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아나밥티스트 평화주의는 교회가 철저하게 실천할 가치"

혜암신학연구소 종교개혁500주년기념강좌서 김주한 교수 "교회다움의 회복" 강조

김주한 교수 강연
(Photo : ⓒ 이인기 기자)
▲혜암신학연구소가 개설한 종교개혁500주년기념강좌에서 한국신학대학교 김주한 교수가 "아나밥티스트와 급진적 종교개혁 운동가들"을 강연하고 있다. 좌로부터 김영한 박사, 강근환 박사, 김 교수, 서광선 박사.

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박사)가 개설한 종교개혁500주년기념강좌 <종교개혁의 역사와 신학, 인문학적 연구>의 상반기 프로그램 중 마지막 순서가 6월27일(월) 오후 성북구 안암동 소재 혜암신학연구소 도서관에서 진행됐다. 강연은 한국신학대학교 김주한 교수가 맡았으며 주제는 "아나밥티스트와 급진적 종교개혁 운동가들"이다.

김 교수는 아나밥티스트(재세례파) 운동이 종교개혁사에서 각주 정도로 취급받아왔으나 "교회의 교회다움의 회복"을 진솔하게 실천한 운동으로서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실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고 운을 뗐다. 아나밥티스트는 유아세례가 성경적이지 않기 때문에 성인세례를 다시 베풀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기에 그러한 명칭을 얻었지만, 실제로 이들의 주요한 관심은 세상에 사도적 공동체를 건설하려는 것이었다. 그래서 초대교회의 성도들처럼 성경말씀대로 살려는 실천적 의지와 실행이 두드러진다.

아나밥티스트들은 성경을 유일하고 절대적인 그리스도인의 최종 권위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성경을 문자적으로 수용하여 자신들의 삶 전체 영역에 엄격하게 적용하려 했다는 점에서 프로테스탄트 교회들과 구별된다. 아나밥티스트 그룹들 중에 특별히 후터파는 성경말씀을 온전히 생활 가운데서 실천하려는 노력에서 매우 엄격했기 때문에, 사유 재산에 대한 성경말씀을 문자적으로 적용하려했고 성경을 그리스도인의 삶 전체뿐만 아니라 교회조직 및 직제의 모델을 만드는데 지침서로 사용했다. 그렇다고 문서로 기록된 성경에만 매여 있지 않았으며, 인간 영혼의 깊은 심연 속에 새겨져 있는 하나님의 음성을 더 중요시 여겼다.

교회론에 있어서도 아나밥티스트들은 원시 사도적 교회로의 회복을 지상목표로 삼았다. 따라서 사유 재산의 포기와 공산적인 삶은 하나님 왕국의 전제조건이었다. 그리고 불가시적 교회보다는 나눔과 연대가 생활화된 참된 가시적 교회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아나밥티스트 운동에 대한 평가에서 그 운동의 핵심 가치를 그리스도의 윤리적 가르침에 대한 철저한 순종, 양심의 자유, 무저항 등으로 요약했다. 이 모든 가치의 기저에는 그들의 평화주의 노선이 탑재되어 있다. 종교개혁 이후 아나밥티스트 전통의 핵심 가치는 '비폭력과 무저항, 그리고 평화주의'였고 이러한 가치는 수세기를 거쳐 이어져 오고 있다. 이에 김 교수는 그들의 주요 관심이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그의 삶을 모델로 하는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이었던 것을 모범으로 삼아서 오늘날의 한국교회가 그들의 평화담론을 현실적 명제로 수용하고 구현하는데 가일층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것이 "교회의 교회다움을 회복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정지훈 객원 newspaper@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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