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정지웅의 통일이여] 한반도 통일은 왜 필요한가?
정지웅 교수(사단법인 통일미래사회연구소장, ACTS대)

입력 Aug 10, 2015 06:50 AM KST
[편집자 주] 올해로 우리는 분단 70주년을 맞이한다. 그 동안 통일에 관한 담론이 교계 내에서 수차례 개진되었지만 대개가 사실적인 정보를 신앙적으로 확대해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본지에서는 통일전문가 정지웅 교수(ACTS대)를 통해 통일 문제와 관련하여 사실적 정보의 분석과 신앙적 해석의 합리적 연결을 도모해보고자 한다. 정 교수는 일반 독자들이 궁금해 할 수 있는 통일관련 문제들을 질의응답 방식으로 제시하며 본지에 정기적으로 연재할 계획이다.     
▲정지웅 ACTS대 교수 ⓒ베리타스 DB
통일은 우리민족 모두의 소원이다. 하지만 막상 통일이 왜 필요한 지에 대해서는 대다수 국민들이 막연히 감상적, 당위적 차원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통일이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필요하다. 또한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인식도 있어야 한다.   
통일의 필요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 민족은 역사상 단일 민족이었기 때문이다. 남북은 수천 년 동안 사실상 단일민족으로 생활해 왔다. 한민족은 동일한 역사적 경험, 언어, 생활풍습을 공유하고 있고 그것을 기반으로 강렬한 단일민족 의식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역사는 부정될 수 없고 그것에 기반을 둔 단일민족 의식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둘째, 남북통일로 말미암아 전쟁의 위협에서 해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설사 남북 사이에 화해가 이루어진다 해도 국경을 쌓아 두고 상이한 국가로 살아가는 한, 전쟁의 위협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는 없다. 전쟁 위협에서의 해방은 오직 통일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셋째, 남북통일은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살 권리는 천부적 인권이다. 이산가족들이 더 이상 강요된 이산으로 고통 받지 않기 위해서도 통일은 필수적이다. 넷째, 남북통일은 민족 역량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 남북 대립으로 파생하는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손실은 막대하다. 이는 민족의 역량을 낭비하게 함으로써 민족 전체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다섯째, 남북통일은 세계 평화와 인류 발전에 공헌할 수 있다. 남북한의 통일은 세계 평화에 공헌할 뿐만 아니라 통일 한국의 역량을 강화시켜 세계사의 발전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이처럼 통일은 단순히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통일은 분단 상황의 극복일 뿐만 아니라 민족 발전의 중요한 계기로 이해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더 유연하고 민주적인 체제발전, 경제적으로 융성한 민족경제권 형성, 사회적으로 증대된 국민 통합, 문화적으로 창의성 있는 민족 동질문화 창출 등과 같은 발전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통일은 우리 민족에게 반드시 필요한 민족사적 과제이며 이를 위해 우리는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급변사태나 내전으로 통일되는 것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되더라도 이는 통일대박이 되기 어렵다. 통일대박은 반드시 평화적 통일이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북한을 고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북한 경제를 회생시킴으로써, 즉 북한을 연착륙시킴으로써 자유와 민주주의의 평화통일로 유도해 나가야 진정한 통일대박을 만들 수 있다.  
다음의 내용들이 이를 증명한다. 국제 금융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투자은행 겸 증권회사인 골드만삭스는 2007년 우리를 열광시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골드만삭스가 평가의 기준으로 삼는 장기 성장 잠재력 지수(GES)는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 해외차입, 투자, 대외개방도 등 거시경제 변수와 전화보급률, PC 보급률, 인터넷 보급률, 교육정도, 평균수명, 정치적 안정, 부패지수, 경제활동과 관련된 법제화 정도 등 13개 요인으로 구성되는데, 2005년도에 한국은 17위에 불과했다. 그런데 골드만삭스 보고서가 예측한 미래의 한국경제는 2025년에는 G7 국가 수준에 근접하고, 2050년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9만 294달러로 미국의 9만 1683달러에 이어 세계 2위의 고소득 국가가 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이 보고서에서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맞먹는 성장 가능 국가인 N(Next)11으로 방글라데시, 이집트, 인도네시아, 이란, 멕시코,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필리핀, 터키, 베트남, 한국 등을 선정했는데, 이 중 한국과 멕시코만이 브릭스와 같은 영향력을 가진 경제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N11에 홍콩이나 룩셈부르크, 중부 유럽의 소국 등이 포함되지 않은 이유는 성장가능성과 소득 수준은 높으나 영향력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는 2025년에 대한민국의 1인당 GDP가 5만 달러를 돌파하고 경제규모는 세계 9위, 2050년에는 13위가 될 것이며, 성장률은 2020년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다 그 이후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다른 N11 국가들은 현재의 G7(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을 따라잡지 못하지만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한국은 이탈리아와 캐나다를 추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국제 신용 평가사 피치(Fitch Ratings)의 제임스 매코맥 국가신용등급평가위원회 위원장은 2014년 4월 10일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분명 단기적·장기적으로 큰 이익을 가져오겠지만, 만약 남북 분쟁이나 북한 내부 요인에 의한 갈등으로 통일이 이뤄진다면 분명히 큰 통일 비용이 수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통일에 따른 비용·편익 등에 대한 평가는 통일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그는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은 통일이 무조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기보다는 갈등 없는 평화통일을 이뤘을 경우에 가능한 이익을 강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코맥 위원장은 통일 한국이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경제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통일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와 잠재력은 인정한다. 다만 남북이 어떻게 통합을 이루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핵위협에 대해 “북한 리스크(위험)가 한국의 신용 평가에 오랫동안 평가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며 “피치는 북한 리스크에 대해 개연성은 낮지만 영향은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조선일보 2014.4.11.).   
이처럼 골드만삭스의 예측이 현실화되려면 적어도 북한과의 갈등이 해결되어야 하고 북한과의 협력 속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북한과의 갈등이 지속되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가 없다면 이 모든 전망 보고서는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 북한과 함께 번영을 도모하고 통일의 초석을 함께 다져 나가서 북한이 점진적으로 개방하고 변화가 실현된 후 남한과 점차적으로 수렴되는 방식만이 통일을 이루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고 이렇게 된다면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비로소 현실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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