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기장 목회자 성범죄로 실형 받자 총회 술렁

기장 총회 즉각 유감 표명....교역자 "교회, 노회 모두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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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기장 총회 소속 목회자가 성범죄로 실형을 선고 받자 총회 안에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목회자 성범죄는 교단을 막론하고 횡행하는 양상이다. 진보 성향의 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장 윤세관)도 예외는 아니다. 기장 소속 박아무개 목사는 22일 강간미수 혐의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1부로부터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함께 선고했다. 이에 앞서 기장 총회는 지난 2016년엔 중국동포교회 김해성 목사의 성추문으로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

기장 총회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피해자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기장 총회는 이재천 총무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교단적으로 이러한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하여 충격과 부끄러움을 금할 길 없다"며 이 같이 전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법과 제도, 교육과 피해자 지원체계들을 면밀하게 검토하여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같은 입장 표명에도 파장은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성정의실현을 위한 기장 교역자모임'(아래 교역자모임)은 23일 성명을 내고 기장의 각성과 개혁을 촉구했다. 교역자모임은 가해자 박 목사가 "선고를 받는 순간까지, 명백한 증거와 증언 앞에서도, 사과와 반성은커녕 범죄행위를 부인하며 오히려 피해자에게 무고 혐의를 씌워 맞고소한 바 있다"라면서 "결국 피해자는 사건에 대한 심리적 충격이 가시지도 않은 채, 현재 사건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2차 가해에 또 다시 직면에 있는 상황"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기장 총회를 향해 "간단한 입장표명을 하였을 뿐 교회와 노회 어느 쪽에서도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다. 가해자와 해당교회, 노회, 그리고 기장총회는 충격에 휩싸여 있을 피해자에게 그리고 교회의 신뢰를 무너뜨린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사회 앞에 사과하여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교역자모임은 또 다음 달 제주에서 열리는 제103회 총회에서 "교단의 성 관련 정책 연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긴급 결의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아래는 교역자모임이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서울동노회 박oo 목사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성명서]
한국기독교장로회는 각성하라!

우리(성정의실현을위한기장교역자모임)는 본 사건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한국기독교장로회의(이하 기장) 자성과 개혁을 강력히 촉구한다.

지난 22일 기장 서울동노회 소속 박 모 목사는 강간미수 혐의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로부터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의 한 교회 담임목사인 그는 지난해 피해자 집에 찾아가 성폭행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가해자는 선고를 받는 순간까지, 명백한 증거와 증언 앞에서도, 사과와 반성은커녕 범죄행위를 부인하며 오히려 피해자에게 무고 혐의를 씌워 맞고소한 바 있다. 결국 피해자는 사건에 대한 심리적 충격이 가시지도 않은 채, 현재 사건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2차 가해에 또 다시 직면에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에서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바로 ‘가해자는 반드시 처벌 받아야 하며 피해자는 마땅히 사과 받아야 한다.'라는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현재 교단에선 간단한 입장표명을 하였을 뿐 교회와 노회 어느 쪽에서도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다. 가해자와 해당교회, 노회, 그리고 기장총회는 충격에 휩싸여 있을 피해자에게 그리고 교회의 신뢰를 무너뜨린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사회 앞에 사과하여야 할 것이다.

성폭력 사건의 이면에는 성차별과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탕으로 한 가부장적 구조와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바로 인식하여야 한다. 이번 사건을 통해 기장은 지금껏 감추기에 급급했던 교회 내 성폭력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정의롭게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기장이 지나온 숭고한 역사와 정신 그리고 선배들의 피땀 앞에 부끄럽지 않기를 바란다. 오늘의 역사 한 가운데서 교회의 예언자적 소명을 다하며 한국교회와 사회를 위한 바른 이정표를 제시하기를 바란다.

우리의 요구는 다음과 같다.
1. 가해자와 해당교회·노회는 2차 가해를 멈추고 피해자에게 즉각 사과하라!
2. 해당노회는 사건의 가해자를 정의롭고 엄중하게 처벌하라!
3. 기장 총회는 목회자 성교육을 위한 실질적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라!
4. 103회 총회에서 교단의 성 관련 정책 연구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긴급 결의하라!

우리는 더 이상 기장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하며 한국교회와 사회의 성정의를 위하여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다.

2018년 8월 23일
성정의실현을위한기장교역자모임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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