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최초 기독교 선교사 유진 벨의 외증손자 인요한 박사가 '대화의 희열'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과거 지리산 선교 유적지를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도 새삼 회자되고 있다.
당시 인요한 박사는 한 기독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리산 선교 유적지 문화재 지정과 관련해 "문화재로 지정됐어도 벌써 됐어야 했다"면서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항상 외국 것, 남들 것 부러워하지 말고 우리 것 귀한 줄 알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인요한 박사는 특히 "한국교회들이 조금만 힘을 합쳤어도 지리산 기독교 유적지가 이렇게까지 방치되진 않았을 것"이라며 "무슨 파가 그리도 많은지, 다들 내 교회, 내 교인에만 신경 썼지 이런 선조들의 문화유산에 관심이나 있었는가"라고 쏘아 붙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인요한 박사는 "지금 왕시루봉에 있는 수양관은 지금도 얼마든지 선교사들의 안식처로 쓰여질 수 있다"며 "한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교사들의 얼이 스며있는 곳을 이대로 버려둬선 안된다"고 호소했다.
당시 인요한 박사의 호소에 발맞추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유적지 일대 10만 평을 문화재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신청하기도 했었다.
인요한 박사 등은 전라의 기독교 역사는 한국의 기독교 역사로, 이러한 유적을 문화재와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우리나라와 세계 기독인의 성지로 인정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유적지를 복원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남도청에 꾸준히 제기해 왔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문화재 지정 등의 보존가치가 없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풀장 등이 딸린 별장의 모습에 지리산 선교 유적지가 종교시설이라기보다 주민들의 인권을 무시한 호화 별장단지 성격이 농후하다는 입장이었다.
한편 인요한 박사는 '대화의 희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것에 대해서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당시 새누리당에서 찾아왔다. 난 당에는 가입 안 한다고 했다. 당시 그쪽에서 동서화합, 다문화 가정, 남북 관계를 도와달라고 하더라. 보수야말로 북한에 대해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금도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욕하는 사람도 있다"며 "보건에는 좌도 우도 없다"고 덧붙였다.
인요한 박사는 현재 부인 이지나씨와 함께 이중국적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요한 박사는 출생 당시에는 미국 국적이었으나 대한민국 사회에 끼친 공로(한국형 구급차 앰뷸런스 개발 등)를 인정받아 '특별귀화'하여 한국 국적과 미국 국적을 모두 가진 복수국적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