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사랑의교회 법조선교회, 오정현 목사 전위대였나?

<한겨레신문> 법조선교회 심층 보도…법적, 도덕적 비난 불가피

sarangchurch
(Photo : ⓒ베리타스 DB)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담임목사 오정현)엔 유독 법조인이 많다. 오정현 목사도 스스럼 없이 "저희 교회에 판검사가 200명 쯤 된다"고 밝힐 정도였다. 이 교회 법조인들로 꾸려진 법조선교회는 왠만한 로펌을 능가하는 호화진용이다. 지금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법조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홍만표 변호사도 이 교회 집사다.

이 교회는 2013년 무렵부터 오정현 목사의 논문 표절 의혹을 계기로 오 목사의 회개를 촉구하는 갱신그룹이 생겨나면서 법적 분쟁이 불거졌다. 그런데 법원과 검찰은 결정적인 국면 마다 오 목사의 손을 들어줬다. 갱신그룹은 지난 2013년 7월 횡령, 배임, 사문서 변조 등 총 11개 혐의로 오 목사를 고발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2014년 12월 전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갱신그룹은 2015년 1월 서울고검에 항고했고, 서울고검은 4월 항고를 기각했다. 갱신그룹은 5월 재차 서울고법에 재정신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오 목사가 유력 법조인들의 지원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일었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임을 강력히 시사하는 보도가 나왔다. 7월5일 <한겨레신문>은 "‘사랑의 교회' 아침 8시 고위 판검사가 오 목사의 ‘로열층'에 모였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법조선교회가 갱신그룹을 무력화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신문> 보도는 이렇다.

"2015년 2월14일 아침 8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청사 맞은편에 거대한 성채처럼 우뚝 솟은 사랑의교회 8층 회의실에 목사와 장로, 교인 10여명이 속속 모여들었다. (중략) 이 자리엔 사랑의교회 법조선교회 소속인 김회재 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현 광주지검장)와 지대운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현 대전고법원장)가 있었다. 또 법조선교회 회장이자 도로점용 주민소송 1, 2심 변론을 맡은 김건수 법무법인 로고스 대표변호사와 백무열 로고스 변호사(현 한국은행 법규제도실)도 있었다. 법조선교회를 담당하는 목사 2명과 장로 4명, 사역지원실 처장 1명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회의의 초점은 어떻게 하면 오정현(60) 담임목사의 퇴임을 요구하는 사랑의교회 갱신위원회(갱신위) 쪽 교인들을 무력화시킬 수 있을지에 맞춰져 있었다."

이날 회의는 ‘법'을 무기로 갱신그룹을 무력화시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인 걸로 보인다.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 사이엔 "상대방의 손발을 묶기 위해서는 사사건건 형사고소를 해 (검찰이나 경찰에) 조사를 받으러 다니게 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갱신위 교인들이 갱신위에 내는 후원금을) 교회 헌금에 대한 횡령으로 고소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는 발언이 오갔다.

회의 참석자들이 고검 차장검사, 고법 부장판사 등 법조계에서 유력한 위치에 있음을 감안해 볼 때 이 같은 발언들은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 오 목사 측이 갱신그룹 쪽 성도들을 상대로 줄소송을 벌였다. 이와 관련, <한겨레신문>은 교회 측이 갱신그룹에 100여 건의 고소고발을 제기했다고 적었다.

사회법뿐만 아니라 교계 역시 오 목사를 감싸기에 급급했다. 올해 2월 교회가 속한 예장합동 동서울노회가 갱신그룹 쪽인 6명의 당회원 장로를 포함해 13명의 성도들에 면직, 제명, 출교조치를 취하는가 하면, 오 목사의 친동생 오정호 목사가 이사로 있는 한국교회언론회는 사랑의교회 지원사격에 나섰었다.

법조 선교회가 오 목사를 지키기 위해 법조계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에 대해 <한겨레신문>은 검사장 출신 변호사의 언급을 인용해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이들의 행태는 신앙양심을 저버린 행위라는 비난 역시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성장 이끌었던 번영신학, 이제 힘을 잃었다"

이원규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사상' 1월호에 기고한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며 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윤식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이주 노동자 환대의 윤리적 전략 "데리다의 환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12일 오후 안암로 소재 기윤실 2층에서 '이주노동자의 삶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좋은사회포럼'을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알쓸신학 7] 중세교회 대중들의 신앙생활

중세의 신학은 기본적으로 스콜라주의이다. 그러나 일반 대중들의 삶과는 거리가 있었다. 스콜라주의 문헌들은 라틴어로 쓰여졌는데, 이것을 읽거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알쓸신학 6] 중세 신학의 대략적 지도: 서방의 '스콜라 신학'과 동방의 '비잔틴 신학'

'중세 신학'이라는 용어는 통상 이 시기의 서방 신학을 가리킨다. 지리적으로는 유럽 지역이다. 초대교회 신학은 북아프리카와 소아시아에서 시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