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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명박 당선 '일등공신' 개신교계, 회개 할 때
이 전 대통령 턱밑 까지 육박한 검찰 수사, 개신교계 책임 피할 수 없어

입력 Oct 09, 2017 12:19 PM KST

최근 언론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저지른 비리정황들이 잇달아 불거지고 있다. 주요 내용을 간추려 보면 대략 이렇다.

1. 배우 문성근, 김여진씨 합성 사진 제작 유포
2.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대국민 심리전 개시
3. 심리학자 자문을 얻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코알라 이미지 합성, 유포
4.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취소 청원 모의

그뿐만 아니다. 국정원 적폐청산TF가 국정원개혁발전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시절 국정원이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민간인 3500명을 동원해 30개의 여론조작팀을 운영왔다. 일국의 정보기관이 저지른 일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경악스럽다. 결국 국정원은 국민을 적으로 간주하고 국민을 감시하고, 여론을 조작한 셈이다. 전직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은 지난 달 28일 방송된 JTBC 탐사 보도 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북한이나 적한테 할 행동을 국민한테 하는 게 너무 화가 많이 납니다. 사실."

그런데 이 모든 비리 의혹이 향하는 곳은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당연한 귀결이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구다. 이 전 대통령은 측근인 원세훈을 국정원장에 앉히고 그와 매주 독대했다. 이런 정황은 국정원의 비리 정황이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이뤄진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다.

이미 원 전 원장은 구속 중이며, 관련 의혹으로 재차 검찰 조사를 받는 처지다. 만에 하나 원 전 원장이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을 하면,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은 불가피하다. 또 만에 하나 이 전 대통령이 정말 검찰에 소환될 경우, 전 대통령은 구속돼 재판을 받고 전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 여부는 검찰과 정치권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리라 믿는다. 여기서 정치권을 언급하는 이유는, 전직 대통령의 검찰 소환은 법리에 더해 정치논리가 깊숙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고 노 전 대통령을 끌어들여 국정원의 적폐청산 작업이 이 전 대통령을 향한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도 실은 고도의 정치적 노림수다.

개신교계는 이 전 대통령 비리에 책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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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출처 = 국가조찬기도회)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1년 7월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부인 김윤옥씨와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장면을 연출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지점에서 지난 2007년 대선으로 시간을 되돌려 보려 한다. 당시 개신교, 특히 보수 개신교계는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대통령 만들기에 남다른 공을 들였다. 이 전 대통령은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집권 초기 자신이 장로로 있던 소망교회 출신 인사들을 중용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통치는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과 거리가 멀었다.

최근 불거져 나오는 비리 정황만 봐도 그렇다. 국정원이 자행한 대국민 심리전은 이 전 대통령이 권력을 자신의 권력유지에 사용했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여기에 또 한 가지 의혹이 더해졌다. 지난달 30일 SBS 시사 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는 이 전 대통령이 청와대와 법무부, 검찰을 동원해 김경준 전 BBK 대표에게 140억을 받아냈다는 정황을 고발했다. 이 사안 역시 무심코 넘길 수 없다. 이 전 대통령이 사익을 위해 국가기관을 동원한 셈이고, 이는 명백한 국기문란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쯤되면, 이 전 대통령 측 누구라도 책임지고 나서야 한다. 그의 당선에 일등공신 노릇을 한 개신교계도 유감 정도는 표시하고 나서야 하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전 대통령 측은 국정원 적폐청산 작업이 정치보복이라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시절 정무수석을 지냈던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5일 JTBC 시사 토크 프로그램 <썰전>에 출연해 "적폐청산 이름으로 자행되는 정치 기획 자체가 문제"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앞서 이 전 대통령도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적었다.

"안보가 엄중하고 민생 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든 시기에 전전 정부를 둘러싸고 적폐청산이라는 미명 하에 일어나고 있는 사태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퇴행적 시도는 국익을 해칠 뿐 아니라 결국 성공하지도 못합니다. 때가 되면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한편 개신교계는 자신들이 세운 대통령이 모든 의혹의 중심에 섰음에도 아무 말 없다. 오히려 종교인과세 시행에 반대하고, 성소수자 문제를 끄집어 내 정치개입을 노린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인준 부결을 관철시켰고,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과정에서도 보수 자유한국당과 공조해 인준을 무산시키려 했다.

이미 개신교계는 이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신뢰의 위기에 빠졌다. 종교전문기자 백중현은 2014년 낸 <대통령과 종교 - 종교는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란 책에서 이렇게 적었다.

"개신교는 이명박 당선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크게 키웠지만, 이명박 집권기를 거치면서 여러 형태의 위기상황을 맞는다. 이미지와 신뢰도, 교세의 동반하락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개신교가 신뢰 위기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단 하나, 죄책고백이다. 지금처럼 아무런 반성 없이 되려 종교인과세나 성소수자 의제를 부각시켜 국면전환을 시도하면 위기는 붕괴로 직결될 것이다.

시각을 달리하면 바로 지금이 기회다. 이 전 대통령을 수사해야 한다는 여론은 어느 때 보다 높다. 이때 개신교계가 이 전 대통령을 지지한데 대해 통회자복해야 한다. 물론 이런 행동이 기회주의적으로 보일 수 있다. 또 당장 죄책고백을 한다고 해서 잃었던 신뢰가 바로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현 시점에서 죄책고백은 필요하다. 적어도 국민들에게 ‘때'를 안다는 인식은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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