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민중신학이 생명의 신학으로 이어지길"
죽재 서남동 목사 32주기 기념 추모예배 및 포럼

입력 Jul 12, 2016 07:37 AM KST
서남동 32주기
(Photo : ⓒ 이인기 기자)
▲서남동 목사 32주기 추모예배가 정상시 목사(안민교회, 죽재기념사업회 부회장)의 주재로 진행되고 있다.
서남동 32주기
(Photo : ⓒ 이인기 기자)
▲서남동 목사 32주기 추모예배에서 서광선 목사와 최영실 목사가 대화설교를 진행하고 있다.

죽재 서남동 목사 기념사업회(이사장 김용복 박사)는 7월11일(월) 오후4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소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교육원에서 <죽재 서남동 목사 32주기 기념 추모예배 및 포럼>을 개최했다. 김용복 이사장은 이 행사의 취지에 대해 "오늘날과 같이 민중이 고난당하고 죽어가는 시대 속에서 민중신학이 더욱 요청되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도 민중신학의 향배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한국의, 그리고 아시아의 가장 창조적이며 진보적인 신학인 이 민중신학을 살려내는 일에 열성을 보였으면 합니다"라고 밝혔다.

추모예배에서는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최영실 성공회대 명예교수가 "한(恨)의 사제, 한의 소리에 응답하시는 서남동 목사님"을 제목으로 대화설교를 진행했다. 대화 형식으로 전개된 설교에서 서남동 목사는 강대국의 침탈과 분단, 유신독재 정권 아래에서 신음하던 민중들과 가부장제 아래서 격심한 고통을 겪던 여성 민중들의 '한'의 외침에서 민중신학의 모태를 발견하고 그러한 우리의 역사와 현실을 텍스트로 삼고자 한 선지자로 구현됐다. 오늘날에도 그 억압과 광포의 망령이 부활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 텍스트가 제공하는 우리의 이야기가 과거 민중들의 한을 되짚어보게 하고 그 한을 뚫고 새 역사를 이루어가는 민중들의 힘을 다시 증언할 필요가 생겼다.

이어진 공동기도에서 두 분의 명예교수와 참석자들은 "서남동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민중을 억압하고 차별하는 지배 신학과 서구 전통의 교리가 아니라, 오늘의 역사 현장에서 억압받는 민중과 여성을 살리는 참된 신학, 생명의 신학을 이어가게 하소서"라며 추모의 의의를 새겼다. 그리고 민중을 개돼지로 간주하는 발언이 고급공무원의 입을 통해 터져나오는 오늘날의 현장에서 민중이 토해내는 한의 외침과 고난의 소리만이 죽음의 세력을 깨뜨리고 생명의 역사를 이루어낼 수 있음을 확인하며 모두가 '한의 사제'가 될 것을 다짐했다.

한편, 추모예배에 참석한 서남동 박사의 따님 서성희 여사(70)는 아버지 서남동 박사가 온화하며 학구적인 분이셨고 "백합꽃과 같은" 분이셨다고 회고했다. 그 온화한 품성이 민중을 위해 고민하며 그들을 가슴에 품었던 저력의 원천이었던 것이다.

서남동 32주기
(Photo : ⓒ 이인기 기자)
▲서남동 목사 32주기 기념포럼에서 김용복 박사가 "민중신학의 21세기적 지평"을 발제하고 있다.
서남동 32주기
(Photo : ⓒ 이인기 기자)
▲서남동 목사 32주기 기념포럼에서 세월호 유가족 박은희 전도사가 "시대의 증언: 세월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기념포럼에서는 김용복 박사가 "민중신학의 21세기적 지평"을, 폴커 퀴스터(Volker Küster) 독일 마인츠대학 교수가 "서남동 박사의 신학방법론"을 발제했다. 김 박사는 서남동 박사가 제창한 "한의 신학은 민중의 사회경제적 모순 속에서 고통과 고난에 대한 이야기이고, 그것은 민중을 억압하는 정치권력의 희생을 포함하는 것이고, 또한, 이는 '우주적인 한,' 또는, 한의 우주적 차원의 심연으로 연결된다"고 전제하면서 21세기에는 세계 민중들의 한의 이야기를 '융합'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그 융합된 한의 이야기가 바로 우주적인 한이며 민중을 사랑하는 하나님의 한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융합의 궁극적 지향은 저항의 단계를 넘어서 '생명의 향연'을 추구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퀴스터 교수는 "두 이야기의 합류"를 주창한 서남동 박사의 해석적 관점이 상황적 신학과 해석학에 관한 담론과 관련하여 어떻게 전개되어갔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기념포럼의 마지막 순서 <시대의 증언>은 박은희 전도사(단원고 2학년3반 유예은 학생 어머니)가 맡았다. 박 전도사는 "세월호 이야기" 제하에서 자식을 먼저 보낸 한에다 사회적 시선의 억압 아래 버티며 살아가야 하는 억눌린 자의 한이 서린 자신의 상황(컨텍스트)이 성경의 텍스트와 일치하게 된 경험에 대해서 담담히 이야기했다. 성경 속의 말씀이 자신의 상황에 그대로 맞아들어서 고통을 인내하게 하신 하나님의 뜻과 우리의 한을 타고 오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들을 격려하고 추모의 뱃지를 착용해준 일반시민들의 손길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전도사는 이러한 고백에 덧붙여 "하나님은 고통 가운데서 우리가 주권을 갖고 살아내라고 명령하신다"라며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은 해석의 대상이 아니라 온 몸으로 살아가야할 현실임을 힘주어 말하며 '시대의 증언'을 마무리했다. 온 몸으로 견뎌야 했던 고통의 나날 가운데 세월의 조탁과 그 고통을 인내하게 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역사 속의 민중의 삶의 자세로 승화시켜 표현하기까지의 인고의 흔적을 확인하면서 참석자들은 모두 숙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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