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갑바도기아 지하교회서 예수 벽화 처음으로 발견돼

kabadokia
(Photo : ⓒANA)
▲갑바도기아 거대 지하교회에서 사상 최초로 벽화가 발견되어 고고학자들과 지역사회의 기쁨이 되고 있다.

터키 아나톨리아(Anatolia) 중부의 갑바도기아(카파도키아, Cappadocia)에서 발굴된 한 지하교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 악마의 영혼을 파괴하는 예수 그리스도 등을 그린 벽화가 발견되어 지역사회를 비롯한 전 세계 고고학계가 들썩이고 있다.

27일 미주 재경일보가 터키 현지발 현지 소식통을 종합해 보도한 바에 의하면, 지하교회에서 이 같은 벽화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고고학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고고학자들은 이 지하교회가 정교회 전통과 관련됐다는 것을 알려주는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 지역의 관리들은 이 지하교회의 발견으로 갑바도기아가 기독교 성지순례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교회 건물 자체와 벽화는 아직 일부만 발굴이 됐다. 교회는 현재 지붕 정도만 볼 수 있는 상태다. 발굴이 초기 단계에서 지하교회의 높이가 어느 정도인지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산 윈버(Hasan Ünver) 네브셰히르(Nevşehir) 시장은 이 지하교회는 A.D. 5세기로 거슬러 올라갈 것 같다면서 "(지하교회에서 벽화가 발견됐는데) 지금까지 발견된 다른 교회들에서는 이런 벽화를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윈버 시장은 "이 지하교회는 카파도키아의 다른 역사적인 지하교회들보다 크며, 지하에 지어졌고, 특히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원본의 벽화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계속해서 지하교회에 대한 청소 작업을 하고 있는데 더 흥미로운 발견들이 이뤄질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일부 그림들은 이 교회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바위를 파서 만들어진 이 지하교회는 네브셰히르 시가 추진하고 있는 한 프로젝트(Nevşehir Castle Urban Transformation Project)의 일환으로 실시되고 있는 발굴 작업과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지하 도시에 대한 청소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이 지하교회는 비잔틴 시대의 요새가 세워져 있는 거대한 바위에 있는데, 이곳은 이 지역의 250개의 지하 은신처 중 하나로, 화산재 바위인 응회암을 파서 만들어졌다.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한 카파도키아의 유적지들의 인근에 있다.

데일리 사바(Daily Sabah)는 지하교회 내 벽화는 12~13세기 것으로 보이며 잘 보존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과 악마의 영혼을 파괴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이 고대 지하교회는 지난 2015년 3월 고고학자들에 의해 거대 지하도시에서 발견됐다. 36만m²(약 10만8천900평)의 면적을 자랑하는 이 거대 지하도시는 수로와 통로, 그리고 여러 개의 방들로 구성되어 있다. 통로의 길이만 무려 7km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하도시는 비잔틴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최대 2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금까지 카파도키아에서 발굴된 가장 큰 지하 도시인 데린쿠유(Derinkuyu)에 비견될 만한 규모다. 데린쿠유는 깊이 85m까지 내려가는 지하 8층 규모의 거대한 지하도시로, 수용 인원이 3천~5만 명에 달한다. 그런데 이번에 발견된 이 지하도시는 깊이 113m까지 내려가 데린쿠유보다 약 1/3 가량 더 깊다는 분석도 있어서, 조사 및 발굴이 더 진행되면, 데린쿠유보다 더 클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발굴이 진행 중인 상태여서 확실한 것은 아니다.

이 지하도시가 이번에 더 이목을 끈 것은 여러 개의 벽화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윈버 시장은 벽화에 대해 매우 독특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벽화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손에서 떨어지는 물고기, 하늘로 올라가는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죽임 당한 악한 영혼들과 같은 흥미로운 묘사들이 많다"면서 "이 지하교회가 완전히 발굴되고 벽화들이 다 공개되면, 카파도키아는 이전보다 더 정교회 순례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고학자 세미흐 이스탄불루오글루(Semih İstanbulluoğlu)는 교회가 흙으로 가득차 있어서 벽화를 하나 하나 발굴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구조물은 얼마 전에 발견됐다"면서 "벽화는 복구와 청소 작업 후에 원래 상태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하교회의 얇은 벽이 비와 눈 때문에 붕괴됐었지만, 이후에 복원 과정에서 고쳐졌다고 했다. 벽화들도 일부는 훼손됐지만, 복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동료 고고학자인 알리 아이딘(Ali Aydın)은 현재는 지하교회의 지붕 부분만 볼 수 있다면서 "작업자들이 벽화를 잘 보존하기 위해 매우 주의하고 있고, 그림의 특징을 잃지 않도록 하라고 분명하게 지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벽화와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 작업을 멈춘 상태"라면서 "봄이 되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습기가 증발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에 흙을 제거하는 작업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부 벽화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 사도들과 성자들, 그리고 모세와 엘리사와 같은 선지자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고도 했다.

이민애 theworld@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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