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독교인들, 겸손하면서도 확신에 찰 수 있는가?

마이클 크루거(Michael J. Kru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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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pixabay)
▲기독교인들에게 겸손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분명히 그리스도가 가르치시는 겸손은 비굴하고는 다른 개념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혼동적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당당한 겸손, 확신에 찬 겸손의 의미를 새롭게 보려는 시도입니다.

기독교의 절대적 주장들에 대해서 흔하게 제기되는 이의들 중의 하나는 기독교인들이 거만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옳고 다른 사람들은 틀렸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거만하며, 진리가 알려질 수 있다고 주장하기에 거만하다. 불행하게도 그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 가운데 누구도 굳이 겸손이 무엇인지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겸손의 정의는 점진적이기는 하지만 심각한 변화를 겪어왔다. 특히, 지성인 집단에서 그러했다. 현대에 겸손은 기본적으로 '불확실성'이라는 단어와 동의어가 되었다. 확신에 차 있지 않다는 것이 곧 겸손하다는 것이다. 확실하다는 것은 거만한 것이다. 그러므로 지성인 집단에서는 무언가를 확실히 안다고 주장하는 것이 중죄에 해당한다.

물론, 이런 변화가 기독교에 실제적인 문제를 일으켰다.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스스로를 드러내셨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주요한 역사적 질문(예수는 누구였는가? 그는 무슨 말씀을 하셨는가? 그는 무엇을 하셨는가?)이나 주요한 신학적 질문(하나님은 누구인가? 하늘나라는 무엇인가? 그곳에는 어떻게 갈 수 있는가?)에 관해서 기독교인들은 확실성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갖고 있다: 즉, 하나님의 계시. 실제로, 그러한 질문들에 대해서 우리가 진리를 모른다고 주장하게 되면 하나님을 부인하는 것이 되고 그분의 말씀을 부인하는 것이 된다. (물론, 이것은 기독교인들이 모든 것에 대해서 확신에 차 있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적인 기독교의 진리들에 대해서는 확실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기독교인들에게 겸손과 불확실성은 동의어가 아니다. 사람들은 확신을 갖고서도 동시에 겸손할 수 있다. 어떻게? 이유는 간단하다: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께서 진리를 그들에게 드러내 보여주시는 과정에서만 그것을 이해한다고 믿고 있다(고린도전서 1:26-30). 다른 말로 하면, 기독교인들은 그들의 진리 이해가 자신의 지능, 연구, 통찰력에 기반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겸손한 것이다. 그들의 진리 이해는 100퍼센트 하나님의 은혜에 의존한다. 기독교인들의 지식은 의존적인 지식인 것이다. 그것이 겸손으로 이어지게 한다(고린도전서 1:31). 그렇다고 모든 기독교인들이 개인적으로 겸손하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겸손해야 하며 그럴 만한 온당한 근거가 있다는 말이기는 하다.

비록 기독교인들이 겸손하면서도 동시에 확신에 차 있을 수 있는 근거를 갖고 있다하더라도, 이와는 다른 세계관에도 반드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무신론자를 예로 들어보자. 그는 매우 많은 일들에 대해서 상당히 확신에 차 있다(비록 본인은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는 하지만). 그는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신하거나 하나님이 존재하는지를 알 수 없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기독교를 비판하면서 그는 기독교인들이 확신에 차 있는 것은 실수라는 것에 대해 확신한다. 본질적으로 무신론자는 "어떤 사람이 확실성의 근거를 아마도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 만큼 세상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것은 매우 교조적인 주장이다.

그러나 무신론자들이 우주에 대해서 이처럼 근거 없는 주장을 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자신의 유한하고 타락한 인간 정신이 아닌가? 그는 자신의 제한된 지식에나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이런 질문을 다시 제기해야 한다: 누가 거만한가? 기독교인인가 무신론자인가? 둘 다 매우 많은 초월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확실성을 주장한다. 그러나 전자는 신과 같은 문제들을 알고 있는 사람들(혹은 성경)에게 의존하여 그런 주장을 펼치는 반면, 후자는 자신에게만 의존하여 그런 주장을 한다. 만일 둘 중의 한 입장이 거만한 자세라면, 기독교인의 주장은 거기에 해당되지 않을 것이다.

무신론자는 자신이 성경을 신의 계시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식의 추론에 대해 분명히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그렇다면 완전히 핵심을 벗어나게 된다. 문제는 그가 성경의 진리를 확신하느냐가 아니다. 문제는 초월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확실성을 주장하는 논리적 근거를 기독교인이 갖고 있는지 무신론자가 갖고 있는지인 것이다. 위에서 보았듯이 기독교인들만 그러한 근거를 갖고 있다. 그리고 그런 사안들에 대한 지식은 신의 계시에 달려있기 때문에 그들은 겸손하면서 동시에 확신에 차 있을 수 있다.

기사출처:

http://www.biblestudytools.com/blogs/michael-j-kruger/why-christians-can-be-both-humble-and-certain.html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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