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기자수첩] 예장통합 제103회 총회 유감
임보라 목사 이단성 지적·신학대 향한 사상검증....아직 갈 길 멀어

입력 Sep 17, 2018 06:45 PM KST

prok

(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예장통합 총회

지난 주 막을 내린 예장통합 제103회 총회는 명성교회 세습 논란으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세간의 관심은 과연 총회가 명성교회 세습을 받아들일지 여부에 쏠렸다. 다행히 총회는 헌법개정안 수정안을 부결시켰고, 재판국원 전원을 교체했으며, 명성교회 세습을 재심하기로 결정했다. 세습을 기정사실화하려던 명성교회로서는 머쓱해질 수밖엔 없다. 예장통합 총회에 그나마 희망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세습 논란에 가려진 몇몇 헌의안들은 전혀 다른 방향을 가르키고 있다.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의 이단시비가 대표적이다. 임 목사 이단시비는 2017년 7월 한 번 불거진바 있다. 예장합동이 먼저 총대를 멨고, 예장통합 등 7개 교단이 합세했다. 이들 8개 교단 이단대책위는 의견서를 보내 임 목사의 이단성을 지적했다. 그런데 8개 교단 이대위 보고서나 예장통합 이대위 보고서나 별반 내용이 달라 보이지 않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를 아래 인용한다.

"임보라 목사는 동성 가족을 사회적 약자로 정의하여 정상적인 가정과 똑같은 권리를 보장 받아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동성애와 동성 결혼의 합법화를 주장하고 있다."

- 8개 교단 이대위 보고서

"동성애 등 성경의 가르침에 반하는 이들을 용인하는 것을 넘어, 부당하게 억압·고통당하는 자이므로 해방해야 한다며 피해자로서의 모습만 강조하고, '성소수자', '소외된 이웃'이란 개념으로 동성애를 계속 옹호·조장하는 것은 비성경적이며 따라서 이단성이 매우 높다."

- 예장통합 이대위 보고서

임 목사의 이단시비 이후 1년이 지났다. 지난 해 수많은 교계매체와 일반 언론들이 임 목사 이단시비를 다뤘고, 8개 교단 이대위의 보고서가 문제투성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적어도 1년이 지난 시점이고, 굳이 교단 차원에서 이단성이 있다고 단정지으려면 보다 진전된 내용이 나와야 한다. 그러나 예장통합 이대위 보고서나 지난 해 나온 문제 투성이의 의견서와 차별점이 없다.

장신대학교의 무지개 퍼포먼스 참여 학생에 대한 징계 역시 같은 맥락이다. 장신대는 신학교육부에 이 같은 조치를 보고하면서 "장신공동체(총장, 교수, 학생)는 동성애를 옹호하거나 지지하지 않고 반대함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장통합 신학교육부는 화답이라도 하듯 "장신대 경과보고를 적극 지지하며 장신대와 총회는 동성애를 지지하거나 옹호하지 않고 제102회 총회 결의를 그대로 시행할 것을 천명한다"고 적시했다.

총회장에서는 더욱 수위 높은 발언이 불거졌다. 총회 세째날인 12일 신학교육부 보고에서 나온 여수교회 고만호 목사의 말을 들어보자.

"지금 저 신학교육부 보고 이 내용에도 신학교에 관한 동성애 교육에 관한 문제들이 몇 번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물론 시대적인 여러 가지 세속화의 물결의 영향도 있지만은 신학교의 신학정체성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신학교 총장님들이 과연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성향을 갖고 계시는지 우리 총대들이 우리 모든 교단 교회들이 안심할 수 있는 확실한 표명이 필요하다 그렇게 사료가 됩니다."

"다른 총장님들도 이 문제가 사회적으로 복잡하고 교회 안에 우려가 많은 데 이왕 나오셨으니까 호신대 총장님도, 대전신대 총장님도, 서울장신대 총장님도, 한 번 '성소수자 인정을 하십니까' 여기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습니다' 말 한 마디씩 했으면 좋겠어요."

고 목사의 발언에 현장에 모여 있던 총대의원들은 박수로 "허락이요"라고 외쳤다. 성소수자는 한국은 물론 전세계 교회에 심각한 고민을 던지는 의제인 동시에, 교단에 따라 온도차가 심한 의제이기도 하다.

이 지점에서 임보라 목사가 속한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교회와 사회위원회(위원장 최형묵 목사)와 양성평등위원회가 13일 낸 규탄성명 중 한 대목을 인용하고자 한다. 이 대목은 예장통합은 물론 성소수자 의제를 금기시하는 보수 교단에 던지는 함의가 적지 않다.

"또한, 우리는 이번 임보라 목사에 대한 이단 지정의 빌미가 된 성소수자를 위한 목회활동이 일방적으로 매도되지 않기를 바란다. 한국교회 안에 성소수자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며, 그 다양한 의견들이 교회를 보호 하고자 하는 충정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떤 입장을 취하든 소수자들의 고통을 헤아리고 목회적 돌봄이라는 사랑의 자세를 우선하는 것이 교회의 도리이다.

세계의 유수한 교회들이 이 문제로 진통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여러 의견을 경청하는 까닭을 깊이 헤아려야 한다. 단순히 정죄해버리면 그만인 사안이 아니기에 기도에 기도를 더하고, 숙의에 숙의를 더하며 오늘의 교회가 정면으로 다뤄야 할 과제로 삼고 있는 것이다. 오늘 성소 수자의 문제는 세계의 모든 교회가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는 에큐메니칼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그 상황을 유의하여야 한다."

세습 제동 걸었다고 깨어 있지는 않아

위 성명의 지적대로 한국교회는 물론 적어도 신학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기관이라면 이 문제에 사려 깊게 접근 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나 총회장에서 목사가 신학교를 향해 어떤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의사결정권자들이 박수로 화답하는 광경은 이 교단의 인식 수준마저 의심스럽게 한다.

명성교회 세습에 제동을 걸었다고 이 교단이 공교회로서 제자리를 찾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명성교회 세습이 교단 내 곪을 대로 곪은 적폐들과 저급한 신학수준을 가리는 명분으로 유용하게 사용됐다는 게 보다 더 사실에 부합할 것이다.

예장통합이 어서 제 자리를 찾기 바란다. 물론 이렇게 질타한다고 제 자리를 찾을 '족속'들이 아니지만 말이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시론] ‘크리스찬’(?) 고위 공직자의 비리

고위공직자들 중에 개신교 교회에 다니는 분들이 꽤 많다. 이명박 '장로' 대통령 집권 당시엔 아예 소망교회 인맥들이 정부요직을 차지하기도 했었다. 부디 이 분들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