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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보수 개신교계의 신마녀사냥에 경종을 울리다
NCCK, <우리들의 차이에 직면하다> <온전한 포용을 향해> 잇달아 출간

입력 Oct 11, 2017 02:08 PM KST

지금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는 첨예한 논란을 일으키는 의제인 동시에 사상검증의 새로운 잣대다. 보수 개신교계는 성소수자 의제를 끄집어 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인준, 그리고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에 잇달아 개입했다. 보수 정치권도 여기에 가세했다. 이들의 시도는 한 번은 성공했고, 한 번은 성공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이 같은 시도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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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NCCK 제공)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가 'NCCK 북시리즈' 사업의 일환으로 「온전한 포용을 향해: 캐나다연합교회의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2014)을 번역·출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는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 확장과 목회적 관점 정립을 돕고자 지난 8월 <우리들의 차이에 직면하다>를 재출간한데 이어 9월엔 <온전한 포용을 향해>를 번역 출간했다.

<우리들의 차이에 직면하다>는 2015년 발간한 소책자로 세계교회협의회(WCC)가 성소수자 문제를 논의한 연구성과를 소개한 보고서다. 한편 <온전한 포용을 향해>는 캐나다 연합교회(아래 연합교회, The United Church of Canada)가 성소수자의 교회 회원권과 목회자 안수를 인정하기까지 과정을 담은 책이다. 두 권을 짝으로 읽으면 교회가 성소수자 의제를 어떤 태도로 다뤄야 하는지 보다 선명하게 인식할 수 있다.

연합교회는 1925년 감리파, 장로파, 그리고 회중교회가 연합해(united) 결성한 교회로, 캐나다 전역에서 200만의 신도와 3000개 교구를 관할하고 있다. 연합교회는 지난 1988년 제32회 총회를 통해 성적 지향과 교회 회원권, 그리고 교회 지도력에 대해 두 개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의 핵심 뼈대는 아래 두 가지다.

1.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그를 향한 순종을 고백하는 모든 사람들은 성적 지향과 상관없이 캐나다 연합교회의 온전한 회원으로서 환영 받는다.
2. 캐나다 연합교회의 모든 회원들은 목회자가 될 자격을 가진다.

이 같은 결정은 연합교회가 결성 당시부터 성과 결혼에 대한 이해를 꾸준히 발전시킨데 힘입은 결실이다. 물론 난관이 없지 않았다. 연합교회 산하 회원교회가 3만2000명의 신도와 1022명의 목회자로 '우려하는 모임'이란 조직체를 꾸리고 반대 성명을 냈다. 또 의결권을 가진 회원들 가운데 28%만이 동성애자의 목회 허용에 찬성한다는 설문 조사결과도 나왔다. 그러나 이런 난관은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총회에 모인 이들이 진중한 자세로 하나님의 뜻을 구했기 때문이었다.

"회의 당시 매우 특별한 상황이 발생했다. 총회에 참석한 대표들은 대부분 동성애자에 대한 목사안수(그리고 임명)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열린 자세로 회의에 임했고, 독실한 게이와 레즈비언 교인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경청했다. 아마도 많은 위원들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동성애자 교인을 만난 것은 처음이었을 것이다. 서로간 의견 분쟁은 거의 없었고,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진중한 자세로 임했고 기도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위원들은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바꾸게 됐다." - <온전한 포용을 향해> 본문 66쪽

지난 달 보수 주류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합동은 사실상 성소수자에게 교회 빗장을 걸어잠그는 결정을 내렸다. 진보성향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조차 교회와사회위원회가 헌의한 ‘성소수자 교인 목회를 위한 연구위원회 구성과 활동 안건'이 총회에서 기각됐다. 결국 보수 장로교단은 차별과 배제를 공식화한 셈인데, 이 같은 현실에 비추어 보면 연합교회의 경험은 한국교회에 경종을 울려주기에 충분하다.

한편 한국 보수 개신교계는 '성소수자는 곧 항문성교'라는 등식, 그리고 구약성서 창세기 19장에 적힌 타락과 환락의 도시 소돔이 성소수자 때문에 멸망했다는 믿음에 사로잡혀 있다. 더욱 심각하게는 이에 대한 일체의 다른 견해를 부정한다.

무엇보다 이들에게 <우리들의 차이에 직면하다>를 꼭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저자인 앨런 브래쉬는 소돔과 고모라의 이야기가 어떻게 왜곡됐는지를 드러낸다.

"많은 교회가 동성애를 정죄할 때 이 이야기(소돔 - 글쓴이)를 이용하고 있으므로 자칫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몇몇 기본 주장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이 이야기는 우리가 현재 이해하고 있는 동성 간의 관계에 대한 예가 아니다. 초점은 집단에 의한 두 남자의 강간 사건이다. 도시의 모든 남자가 참여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음을 고려하면 강간을 계획한 이들이 하나같이 다 동성애자는 아니었다. 동의에 근거하지 않은 채 두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비정상 관계였다. (중략)

동의를 바탕으로 한 동성 간의 관계를 금할 수 있는 근거를 창세기 19장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고, 또한 벌할 수도 없다. 그런데도 아직 많은 교회는 동성 간의 성관계를 처벌할 때 소돔의 이야기에서 근거를 찾는다." - 본문 52~53쪽

<온전한 포용을 향해>와 <우리들의 차이에 직면하다>는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시각의 지평을 넓혀줄 것으로 확신한다. 아울러 성소수자를 무턱대고 죄라고 선전하며 혐오와 배제를 일삼는 한국 보수 개신교계의 천박성도 함께 드러낼 것이다.

교회협은 각 교회나 성도들에게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이 책을 무료 배포하기로 했다. 일반 독자들도 연락만 하면 받을 수 있다.

교회협 담당자 연락처 : 02) 742-8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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