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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 '인간성 실현'이 '신적'이며 '영적'인 일이다
강호숙 기독인문학연구원 책임연구원(전 총신대 강사)

입력 Nov 29, 2017 10:22 PM KST

최근 개신교의 사회적 신뢰가 급전직하 하고 있다. 개신교의 신뢰 추락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최근 종교인과세 반대나 명성교회 세습 등 쟁점 현안이 불거지면서 신뢰의 위기에 봉착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여성신학자인 강호숙 기독인문학연구원 책임연구원(전 총신대 강사)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기성 교단의 모순을 통렬히 지적하고 나섰다. 강 책임연구원의 양해를 얻어 두 편의 글을 차례로 싣는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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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 지유석 기자)
▲여성 신학자 강호숙 박사.

1. 교회가 덩치만 컸지 사회의 가십거리가 되는 건 '신적'이나 '영적'이라는 '언어 오용' 때문이라고 본다. 신본주의와 '영적'이라는 단어독점은 성직자와 평신도의 경계를 만들었고, 영적이라는 검증도 되지 않는 '신적 놀음'에 빠져 인간성마져 내다 버린 것이다.

2. 기독교는 사람을 귀히 여기는 종교다. 종교개혁의 정신도 르네상스 휴머니즘의 영향을 받아 종교인을 신적계급으로 나눠 교인을 개.돼지로 취급했던 중세의 비인간적인 악행을 뒤집어 인간본연의 존엄과 가치를 되살린 '인간성 회복'이었다고 생각한다.

3. 예수 그리스도는 유대 종교인들이 내세운 인간 혐오, 배제, 차별과 무시를 깨고, 유대사회의 약자들, 천민들, 가난한 자들, 여성들도 공히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인격적 존재로서 대우하셨음을 볼 수 있다.

4. 종교란 조직과 효율성보다는 인간존중과 사랑, 정의와 평화를 가치로 삼을 수 있어야 하리라 본다. 하지만 교회는 조직을 굳건히 세우고자 직분을 만들어 사람을 위아래로 나누고 분리하는 일에 더 신경을 쏟아왔다. 또한, 경제적 효율성을 핑계로 여성 심방전도사를 없애고 그 자리에 남성 부목사들을 세워 여성 권사들을 무보수 수족으로 부리게 되면서, 교회로부터 돌봄(caring)과 인정을 받지 못하는 젊은 20-40대 여성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가게 하였다.

5. 가부장 문화에서도 그리스도 복음은 여성들에게 자유와 평등, 존중과 구원을 선사했는데 오늘날 교회는 왜 여성들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성차별의 아이콘'이 되어버렸는가?

"남편에게 순종하라",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마더 와이즈"만 외치는 남성중심적 교회의 비참한 결과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고스란히 미치게 될 것이다.

6. 코메니우스(J. A. Comenius)는 인간됨을 첫째, 인간은 이성적(理性的) 존재 둘째, 이성적(異性的) 존재 셋째, 책임적 존재라고 하였다. 베드로후서는 "예수의 신기한 능력을 힘입어 신의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게 하신다"고 말씀한다(벧후 1:1-11).

7. 지나친 남성중심의 영성, 목회, 신학, 신앙담론은 비인간성과 비윤리성을 야기한다는 걸 교회사에서나 현재 교회현실에서 적잖이 목도하고 있다.

8. 각자 하나님을 외치면서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했던 사사 시대가 영적으로 어두웠던 이유는 하나님에 대한 헌신과 충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들먹이는 자들이 사람을 존중하지 않았으며, 특히 여성들을 성적으로 수단화하고 함부로 취하면서 억울함을 당한 피해자들을 짓밟으면서 자신들의 욕망을 채웠기 때문이지 싶다.

9. 한국교회가 크고 화려하며 힘과 돈, 권력을 가진 남성들이 좌지우지하는 곳이 돼버린 지금, 기득권 남성들이 하는 짓거리를 보라! '하나님', '십자가'를 들먹이지만, 여성교인을 성추행하고, 종교인과세 반대하고, 학교를 사유화하고, 교회를 세습하고, 학력을 위조하고 부풀려 세계적인 교회의 당회장이 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10. 하지만 99마리를 놔두고 1마리 잃은 양을 찾으러 산울가를 헤매고 다녔으며,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 하신 예수 복음의 진수는 "사람 모두는 귀하다"이며, 예수가 말씀하는 구원은 '하나님 형상에로의 회복' 즉, '인간성 회복'인 것이다.

교회가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할 이유는 예수의 십자가를 빌미로 이 땅에서 군림하고 으스대며 사람을 차별하고 협박하는 날강도의 모습이 아니라, 자기를 비우고 낮아지며 가난하고 상처받고 억울한 자들편에 서는 일이다.

인간성을 잃은 교회는 신적 권위도 잃은 것이어서 세상에서도 아무 쓸 데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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