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죽음 저편의 삶을 이 세상에서 누리는 복되고 아름다운 인생

제16차 호스피스 콘서트 및 제1회 ACC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대회를 마치며

글/ 김장대 목사 (ACC 대표)

호주 호스피스
(Photo : ⓒ ACC)
▲제16차 자원봉사자 콘서트에서 간증하는 Filla

샬롬! 2017년 11월 20일 아침기도를 마치고 콘서트 장비를 차에 싣고 집을 나서려 하는데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제16차 콘서트를 잘 진행할 수 있도록 화창한 날씨를 하나님께 기도 드렸다. Eastwood 교회 사무실에서 암 환우를 위한 중보기도회를 드리는데 11시쯤에 폭우가 솟아졌다. 내심 걱정이 되었지만 호스피스의 총 회장이신 예수님께 다시 간곡히 기도를 드렸다. 봉사자가 손수 마련해 오신 풍성한 음식으로 점심을 나누고 오후 1시쯤 콘서트 장소로 출발하려는데 비는 그쳤고, 구름 사이로 햇빛이 나왔다. 언제 그랬냐는 듯 신선한 바람과 함께 화창한 날씨가 Marsfield에 위치한 Southern Cross 너싱홈을 비춰주었다.

콘서트는 Flute을 시작으로 Duet Saxophone, 그리고 "Nella Fantasia"의 아름다운 음률로 이어지면서 모든 환우와 봉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연이어 천사의 날개 짓 같은 Worship Dance와 함께 예수님을 소개하고, 한국의 전통 부채춤을 출 때 직원들의 Camera shutter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Chroma Harp 연주가 시작되자 환우들은 자신이 즐겨 부르던 음악이 나올 때 함께 부르면서 내적인 치유를 경험했다. Finale로 모든 봉사자들이 나와서 웃음치료를 하고, 홀로 아리랑을 노래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환우 한 분이 마이크를 달라고 하여 드렸더니, "자신이 수많은 콘서트를 이곳에서 보았지만 오늘 같은 콘서트는 처음"이라고 하면서 찬사를 끊질 않았다. Filla는 "Thanks, Thank you very much"를 수없이 반복하였다. 모든 봉사자들이 한 마음으로 "한 영혼이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모습"을 보며 흐뭇해하면서 모두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이제 모든 봉사자들은 오후 4시 30분에 시작되는 제1회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대회를 위하여 Eastwood 본회 사무실 홀로 향했다. 한국 교민단체가 주최한 자원봉사자 대회가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인회의 호주 이민 70여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았으나 가끔 자원봉사교육은 있었지만 자원봉사자 시상을 하는 대회는 없었다. 이번 제1회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대회가 호주 교민단체로서는 최초라는 것을 알고 더욱 준비에 만전을 기하였다. 그래서 주 시드니대한민국 총영사님과 시드니한인회장님을 초청하여 격려사와 축사를 부탁하였고, 한편으로 인생에서 가장 마지막 기로에 서있는, 자신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적이 드문 너싱홈의 중증환우들과 암 환우들에게 다가가서 일 년 동안 모든 사역자가 자비량으로 섬긴 ACC(Australian Association of Cancer Care Incorporated) 호스피스 봉사자들에게 감사하는 자리로 본 대회가 마련되었다. 특히 ACC 호스피스 공동체는 이번 대회를 통해 현재 대부분 이민1세대로 구성된 봉사자를 앞으로 이민1.5세대와 2세대들도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섬기는 정신을 고취시키고, 특히 자원봉사자 시상식과 함께 호주의 다문화 사회에서 시드니 동포사회의 두레 공동체정신을 확산시켜 나가는데 의미를 두었다.

1부는 예배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Andrew Kim 선교사님의 사회로 진행된 예배에서는 본회 대표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최재성 목사님(광염교회)의 성경봉독과 이종권 목사님(동산교회)의 대표기도, 그리고 김범석 목사님(시드니순복음교회)의 은혜롭고 유창한 영어설교와 함께 최상덕 목사님(호주한인교회)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2부에는 자원봉사자대회를 가지면서 ACC 대표의 호스피스활동 소개를 필두로 호스피스자원봉사자 선서를 하고, 주 시드니대한민국 총영사님께서 보내주신 격려사와 함께 특별히 한국 재외동포재단 과장님이 방문하시어 축하해 주었다.

자원봉사자 시상은 비밀리에 대상자를 선정하였기 때문에 각자 맡은 일을 하는 중에 이름이 호명되었다. 심지어 자신이 왜 단상으로 올라가야 하는지조차 의아해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금귀(자연재활치료실 봉사자) 님과 송정희(암 환우와 함께 바닷가 걷기 리더) 님, 두 봉사자는 일하는 손을 멈추고 단상으로 올랐다. 단상에서는 Baptist Care, Shalom Center 대표 원목님이신 Rev. Ross Cochrane이 그 동안 매주 Baptist Care, Macquarie 너싱홈을 방문하여 환우들을 위로하고 기쁨을 나누면서 봉사하신 일들에 감사하여 감사장을 수여하였다. 연이어 Baptist Care 최고경영자(CEO)이신 Mr. Ross Low께서 축하 메시지를 보내 주셨다. Baptist Care는 시드니에서 제일 큰 너싱홈을 운영하고 있는 단체이다. 2017년 5월 14일에 호주호스피스협회(ACC)는 Baptist Care의 CEO이신 Mr. Ross Low와 호주자원봉사재단(Volunteering Australia)의 최고경영자(CEO), Adrienne Picone OAM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Baptist Care는 ACC 호스피스봉사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특별하다.

제3부 순서로 헤세드(Checed: 호스피스의 기원) 힐링 콘서트가 ACC 활동 소개를 필두로 시작되었다. 현재 ACC 호스피스 공동체는 115명의 자원봉사자들이 83명의 암 환우와 17명의 치매 및 중증 환우, 그리고 18명의 남은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며 돕고 있다. 언제나 들어도 아름다운 목소리의 "Nella Fantasia," 그리고 부채춤이 나올 때 모든 참석자들이 박수를 보냈다. 부채춤 봉사자는 대상포진이라는 고통을 겪고 있으면서, 마치 마리아가 옥합을 예수님께 부어드리듯이,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정성을 우리 봉사자들은 뒤늦게 알게 되어 더욱 가슴이 뭉클했다. 하나님께서는 기쁘게 받으셨을 것이다. 자원봉사란 우리가 자신을 위해 쓰고 남는 시간과 물질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을 이웃과 함께 나눔으로써,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하여 자신의 필요한 것을 채워 나가는 역동적인 삶이다.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목적인 사람은 직장을 찾고, 성공이 목적인 사람은 신념을 찾는다. 그러나 행복이 목적인 사람은 사명을 찾는다.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는 사명자로서 죽음 저편의 삶을 이 세상에서 누리는 복되고 아름다운 인생을 영위하고 있다.

연이어 드라마 치료가 시작되었다. 드라마 치료는 자신뿐만 아니라 고통을 당하는 이웃과 함께 "암을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암으로부터 겪는 우울증을 치료함으로써 암을 극복"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그리고 Chroma Harp가 연주되자 참석자들도 함께 노래 부르면서 분위기는 고조되었고, 웃음치료를 통하여 모두가 함께하는 시간이 되었다. 스크린에 비춰진 "홀로 아리랑"의 가사를 참석자 모두가 부르면서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의미를 되새겼다. 마지막 순서로 2017년 한 해를 보내면서 저녁 만찬을 서로 나누면서 다정다감한 만담이 오고 갔다.

이번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대회를 개최하면서 자원봉사란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되다(행 20:35)"라고 하신 말씀을 섬김의 현장에서 체험하는 역동적인 사역임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다가오는 2018년 새해에 ACC 호스피스가 섬기는 모든 환우와 그의 가족, 그리고 호스피스 봉사자와 교민 여러분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드립니다.

대표 김장대 목사

호주호스피스협회(ACC)

(0430 370 191/australianhospice@gmail.com)

(http://www.sydneyhospice@gmail.com[한글], http://www.australianhospice@gmail.com[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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