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명성교회 세습 적법판단에 여진 이어져
총회재판국 집중 성토...."이미 무너졌다"는 지적도 일어

입력 Aug 09, 2018 09:49 A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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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7일 오전 예장통합 총회재판국 모임을 앞두고 장신대 총학생회와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재판국의 신속한 판단을 촉구했다.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이 7일 명성교회 세습에 대해 적법판단을 내리자 이 교단 목회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양상이다. 옥성득 교수(UCLA)가 자진 사의를 밝힌데 이어 높은뜻연합선교회 김동호 목사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선이 일본에 합병 당하여 나라를 잃었듯이 교단이 명성에 눌려 수치를 당하게 됐다"며 총회재판국을 성토했다.

소망교회 김지철 목사도 8일 페이스북에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세습을 비판했다. 김 목사는 공개서한에서 "명성교회 세습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아래는 김 목사의 서한 중 일부다.

"명성교회 세습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그 세습이 결코 아들 목사를 위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중략)

그렇다면 결국은 김삼환 목사님이 단지 자기 보신을 위해 그렇게 집착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김 목사님의 이기적인 탐욕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 아닙니까? 그동안 김 목사님과 명성교회가 총회와 한국교회를 위하여 수고와 헌신을 아끼지 않은 것을 누가 모르겠습니까? 그런데 이제 그것이 다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같은 목회자로서 너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김 목사의 공개서한은 9일 오전 9시 현재 댓글 260회, 공유 1,237회를 기록하며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개혁성향의 목회자 및 성도들, 일반 여론은 명성교회 세습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이들은 한국교회의 '관행' 상 명성교회 세습은 당연한 일이고, 세습 이전에 이미 한국교회는 무너졌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환경운동가이자 저술가로 활동 중인 최병성 목사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명성교회 승계와 관계 없이 한국교회는 이미 무너졌다"고 일갈했다. 최 목사는 명성교회 세습 보다 더 심각한 일들이 많았다고 적었다. 최 목사의 글 중 일부를 인용한다.

"소망교회 김지철목사의 글이 대단한 예언자의 소리처럼 공유되고 있다. 참 웃기는 일이다. 명성교회 승계보다 그동안 한국교회 망치는 사건이 얼마나 많았는가? 그때 김지철 목사는 무얼 하셨는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사업으로 국토를 파괴할 때, 언론을 파괴하고 교육을 망치고, 민주주의를 거꾸로 되돌릴 때 꾸짖음이 아니라 위대한 지도자라 아부하지 않았는가?

명성교회의 승계가 이명박이 교회를 욕보인 거 보다 크단 말인가? (중략) 명성교회 세습 안하면 한국교회가 살아나 빛과 소금이 될까? 무엇이 달라진단 말인가?"

9월 총회, 세습 바로잡을 수 있을까?

이제 공은 오는 9월 열릴 예장통합 총회로 넘어가는 양상이다. 원고인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는 결의무효소송 판결문이 나오면 총회에 재심을 요청할 방침이다. 예장통합목회자연대도 8일 성명을 통해 "9월 총회가 명성교회의 세습과 총회재판국의 판단에 책임을 물러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총회가 재판국 판단을 뒤집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한편 총회재판국원 중 한재엽 목사(장유대성교회), 임채일 목사(한마음교회), 서광종 목사(금옥교회), 조원회 목사(소상교회), 조건호 장로(소망교회), 이의충 장로(광천교회) 등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한 6명은 이번 판결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8일 총회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다른 1명의 재판국원도 곧 사임의사를 밝힐 전망이다.

아래는 통합목회자연대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총회재판국의 명성교회 세습 판결에 부쳐>

1. 대의를 무시한 부끄러운 결정이었습니다
명성교회의 부자세습은 2013년 결정된 세습방지법에 의해서도, 또 본인들이 선언하고 약속한 내용에 따라서도 해서는 안되는 일이었고, 교회와 사회 구성원들 모두에게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이미 98회 총회에서 870대 81의 압도적인 표차로 통합교단의 구성원들이 세습을 금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의 대의를 배신하고 명성교회의 부자세습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총회재판국의 결정은 통합교단의 구성원들을 무시한 처사이며, 참 부끄러운 결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2. 총회재판국은 빌라도의 재판석과 같았습니다
빌라도는 마땅히 예수님이 죄가 없음을 알고 무죄처리해야 했으나, 그가 속한 자리와 그의 마음 가운데 있는 탐욕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는 결정을 하였습니다. 그로인해 그는 그 이후로부터 지금까지 또 앞으로도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박은 결정을 한 당사자로 기억될 것입니다. 명성교회 세습에 대한 총회재판국의 8:7의 결정은 빌라도의 재판처럼, 우리 신앙역사에 두고 두고 기억될 것이며, 오직 공의로 판결해야 하는 책무를 제대로 감당했는지 하나님 앞에 서서 해명해야 할 것입니다.

3. 하나님께 좋게하랴? 사람에게 좋게하랴?
사도들은 늘 자신들이 사람들을 더 의식하여 하나님의 뜻을 어기게 될까 두려워하였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에게 좋게 하랴' 되 물었고 결심하여 늘 하나님의 임재 앞에서 경외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오늘의 재판은 사도들의 그 두려운 질문 앞에 과연 당당한 판결이었는지를 되 물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그토록 원하시는 공의보다, 사람을 더 신경 쓰고, 사람을 좋게 하는 판결은 아니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야 합니다.

4. 이제 세습을 해도 됩니까?
명성교회의 세습을 용인한 재판부에 묻습니다. 그러면 이제 은퇴한 후에 세습하는 모든 교회는 당당하게 세습하면 되는 됩니까? 은퇴하면서 동시에 하지만 않으면 합법적인 세습으로 ‘하나님께서 열어주시는 길'이고 은혜가 되는 것입니까? 그것이 우리 통합교단 총대들이 세습방지법을 만든 목적에 맞습니까?

5. 총대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오는 9월 총회에서 이 일을 바로잡아 주십시오. 우리는 우리 통합교단이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오직 주님의 나라를 위해 몸 바쳐 헌신했던 우리 선배들의 믿음과 정신이 아직 우리 가운데 남아 있다고 믿습니다.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당당하게 선포할 수 있는 우리 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총회에서 명성교회의 세습과, 총회재판국의 판단에 책임을 물어 주십시오. 세상에서 비난받고 그리스도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교단으로 남지 않도록 바로 잡아 주십시오. 우리는 우리 교단 스스로가 이 일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2018.8.8 통합목회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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