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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정신과 달리 배제,증오,혐오를 부추기면 안됩니다”
예장통합 제102회 총회의 성소수자 관련 결의, 잇달아 이의 봉착

입력 Sep 27, 2017 11:28 PM KST

queer

(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예장통합이 제102회 총회에서 성소수자 관련 초강경 결의를 한데 대해 반대 목소리가 잇달아 불거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총회장 최기학 목사)가 제102회 총회에서 성소수자 및 옹호자의 교단 산하 신학교 입학을 불허하고, 이들의 교회 직원 임명도 제한하기로 결의한데 대해 장로회 신학교 총학생회에 이어 교단 산하 단체들이 잇달아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일하는예수회, 예장 농민목회자협의회, 교회개혁 예장목회자연대, 건강한교회 목회자협의회 등 4개 단체는 27일 긴급제안서를 발표해 총회 결의에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이들 단체들은 긴급제안서를 통해 "동성애자들과 그 가족, 동조자들을 모두 교회공동체로부터 배제하자는 조치인데 이는 그리스도가 주신 복음의 개방성과 전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의 과정에 대해서도 "결정과정에서 해당 전문가나, 신학자들, 현장 목회자와 지 교회와의 사전 교감이나 공론은 없었다. 당석에서 총대들 간에 충분한 검토와 토론이 없는 상태로 강행되었다. 우리 교단 총회에서 이런 일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성명 말미에 1) 성소수자 관련 제102회 총회 결정사항 재고 2) 성소수자 문제 연구 및 토론 개시 3) 규제형의 사안의 경우 해당 위원회의 연구 및 총대들의 자유로운 찬반토론 보장 등을 요구했다.

아래는 긴급제안서 전문이다.

102회 동성애 관련 총회 결정에 대한 긴급 제안서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하심이라. (눅 4:18~19)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 라는 주제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PCK) 제102회 정기총회 셋째 날인 20일,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건강한 남녀 결혼 제도를 가르치도록 해 달라"는 신학교육부의 보고를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호남신대 이사장인 여수노회 고만호 목사는 "성경에 위배되는 동성애자나 동성애 옹호자는 (교단 소속) 7개 신학대 입학을 불허하자," "동성애를 옹호하고 가르치는 교직원은 총회에 회부하고 징계 조치하자"는 발언을 해 총대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밖에도 헌법위가 제안한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되며, 동성애자는 교회 직원(항존직, 임시직, 유급 종사자)이 될 수 없다"는 내용을 "헌법 시행 규정 제26조 직원 선택 란에 문구를 삽입 하겠다"는 청원도 찬반토론 없이 모두 통과되었다.

이 결정과정에서 해당 전문가나, 신학자들, 현장 목회자와 지 교회와의 사전 교감이나 공론은 없었다. 당석에서 총대들 간에 충분한 검토와 토론이 없는 상태로 강행되었다. 우리 교단 총회에서 이런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큰 아쉬움을 갖고 걱정하는 이들을 대신하여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한다.

첫째, 총회가 지향하는 동성애 확산을 막자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번 총회의 결정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

내용은 논외로 하더라도 회의는 그 건과 관련하여 토론과 결정을 하는 게 상식이다. 주제와 연관된 중요한 사안이라도 부서나 위원회에서 충분히 숙성되지 아니한 제안은 기타토의 시간이나 그와 연관된 해당 위원회나 부서에 병합하여 처리해야 정상이다. 당시 우리 총회는 이미 "동성애 대책위원회" (위원장: 이화영 목사)가 존재하였고 이에 대한 성명을 낼 계획이었다. 따라서 동성와 관련하여 제기된 내용들은 거기서 모두 담아내면 된다. 그런데 단 한 사람의 즉석 제안 발언에 대해 찬반 토론도 없는 일방적인 결정 분위기여서 다른 의견을 내고 싶었어도 사실상 어려웠다는 게 여러 총대의 의견이다. 의장이나 서기부가 절차상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환기시켰어야 함에도 그러지도 않았다. 따라서 이런 식의 중요 안건에 대한 졸속 결의는 그동안 우리 총회가 견지해온 민주적이고 절차적인 면을 외면한 감성적인 결정이라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복음정신과 달리 배제와 증오, 혐오를 부추기면 안 된다

우리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막 12:31)는 주의 계명에 모든 사람에 대한 차별 없는 구원의 초대와 사랑과 돌봄을 실천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본다. 하나님의 구원에는 차별이 없다(롬 3:22). 그리스도인은 동성애자뿐만이 아니라 모든 죄의 짐을 진 인생에 대해 긍휼히 여기는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 그런데 동성애자는 물론이고 그들을 목회적 돌봄 차원에서 옹호하고 지지하는 자들조차 교회와 신학교에서 축출하겠다는 발상은 복음 정신에 위배된다. 목회자가 자신의 선교 초점을 어디에 두고 목회할 것인지는 그의 고유한 권한이고 각자의 사명에 속하는 일이다. 교회는 그동안 청소년이나 노인, 장애자, 약물이나 도박 중독자, 산업선교, 성매매자 등 사회 소외 계층에 대한 사역들을 권장하고 지원해 왔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동성애자들을 위한 목회적 소명을 누군가가 가질 수도 있다. 동성애가 사회악이고 큰 죄악이라면 동성애자들을 혐오하고 퇴출시키려고만 들게 아니라, 총회는 그들의 구원과 개종을 위하여 누군가 반드시 사역하도록 배려하고 지원하는 일에 힘써야 옳다고 본다.

세째, 기독교는 사랑과 긍휼, 용서의 종교이기에 차별과 배제는 안 된다.

이번 결정은 우리 총회가 동성애자와 동조자를 교회에서 추방하여 동성애의 확산을 막고 저지하는 게 그 목적이라고 한다. 동성애자들과 그 가족, 동조자들을 모두 교회공동체로부터 배제하자는 조치인데 이는 그리스도가 주신 복음의 개방성과 전혀 맞지 않는다. 특히 이런 결정은 연약한 지체들을 돌보는 사역을 하는 이들에게 마음에 큰 상처를 주는 일이다. 동성애자들 중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과 그 가족까지도 모두 교회에서 내쫓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런 모든 우려를 감안하여 지금이라도 최종안을 도출할 때까지 이 문제를 다각도로 연구하고 토론할 공론의장이 열려야 한다. 그래야 우리 총회가 궁극적인 목표로 하는 복음과 신앙의 순수성을 합리적이고 긍정적인 결정을 통해 지켜 갈 수가 있을 것이다.

넷째, 국민의 기본권과 충돌할 위험성도 있다.

‘동성애와 동성혼' 문제는 사회적으로도 아직 논란이 많은 실정이다. 그런데 이 같은 사안을 1년에 한번밖에 안 모이는 총회에서 총대 한명의 발언에 따라 성급히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앞서 지적하였다. 이 정도의 중대한 사안이라면 관련 전문가들과 신학자, 의학자, 목회자들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활발히 연구하고 토론해 보고서를 만들고 그것을 기초로 총의를 모아 결정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총회의 결정은 우리나라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평등권' ‘행복추구권' 등과도 충돌하고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정의) 3항이 정한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도 해당해 제소를 당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총회나 학교가 원치 않는 송사에 휘말리고 언론에 오르내리며 사회적 비난이 일어 또 다른 선교적 피해가 발생하는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들을 지불해야 할지 모른다. 따라서 이 문제는 좀 더 많은 논의와 해외 사례들을 연구해 천천히 대응해 가기를 바란다.

다섯째, 신학생들의 진지한 질문에 대하여 답해주기를 바란다.

그동안 우리 총회 모든 치리회는 적어도 어떤 결정을 함에 있어서 민주적인 찬반토론과 공론의 과정을 통하여 합의를 하였다. 그런데 이번에 신학 교육부의 제안은 나름 일리는 있지만 부서의 기존 제안에서 훨씬 더 나아간 발언 내용이나 결정과정은 문제다. 더욱이 그런 발언을 한 목회자는 시무하는 교회의 설교 중에 마치 자기 혼자 동성애 문제를 저지했다는 듯이 무용담처럼 자랑하였는데 이는 우리 총회가 한 목회자에게 농락당한 거나 다름없음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호남신대 학생들이나 장신대 신학생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성명서를 보고 기성세대 목회자들은 부끄러움과 큰 자긍심을 느껴야 한다. 이 시대에 당면한 문제를 보는 그들의 안목이 매우 진지하고 성숙함을 볼 수 있다.

이 신학생들이 맞이할 미래사회에 대하여 기성세대의 낡은 상식과 권위, 잣대로 함부로 굴복시키지 말아야 한다. 신학생들을 지도하는 총장들과 신학교 이사회도 교권이 이렇게 감성적으로 신학교에 무리하게 요구하는 사항도 섣불리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신학교는 총회가 목사후보생 교육을 위탁한 곳이지만 적어도 학사기간은 그들을 지도하는 교원들에게 믿고 맡기는 게 상식이다. 문제가 있다면 해당 부서도 있기에 총회에 월권을 하면 안 된다. 이에 총회 산하 전국의 7개 신학대학교 총장들과 이사회는 이런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종교개혁의 정신은 혐오와 배제가 아닌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는 것이다.

새로운 100년을 맞은 우리 총회는 지난 세월 역사에 남을 아름다운 결정들도 하였지만, 신사참배 결의나 사학법 반대, 작년 이단들에 대한 사면과 번복소동 등 흠이 있는 결정들을 한 적도 있다. 그러므로 어떤 결정도 그것이 미칠 파장과 문제점들을 예측하고 역사적으로나 신앙적으로 과연 무흠한 지를 차분하게 검토하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결정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총회의 반동성애 관련 결정은 이 문제에 대한 목회와 선교, 의료와 법률적인 차원에서 문제가 없는 지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우리는 성 총회가 연구하고 토론하여 결정한 사항은 존중하고 받아들이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는 신앙의 양심과 지성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교단의 목회자로 어떤 일에도 묵묵히 순종해왔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그 논의의 배경과 결정 과정, 미치는 파장 등 문제가 많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 목회자들은 호신대, 장신대 학생들의 충정어린 호소를 접하면서 이런 제안을 내놓으니 진지한 검토를 바란다. 앞으로 우리는 이 같은 제안에 대해 동료 목회자들과 원로, 신학자들의 중지를 계속 모으고자 한다.

우리의 요구

* 반동성애 관련 102회 총회의 모든 결정사항을 재고하기 바란다.

* 총회는 해당 전문가들과 신학교 교수 목회자들로 구성된 연구위원회로 하여금 동성애 문제의 연구와 토론회를 시작해 주시기를 바란다.

* 앞으로 규제형의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해당 위원회의 연구와 보고로 총대들이 자유로운 찬반토론을 하고 그 후에 규칙부가 관련된 법안을 마련한 후 다시 총회에서 총대들이 심의하고 최종 결정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란다.

2017년 9월 27일

일하는 예수회, 예장 농민목회자협의회, 교회개혁 예장목회자연대, 건강한교회 목회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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