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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웅의 통일이여](6) 남북한의 기독교 교류 어떻게 할 것인가?

입력 Oct 28, 2015 02:43 AM KST
▲정지웅 ACTS대 교수.

남북교류에 대해서 남북한의 인식은 다르다. 우리는 남북한이 상호 이해와 신뢰를 축적하여 양측 간의 이질성을 극복하고 나아가 평화적인 민족통일을 이루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통일전선 구축을 모색해 과거에는 대남 적화통일을, 수세에 몰린 지금은 체제생존 전략에 이용하려 해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종교교류에 대해서도 남북한은 동상이몽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북측 종교단체는 체제의 보위를 위해 실망스런 언행도 서슴지 않았던 반면에, 남측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기능주의적 통합이론에 입각하여 인내한 결과 상당 부분 열매를 맺기도 했다.

현행 북한 헌법은 종교건물 신축과 종교의식 허용 등 종교의 자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당과 국가의 엄격한 통제로 내면적인 신앙과 관련된 종교의 자유는 철저히 제약되고 있다. 이로 인해 당의 조종 하에 있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조선불교도연맹, 조선가톨릭협회 등과 같은 종교단체의 존재와 활동이 부각되게 마련이다. 이는 물론 북한이 현재 체제 붕괴 위기에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종교가 체제방어적 차원에서 통일전선 구축에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가운데서도 남북 종교교류가 활성화되어감에 따라 북한의 종교 현상은 종전과는 조금씩 다른 양태를 보여 왔다. 특히 1990년대 후반 이후에는 식량난 등 경제상황이 악화일로에 이르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종교단체들이 남북 종교교류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남측 종교인들의 빈번한 방북은 물론, 공식적인 종교의식 거행, 종교시설 건립 및 복원 등, 비록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북한 종교의 질적인 변화까지도 일부 나타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과감한 체제변화를 모색하며 진정한 개혁․개방의 길로 나서지 않는 한, 북한의 종교개방은 미온적인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체제 붕괴 위기를 불사하고서라도 북한 스스로가 종교 개방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순진한 발상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결국 북한의 종교 개방의 열쇠는 한국 종교계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이 점에서, 비록 더디기는 하겠지만, 한국의 기독교계는 남북 종교교류의 활성화를 위한 제반 방안들을 모색하고, 이를 꾸준히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북한은 체제의 속성상 종교 개방을 추진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지만, 경제난국 속에서 남한의 인도적 지원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의 기독교계는 이 점을 십분 잘 활용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각 교단의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이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계획에 의해 추진될 수 있도록 목표를 조정하고, 교단 간의 연대 협력을 통한 효과 극대화 방안에도 힘을 모아야 한다. 북한이 아무리 체제 수호를 제일의 목표로 삼으며, 아직은 종교 개방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통일전선 전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교류협력의 일정 단계에 이르면, 이 전술은 무기력하게 되고 말 것이다. 바로 이 점에서 한국의 기독교계는 때로는 실망스럽더라도, 북한 주민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남북 기독교교류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 현 단계에서 각 교단이 선교 차원에서 체제 붕괴를 염려하고 있는 북한 당국을 압박하게 되면,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먼저 사랑을 베풀 때, 그들은 심리적 무장해제를 하게 될 것이며, 그러한 연후에 선교활동은 보다 자유로워질 것이고 효과 또한 훨씬 배가될 것이다.    
남북한 기독교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성령의 역사하심을 기도함과 아울러 남북한 기독교단체의 안정된 교류․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틀이 필요하다. 그것은 곧 남북 기독교교류의 제도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제도화를 위해서는 우선 남한의 기독교 교단 간 협의체를 구성하여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 지금 남북한 교류가 많이 제한되어 있지만 언젠가는 봇물 터지듯 남북한 교류가 이루어지도록, 그리하여 사실상의 통일로 가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에스겔서는 분단된 국토에서 살고 있는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분명한 통일의 비전을 주고 있다. 하나님은 ‘유다와 그 짝 이스라엘 자손’이라 쓴 막대기와 '요셉과 그 짝 이스라엘 온 족속'이라고 쓴 막대기를 서로 합하여 하나가 되게 하라고 명하신다. 그리하면 “네 손에서 둘이 하나가 되리라”(겔 37:16-23)고 약속하신다. 이 말씀이 북한선교를 향한 한국교회의 열정과 구체적인 행동으로 우리 민족의 역사 안에서도 꼭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한국교회가 간절히 기도하고 말씀에 바로 서서 영적 지도력을 회복할 때 하나님은 ‘마른 뼈’로 뒤덮인 ‘골짜기,’ 북한 땅에 생기를 불어넣으시며 우리에게도 이스라엘을 회복시키신 것과 동일한 축복을 허락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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