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예장통합 산하 7개 신학대 교수 “침묵한 죄 사죄한다”

10일 시국선언문 내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 및 회개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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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시국선언의 물결이 각계각층에서 일고 있다. 사진은 2일 오전 비상시국대책회의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가졌던 기자회견.

기독교계에서 시국선언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10일(목)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산하 7개 신학대학교 교수 일동이 시국선언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와 함께 "역사의 고통 속에 함께 신음하시는 성령의 탄식을 듣지 못하고 세상을 향해 그리스도의 주권을 용감하게 선포하지 못하였음"을 참회했다.

신학대 교수 일동은 성명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은 ‘권력'과 ‘악한 영'이 사람들을 억압하고 우롱하며,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사라졌고, 마치 하나님이 살아계시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우리는 악의 권세가 우리의 삶의 모든 영역을 위협할 때 개인적 피해를 염려하며 침묵한 죄를 참회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박 대통령을 향해 "이미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만큼 국민 대다수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그 직에서 내려와 참회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대통령을 포함하여 이번 사건과 관련된 이들이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시국선언엔 10일 오후 1시 기준 장신대 47명, 서울장신대 15명, 대전신학대 6명, 호남신학대 18명, 부산장신대 18명, 영남신학대 21명, 한일장신대 31명이 참여했다.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비상시국대책회의는 오는 12일(금) 예정된 민중총궐기 참여를 독려했다.

아래는 예장통합 산하 7개 신학대 교수 일동이 발표한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현 시국에 대한 우리의 참회와 선언]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헌정유린"과 "최순실의 국정논단" 사태에 즈음하여 온 나라와 백성들이 참을 수 없는 분노와 허탈감, 그리고 깊은 수치심에 아파하고 있음을 목격하고 하나님께 기도한다. 또한 우리의 잘못을 참회하며 현 시국에 대한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며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우리는 역사를 주관하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믿는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은 ‘권력'과 ‘악한 영'이 사람들을 억압하고 우롱하며,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사라졌고, 마치 하나님이 살아계시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는 악의 권세가 우리의 삶의 모든 영역을 위협할 때 개인적 피해를 염려하며 침묵한 죄를 참회한다. 또한 우리는 이 역사의 고통 속에 함께 신음하시는 성령의 탄식을 듣지 못하고 세상을 향해 그리스도의 주권을 용감하게 선포하지 못하였음을 참회한다.

특히 기독교의 일부 지도자들과 단체들이 그 악의 실체를 분변하지 못하고 그들과 영합하여 국가를 어지럽히는데 기여했음을 고백한다. 교회는 "오직 정의를 행하고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하나님과 함께 행하라."(미가 6:8) 고 명령을 받았기에, 불의와 탐욕을 묵인하고 동조한 사실을 부끄럽게 여기며 통렬히 회개한다.

이제 우리는 "그 때에 내가 내 영을 남종과 여종들에게 부어 주리니 그들이 예언할 것이요." (사도행전 2:18)라는 말씀에 의지하여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정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손을 잡고 더 용감하게 하나님의 주권을 선포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이 위탁 받은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하고 탐욕을 채우는 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의 사건이며, 이 나라 이 백성을 사랑하시고 새로운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의 역사 개입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만큼 국민 대다수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에 그 직에서 내려와 참회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우리는 검찰이 엄정한 수사를 통해 이번 사태의 전말을 한 점 의혹 없이 밝힐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대통령을 포함하여 이번 사건과 관련된 이들이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1년을 앞 둔 시점에 벌어진 이 사건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시대의 징표이다. 이는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고 한국사회를 정의롭게 하라는 하나님의 준엄한 명령이자 우리가 감당해야 할 이 시대의 십자가임을 고백한다. 죄와 사망에서 우리를 건지신 분이 우리 민족을 일제에서 해방시키시고 전쟁과 독재에서 구하셨던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면서 우리는 앞으로 오로지 진리를 선포하고 하나님의 공의를 따라 행할 것을 다짐한다.

2016년 11월 10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산하 7개 신학대학교 교수 일동

현시국에 대한 우리의 신앙고백 서명 참가교수 명단

1. 장로회신학대학교(13:35분 현재)
강아람, 고원석, 고재길, 김경은, 김경진, 김도일, 김문경, 김민정, 김석주, 김성중, 김영동, 김운용, 김은혜, 김 정, 김정민, 김진명, 김태형, 김효숙, 류은정, 박경수, 박보경, 박성규, 박재필, 배정훈, 배희숙, 성석환, 손은실, 신옥수, 유선희, 이만식, 이미숙, 이병옥, 이상억, 이상일, 이수연, 이은우, 이지현, 이창호, 이치만, 임희국, 장신근, 정경은, 정기묵, 최진봉, 하경택, 한국일, 현요한 (총 47명)

2. 서울장신대학교
정병준, 송인설, 안택윤, 윤동녕, 이상은, 최경순, 장석종, 권광은, 허 림, 류호성, 안명숙, 김세광, 최영철, 박은미, 심우진 (총 15명)

3. 대전신학대학교
임채광, 정원범, 정창교, 조현상, 최현준, 허호익 (총 6명)

4. 호남신학대학교
강성열, 박일연, 신재식, 오현선, 홍지훈, 김금용, 김진영, 김형민, 김선종, 유승주, 박종화, 송인동, 최광선, 김병모, 박응수, 박용법, 최상도, 박흥용 (총 18명)

5. 부산장신대학교
김경양, 김정훈, 김형동, 최중하, 민경진, 배현주, 심석순, 이인숙, 주연수, 박종균, 박명화, 왕인성, 장보철, 탁지일, 황홍렬, 손영진, 차명호, 박 만 (총 18명)

6. 영남신학대학교
김규식, 김명실, 김승호, 김영호, 신문궤, 안승오, 오규훈, 송용섭, 김한성, 김양일, 이혜정, 고영은, 조지용, 김성룡, 유재경, 김수정, 황금봉, 오택현, 장순애, 이은혜, 최윤영 (총 21명)

7. 한일장신대학교
강정희, 김태훈, 김 인, 김웅수, 김은주, 김양이, 김윤이, 김상이, 남연희, 이남섭, 이영기, 이승갑, 이종록, 이혜숙, 양윤서, 윤매옥, 박영호, 박원선, 박형국, 배성찬, 백상훈, 신혜순, 소성섭, 주연숙, 조은실, 전낙표, 차명제, 차정식, 최영현, 홍세화, 최혜정 (총 31명)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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