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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개혁정통신앙에서 본 나사렛 예수』
제1권, 역사적 예수 논구와 방법론적 성찰 (김영한 저 [킹덤북스, 2017])

입력 Jun 15, 2017 06:51 AM KST

김영한(기독교학술원장)

I. 저자의 집필 동기: 정통신앙에서 본 역사적 예수 논구

김영한 나사렛 예수
(Photo : ⓒ 킹덤북스)
▲『개혁정통신앙에서 본 나사렛 예수』 표지

기독교는 역사적 종교다. 기독교 신앙은 인간의 종교적 상상력이나 허구나 신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인간의 삶이 경험하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기독교가 믿는 신앙의 대상인 역사적 예수의 실재성이란 기독교 신앙이 서고 넘어지는 중요한 사항(articulus stantis et candentis christianae fidei)이다. 동시에 기독교는 초역사적 종교다. 기독교 신앙은 우리들이 경험하는 역사적 사건 가운데 초월적으로 간섭하시는 하나님의 구속계시 사건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앙은 역사적 예수(historical Jesus)가 단지 인간임을 넘어서서 인간 역사에 들어오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독특한 사실에 기인해 있다.

기독교 신앙은 서구의 계몽주의 사상의 도래 이후 그리스도 교회의 정통신앙에 대한 이성주의적 도전 내지 신비주의적 왜곡에 도전을 받아왔다. 19세기에 일어난 자유주의자들의 역사적 예수에 대한 "제1의 논구"는 정통 신앙에 도전하여 전통적 예수상이 신화에 의하여 채색된 것으로 간주하였다. 1906년 슈바이처의 역사적 예수 탐구의 파산선고 이후 불트만 학파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예수에 대한 "무(無)논구"(no quest)가 이루어졌다. 1953년에서 1970년대까지 독일을 중심한 후기 불트만 학자들은 역사적 예수의 복권을 위하여 노력하면서 "제2의 논구"를 수행하였다. 1980년대 이후에는 유대교에 대한 고고학적 자료들에 근거하여 역사적 예수를 유대교 전통에서 연구하는 시도가 주로 이루어지면서 "제3의 논구"가 수행되었다. 그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예수 세미나"(The Jesus Seminar) 학자들의 탐구가 시도되었다. 그리하여 19세기를 "옛 탐구"(제1의 논구), 20세기 초에서 중반기까지를 "무논구," 1953년에서 1970년대를 "새 탐구"(제2의 논구), 그리고 1980년대 이후 오늘에 이르는 탐구를 "제3의 논구" 시기로 구분한다. "제3의 논구"도 학자들에 따라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고 그 가운데 자유주의적 탐구가 "예수 세미나"(The Jesus Seminar)다. 그러나 "예수 세미나" 학자들은 영지주의 문서를 사복음서에 추가하여 역사적 예수를 자신들의 세계상이 투영된 영지적 현인(賢人)의 모습으로 왜곡시킴으로써 옛 탐구의 예수상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예수상을 그렸으나 이에 반하여 복음주의적 학자들은 "제1의 논구," "무(無)논구," "제2의 논구"가 상실한 역사적 예수의 매우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더욱이 21세기에 들어와 사이비 학자들이 내 놓은 대중적인 예수 관련 서적들에는 도발적인 논의와 음모설이 제기되었다. 인터넷으로 인해 하나의 지구촌이 된 오늘날 이러한 도전은 단지 미국이나 유럽에 머물지 않고 바로 한국사회에도 그 영향을 미쳤다. 미국에서 2000년 출판된 서적 『예수는 신화다』(The Jesus Mysteries)가 동아일보사에 의해 2002년 번역출판됨에 따라 한국사회에 많은 문제들이 야기되었다.

본 저서는 SBS 방영의 "신의 길, 인간의 길" 다큐멘터리 방영과 그것이 기초한 『예수는 신화다』에 관하여 비판하는 변증적인 글을 저자가 「크리스천 투데이」 인터넷 및 종이신문에 2008년 7월부터 매주 한 번씩 연재한 데서 생겨났다. 연재가 끝난 후 출판을 위하여 저자가 방법론적 성찰 등을 새롭게 첨가하면서 내용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아주 새롭게 집필하였다.

2008년 7월 SBS가 "신의 길, 인간의 길"이란 제목으로 4차례 방영한 다큐멘터리는 역사적 예수를 하나의 신화적 인물로 간주하여 한국 기독교와 사회에 적지 않는 해악을 끼쳤다. 이 방송은 영지주의 학자 디모시 프리크(Timothy Freke)와 피터 갠디(Peter Gandy)가 저술한 영문책, The Jesus Mysteries(2000)를 2002년 6월 동아일보사가 번역출판한 『예수는 신화다』라는 책에 근거하여 이것을 영상으로 그럴듯하게 편집 제작한 것이다.

4차례 방영된 SBS의 다큐멘터리 "신의 길, 인간의 길"과 『예수는 신화다』는 일반적이고 객관적인 역사적 관점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기독교를 폄하하려는 왜곡된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SBS의 다큐멘터리는 예수를 폄하하고 무함마드를 부각시키는 의도가 깔려 있어 오일머니의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되었다. 그리하여 CBS와 CTS 기독교 TV방송국과 국민일보를 비롯한 기독교 언론기관 등은 이에 대하여 집중적인 비판 대담이나 논평을 실었다. 동아일보사는 기독교계의 거센 항의를 받은 논란의 책을 더 이상 출판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조처들로서 사실이 해명된 것이 아니라 표면적인 문제를 깔아 앉도록 한 것 밖에 없고 문제의 해명은 이 분야를 아는 학자들의 몫으로 돌아왔다.

저자도 당시 SBS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신앙적 자존감에 상처를 입은 많은 시청자들 중의 한 사람이었다. 저자는 본인이 인격적으로 아는 역사적 예수에 관하여 글을 써야겠다는 결정을 하게 되었고, 특히 젊은 크리스천과 지성인들을 대상으로 "신의 길, 인간의 길" 방영 내용, 『예수는 신화다』, 『다빈치 코드』 등에 대하여 비판하는 변증적인 글을 써왔다. 여섯 차례에 걸친 비판적 논평의 연재가 끝난 후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나사렛 예수의 역사성과 진실"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SBS 다큐멘터리의 왜곡된 방영으로 상처를 입었거나 신앙에 혼란을 초래한 분들(특히 젊은이들)에게 치유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마복음 등 영지주의 문서들이나 이에 의거하여 지어낸 허구(虛構)적 소설 『다빈치 코드』에 나타난 왜곡된 예수상을 지적하고 역사적 예수의 진실을 밝히고자 시도하였다. 그리하여 이제는 적극적으로 나사렛 예수의 역사성과 진실에 관하여 역사적인 자료에 기반된 증거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본 저서는 역사적 예수(Historical Jesus)를 사실(史實)적으로, 고고학(考古學)적으로, 객관적으로 증명하자는 의도는 아니다. 그러한 시도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나사렛 예수는 오늘도 살아계시는 인격(The even today living Person)으로서 고고학적 유물로서 존재하시는 인물이 아니라 역사 안에서 그의 교회의 예배와 말씀의 증언을 통해서 오늘도 그분이 보내신 성령의 현존 안에서(in the presence of the Holy Spirit) 그를 믿는 신자들의 마음과 신자 공동체의 사귐(communio sanctorum) 안에서 인격적으로 다가오시는 살아계시는 하나님이시요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사렛 예수에 대한 연구가 가능한 것은 그분은 2천 년 전 하나의 역사적 인물로서 인간 역사 속에 들어오신 하나님의 성육신하신 존재(The Being of God incarnate)로서 그의 사역에 관하여 기록한 4복음서와 공교회적 문서와 비기독교적 역사문서 안에서 추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나사렛 예수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성경(4복음서와 신약 서신들과 구약정경)과 일반역사 문서들의 맥락 속에서, 그와의 인격적 관계 속에서 오늘도 우리와 신앙 안에서 교통하시는 인격으로서의 나사렛 예수를 조명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런 점에 있어서 본서는 19세기 자유주의적 "제1의 탐구"나 20세기 전반기의 역사적 회의주의에 근거한 "무탐구"나 20세기 중반기의 "제2의 탐구"와 20세기 후반기의 "제3의 탐구" 중 한 흐름인 신자유주의적 "예수 세미나"의 영지주의적 탐구와 비판적으로 대결하면서 복음주의적 성향의 "제3의 탐구"가 추구하는 성경과 역사적 주류교회의 정통신앙을 확인해주고 강화시키는 역사적 예수의 상을 드러내려고 시도하였다.

본 저서는 일반 지식인들에게 "나사렛 예수의 실재성과 진실"을 제시하고자 하는 의도로 쓰여진 글의 축적에서 나왔고 출판을 위하여 오늘날 현대 신약학의 성과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면서 조직신학과 기독교 철학의 입장에서 개혁정통신앙에서 본 역사적 예수상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저자는 전공분야가 신약학이 아니라 조직신학과 기독교철학이기 때문에 이 주제에 관한 주도적인 성찰도 신약학적인 접근이 아니라 신구약 성경학자들의 연구업적에 철저히 근거하면서도 현상학적이고 종교사적이며 조직신학적 측면에서 접근한 것이라는 것을 밝혀둔다. 이 저서가 이 역사적 예수에 대해 알기를 원하는 지성인들과 신앙인들에게 자그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동시에 본 연구서는 성경과 역사적 자료에 근거한 연구이기 때문에 미국의 복음주의 신약학자 크레이그 에반스(Craig A. Evans)가 그의 저서 『만들어진 예수』(Fabricating Jesus: How Modern Scholars Distort Gospels, 2006; 성기문 역, 새물결플러스, 2011)에서 밝히는 바 같이 자유주의적으로 성경에서 일탈한 이론과 신앙에 대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단순히 교권적으로 폐쇄된 맹목적 근본주의 신앙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기독교 신앙은 오로지 성경(sola scriptura)에 근거하기 때문에 성경규범적인(Scripture-normative) 입장과 일반 은총(common grace)을 존중하는 보편적인 인문학적 양식(良識)(universal humanistic common sense)에 근거하지 않는, 역사적 예수에 관한 교권장벽으로 폐쇄된 보수전통의 독선적(獨善的)인 주장은 모두 비판적으로 음미되고 새롭게 성찰되어야 한다고 본다.

인간의 연구는 망망대해 위에 여행하는 조그만 배에서 지식에 목말라 하는 여행객이 심오한 바닷물을 하나의 지식의 바구니에 담는 것에 불과하다. 저자는 자신의 연구서가 절대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개혁교회의 정통신앙을 귀한 보화로 생각하는 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개혁교회의 정통신앙을 추구하는 그리스도인 지성인들의 역사적 예수 이해를 위한 하나의 학문적인 지식을 개진(開陳)하고자 하였다. 이 연구서는 완벽할 수 없으며 보완하고 새롭게 성찰하고 보완해야 할 여지(餘地)가 많다는 것을 시인한다. 이것이 바로 해석학적 실재론의 입장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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