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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경계선을 넘어

2017년 10월 22일 강남교회 주일예배 설교자 전병금 목사

성경본문

(누가복음 7:33-34)

설교문

junbyungkeum
(Photo : ⓒ베리타스 DB)
▲강남교회 전병금 담임목사

얼마 전에 어떤 종교 단체에서 한국 종교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했는데 가장 신뢰하는 종교가 카톨릭이고 그 다음은 불교이고 마지막으로는 기독교라고 나왔다는 보도를 접하고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알 수 없었습니다. 2015년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종교인 분포의 경우, 기독교인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은 불교인이고 마지막으로는 카톨릭 교인이라고 했습니다. 기독교가 교인수는 가장 많은데 제일 신뢰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 조사에서 드러난 것은,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인들의 "언행이 일치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종교인에게 있어서 말과 행실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가장 큰 문제일 것입니다. 한국 교회가 거듭나야 합니다. 변해야 합니다. 그럼 교회란 무엇입니까? 성경은 교회를 가리켜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했습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그리스도가 하는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우리 주님이 하신 일의 첫 번째는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막10;45) 둘째로는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눅19;10) 셋째는 본문의 "먹고 마시며 ---- 포도주를 즐기는"는 등 세 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교회는 보통 앞의 두 가지, 즉 예수께서 오신 것은 잃은 자를 구원하기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어 주신 구세주라는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예수의 "먹고 마시고----포도주를 즐기는", 즉 예수께서 먹고 포도주를 마신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보통 먹고 마시는 것은 인간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별스럽게 다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의 먹고 마시는 것에는 아주 의미가 깊은 진리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식탁을 나누되 세리와 창녀 그리고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식탁을 나누려면 좀 배우고 좀 있고 좀 지위가 있는 사람과 함께 할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그렇게 하지 않고 세상적으로 낮은 이들과 함께 하시길 좋아 하셨습니다. 이것을 유대인들은 좋아하지 않고 비판하였습니다. 유대인들은 그런 천한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을 금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자들의 성전 출입을 금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미 저주를 받은 자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자기들은 아브라함의 자손으로 죄인들과는 함께 할 수가 없었습니다. 복 있는 자는 악한 자와 죄인들과 오만한 자와 함께 하지 않는 것을 신앙으로 알고 살고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은 그런 자들과 철저히 구분했습니다. 그들과의 철저한 구분은 유대인들 사이에 결속력을 강화시켰습니다. 자기들의 이런 신앙 때문에 하나님의 축복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세리와 창기와 죄인을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요사히 우리나라에서 갑질이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유대인들도 갑질을 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을에 속하던 사람들은 갑의 횡포를 괴로워하고 비판하지만 자기가 공부를 많이 하고 성공하게 되면 자기가 갑이 되어 또 갑질을 합니다. 우리 주님은 하나님의 아들이면서 하늘을 버리고 이 땅에 내려와 낮고 천한 이들과 식탁을 나누셨습니다. 주님은 하늘과 땅의 경계선을 넘어 이 땅에 내려 오셨고 유대인 공동체에 끼지 못하는 이들과 함께 식탁을 나누며 함께 하셨습니다. 예수께서는 바리새인들처럼 말로 사랑한 것이 아니라 직접 사랑하셨습니다.

예수께서 "대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고 하셨는데 한 유명한 신학자는 이 말씀을 설명하기를 길과 진리를 합하면 생명이라고 했습니다. 예수께서는 진리를 말하고 그 길로 가셔서 인류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진리를 외치기는 해도 그 길로는 가지 않기 때문에 생명을 구하지 못하고 온 세상이 갈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합니다. 생명의 기운이 일어나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많은 교회에 유창한 설교와 아름다운 찬양이 있지만 한국에서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가시는 곳마다 가난한 자, 병든 자, 소외된 자에게 생명의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예수께서 계시는 곳마다 은혜의 해가 전파되었습니다. 예수께서 진리대로 그 길을 갔기 때문에 새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우리가 진리를 배운 대로 그 길로 가 생명의 새 역사가 한반도에 나타나 이 땅에 하나님의 평화가 넘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어떻습니까? 말만 신앙인이 아닙니까? 직분만 거창하지 않습니까? 진리를 외면하고 말만 번지르르하지 않습니까? 그 당시 주님께서는 유대인들의 경계선을 넘어 낮고 천한 사람들과 식탁을 나누며 모든 장벽을 허물었습니다. 주님이 체포되어 십자가에 죽으신 것도 이렇게 경계선 밖에 있는 이들을 품어준 것 때문이기도 하였습니다. 이 땅의 갑들은 많은 사람들을 경계선 밖으로 몰아냈으나 우리는 그들을 경계선 안으로 끌어 들여 함께 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이 일을 교회에 맡기셨습니다. 우리는 경계선 밖에 있는 사람들을 끌어 안고 함께 식탁을 나눠 하나님 나라를 이뤄야 합니다. 이 일을 우리가 나서야 하는데 개인은 약합니다. 교회가 나서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해야 합니다. 어떤 이들은 오늘의 교회가 무슨 힘이 있느냐고 한탄할 것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기 때문에 나서기만 하면 하나님이 힘이 되어 주십니다. 이런 교회는 언제나 세상의 희망입니다. 교회가 경계선을 허물기 시작하면 새 생명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 함께 나눔 ]

1, 우리들을 통해서 구원과 생명의 역사가 일어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 경계선 밖에 있는 이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외울 말씀 ]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

온라인이슈팀 newspaper@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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