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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유서 폭로로 드러난 한국교회 성범죄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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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pixabay)
▲한 신학생이 교회 부목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교회에 유서를 남긴 채 교회 옥상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 신학생은 자신이 18세 미성년자 시절 부목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한 신학생이 교회 부목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교회에 유서를 남긴 채 서대문구 G교회 옥상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 신학생은 자신이 18세 미성년자 시절 부목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교회에 남긴 A4 1장 분량의 유서에 이 신학생은 다니던 교회 부목사로부터 18세인 미성년자 때부터 최근까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으며 "3년 동안 우울증으로 약을 먹고 있어 몸과 정신이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신학생이 교회 유서에 남긴 내용을 토대로 성범죄 사실이 있었는지 내사에 착수했으며 부목사는 "합의된 관계"라며 성범죄 사실을 부인하는 한편 교회에는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최근 시대를 선도하는 역할을 해온 진보 교단 기장 총회에서도 성범죄 사건이 발생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성향을 떠나 목회자라는 직업이 성범죄가 잦은 직군임을 확인해 준 사건이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동노회 소속 박 모 목사가 22일 강간미수 혐의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1부로부터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함께 선고했다. 이에 앞서 기장 총회는 지난 2016년엔 중국동포교회 김해성 목사의 성추문으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기장 총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충격과 부끄러움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피해자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으나 파장은 가라앉지 앟고 급기야 23일 '성정의실현을 위한 기장 교역자모임'이 성명을 내고 기장의 각성과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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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기장 총회 소속 목회자가 성범죄로 실형을 선고 받자 총회 안에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들 성범죄에 연루된 목회자들은 하나 같이 자신의 행위를 반성하기 보다 범죄사실을 부인하며 자기 합리화를 시도했다. 교회 유서 폭로로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부목사는 "합의된 관계"였다며 성범죄 사실을 부인했고 기장 총회 서울동노회 소속 박 목사는 조카인 피해자에게 무고 혐의를 씌워 맞고소해 2차 피해를 유발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모 교단의 경우 성폭력 혐의로 비난을 받고 있는 목회자가 감독 선거에 입후보를 준비하는 한편 성폭력 피해자에 대해서는 음해 및 비방 등 교회 내 2차 가해를 준 사례도 나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여성위원회(위원장 인금란 목사, 이하 여성위)는24일 열린 '교회 성폭력 근절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목회자 성범죄 실태와 대응 방안을 발표했고 성범죄 대책 마련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성위는 이미 지난 1999년 기독교 여성단체들과 공동으로 교회 내 성폭력 근절을 위한 건의문을 발표한 바 있다.

건의문에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규정 마련, 피해자의 권익을 옹호하는 교회법의 제정, 성폭력예방 지침서의 제작 및 교육, 성 문제와 관련된 교단 내 자체 정화기구의 설치 및 운영, 교회 내 성폭력의 진상 규명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에 새로 건의될 내용도 이에 기초할 것으로 보인다.

건의문이 발표된 지 20여 년이 지난 현재, 대책 마련을 위한 모임이 초교단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목회자 성범죄가 근절되지 않는 데에는 남성 목회자들의 성에 대한 인식 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대다수 교단의 교회가 남성 목회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러한 교회에서 여성의 역할과 지위가 비대칭적으로 억눌려 왔다는 지적이다. 성범죄 근절을 위해 남성 목회자의 양성 평등 의식 함양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지수 newspaper@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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