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임성빈 총장 "성속 분리, 악을 방기하는 무책임한 태도"

미래교회 컨퍼런스 '후기 세속화 시대, 교회와 목회의 과제' 주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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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 김진한 기자)
▲임성빈 총장(장신대)이 25일 서울 신촌 연세 캠퍼스 원두우 신학관 예배실에서 열린 미래교회 컨퍼런스(연세대 신과대/연합신학대학원 공동주최)에서 후기 세속화 시대 교회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 논했다.

"세상은 어차피 희망이 없는 곳이라 믿고,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머물며 세상 살이를 무관심으로 일관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신앙의 태도야말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사회의 속성상, 악을 방기하는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임성빈 총장(장신대)이 25일 서울 신촌 연세 캠퍼스 원두우 신학관 예배실에서 열린 미래교회 컨퍼런스(연세대 신과대/연합신학대학원 공동주최)에서 이 같이 밝히며 후기 세속화 시대 교회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 논했다.

임성빈 총장은 "삶의 자리와 신앙의 자리는 분리될 수 없으며 그 둘은 서로 만나 타자와 사회, 세계에 미칠 수 밖에 없다"면서 라리처니 니버의 '물고기가 몰에서 살 듯이 우리는 역사 안에서 산다'는 말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임성빈 총장은 세속화 시대 사회에서 종교의 영향력이 감소해 결국 종교가 공적인 영역에서 물러나 개인의 영역에 머무른다는, 이른바 사사화(privatization) 과정을 주장한 세속화론을 설명하면서 세속화론 테제에 맞선 후기 세속화 사회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임성빈 총장은 "종교 영향력의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긴 하지만 세속사회의 지형 변화에 주목하면서 정치와 공공 영역에서 종교의 역할이 더욱 긴요해지고 있음을 주장하는 일군의 사회학자들이 등장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버마스를 언급한 임 총장은 "(하버마스가)세속사회의 종교의 역할과 기능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종교가 쇠퇴할 것이라는 세속화론의 테제에 맞서 후기 세속화(post secular society)라는 문명화된 공론장에서 여전히 종교는 사회와 상호 소통을 통해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다고 보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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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 김진한 기자)
▲25일 서울 신촌 연세 캠퍼스 원두우 신학관 예배실에서 미래교회 컨퍼런스가 열렸다. 미래교회 컨퍼런스는 연세대 신과대학과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이 공동 주최하는 연례 행사다.

후기 세속화론의 핵심 주장에 대해서도 부연했다. 임 총장은 "종교가 공적 담화의 자료로서 종교의 적법성에 대한 치열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공동체들의 복지에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다원화 사회 속의 종교는 종교적 소수들과 활약할 공간들이 주어지면서 잘 조직된 종교 공동체가 비신자들이나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총장은 후기 세속화 시대가 "위험한 기회"라며 "교회와 신앙의 개인주의와 개교회주의에 대한 함몰로 인한 위기는 신앙의 사사화 극복을 통한 신앙의 공공성 회복의 기회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하여 임 총장은 세속화 시대 한국교회 과제로 △신학적 토대강화와 신앙의 공공성 및 공공신학의 확립 △교회의 인적, 물적 자원의 전략적 활용을 위한 공공신학적 토대 강화와 실천 강화 △시민사회와의 긴밀한 소통과 연대 등을 꼽았다.

아울러 한국교회의 목회적 과제로는 △관계성에 대한 강조 △진정성과 경험에 대한 강조 △신비성에 대한 강조 △다양성에 대한 강조 △목적지 보다는 여정에 대한 강조 등을 들었다.

임 총장은 끝으로 "교회의 교회다움은 신앙인의 신앙다움에서 출발한다"면서 "개인의 신앙을 사적인 영역에만 적용시키지 않고 공적인 자리에서 책임 있는 실천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진한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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