 것보다 더 가까이 있다. 어거스틴은 회심 이후 그동안 밖에서(우주질서, 존재인과율, 초자연적 타계, 제1원인등) 찾던 신 추구가 잘못이었음을 깨닫는다. 신은  인간 영혼 한복판에서 직접적으로 현존한다. 그 때 인간 영혼은 ‘무조건적이고, 직접적인 신의 현존’을 체험하고 고백할 수 있을 뿐이다.
② 어거스틴의 진리인식(신인식)은 차가운 이성의 논리적 결론이 아니라, 인식은 참여라고 본다. 인식은 참여이며 인식하려는 대상 실재와의 일종의 결합이다. 어거스틴은 기독교가 말하는 ‘사랑’이란 ‘참여하며 결합하는 힘’(Love is the participatory-unitive power)이라고 본다. 어거스틴의 ‘사랑’(caritas) 개념은 순전히 이타적인 신약성경의 ‘아가페’(agape)와 가치있는 것을 추구하려는 헬라철학적 ‘에로스’(eros)의 통전 개념이었다. 그는 성서세계의 아가페 모티브와 헬라철학 특히 신플라톤 철학의 에로스 모티브를 최선의 형태에서 화해시키고 종합한 학자였다. 근현대적 사고언어로 말한다면, 어거스틴의 사상은 관계론적 사유체계보다도 존재론적 사유체계가 더 강하고 앞선다. 철학적 대립개념인 ‘존재’와 ‘생성’은 ‘존재자체’의 현존방식이며 마치 ‘빛의 이중성’처럼 인간은 불가분리적인 존재론적 입자로서 영혼이면서 동시에, 그 영혼은 홀로 독존하는 실체가 아니라 신과 피조물과의 관계성(파동성) 안에서 비로서 주체성을 갖는 관계적 존재다.{비교: 어거스틴의 존재론적 철학은  불교화엄철학의 연기론적 공사상이라기보다 성리학(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修道之謂敎)적 사유와 더 가깝고, 성리학 중에서도 주자학(性卽理)보다는 양명학(心卽理/ 良知)에 더 가깝다.
(2) 시간론과 목적론적 역사이해
① 어거스틴의 독창성 중에서 항구적으로 주목받는 통찰은 그의 시간론이다. 어거스틴은 “시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라는 시간개념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간 영혼 기능 중에서 기억, 직관, 희망(기대)는 시간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물었다. 어거스틴에 의하면 시간은 세계창조와 함께(더불어) 창조되었다. 시간과 공간은 모든 피조물처럼 유한성의 형식이다. 존재한다는 것은 시간적 존재라는 말이고 영원성의 없다는 말이다. 세계, 시간, 공간은 신의 영원한 창조-보존-구원 의지 안에서만 가능태를 현실태로 변화시켜 향유한다. 창조 이전의 시간이란 무의미한 질문이다. 어거스틴에 의하면 “과거 일의 현재는 기억이요, 현재 일의 현재는 직관이며, 미래 일의 현재는 기대이다”. 즉 과거란 인간 영혼의 기억 속에 있는 체험의 질이며, 미래란 기대 가운데 앞당겨 희망하는 예기적 체험의 질이다. 과거와 미래는 ‘연장이 없는 점으로서 순간’인 현재 속에서만 존재한다. 현재 시간 속에 영원이 임재할 뿐이다. 인간의 마음(영혼)은 기대하고, 직관하고, 기억한다. 
②어거스틴은 고대문명 속에있는 공통적인 순환론적 사관을 부정하고 미래지향적-목적론적 역사관을 정립한 최초 사상가이다. 그는 역사란 신의 구원 경륜이 피조물안에서, 피조물의 참여와 함께, 성취 혹은 실패해 가는 과정으로 보았다. 그의 역사 시대 구분은 크게 7시대구분이었지만, 서양 철학사중에서 요아킴의 성부-성자-성령의 3시대 경륜론, 꽁트와 마르크스의 목적지향적 진보사관, 헤겔의 역사철학, 계몽시대 이후 역사 내재적 목적진보사관의 원형을 제시한 셈이다. 어거스틴은 “무로부터 창조”(Creatio ex nihilo) 교리를 정립하여, 창세기 제1장의 ‘깊음의 혼돈’을 어떤 형상과 존재성을 아직 갖지 못한 ‘혼돈과 무형무질서의 순수질료’라고 보았다. 그는  마니교의 선악이원론을 부정하고 “존재는 선한 것이고, 악은 실재성을 갖치못한 ‘선의 결여’ 혹은 ‘창조 질서의 왜곡 형태’로 보았다. 역사는 <가인과 아벨>,<야곱과 에서>의 형제설화를 반복해가는 변주곡으로 보았다. 역사의 완성은 自律도 아니고 他律도 아니고 神律이라고 보았다.  
(3) 자유의지론, 죄론, 은총론에 대하여
인간 영혼의 기능중 가장 중요한 세가지 기능 기억(memoria), 지성(intelligentia), 의지(voluntas) 중 의지를 강조하는 주의주의(voluntalism)전통을 세웠다. 펠라기우스(Pelagius,360-420)의 인본주의적 휴머니즘을 거부한다. 죄는 무지나 육체에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고 ‘의지의 반란’이며 교만에 동기를 둔 ‘자유의 오남용’이라고 본다. 교리신학면에서는 신의 절대은총론, 인간 원죄론, 역사경륜론, 서방기독교의 십자가중심신학 정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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