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목회자 성범죄 불륜인가? 현행법상 처벌 가능한가?

입력 Oct 12, 2018 01:37 PM KST
kiang
(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기장 총회 서울동노회 소속 박아무개 목사가 성범죄로 실형을 받자 기장 여교역자들은 지난 8월 27일 오후 기장 총회가 있는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1일 서대문 이제홀에서 피해자지원네트워크가 주관하는 '목회자의 성문제, 불륜인가? 성범죄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차미경 한국여성변호사회 변호사 겸 피해자지원네트워크자문위원은 한 대형교회 부목사와 여성도 간에 발생한 사건을 들어 현행법상 형사소송에서는 처벌을 얻어내기가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법 체계가 교회 내 성폭력 문제에 있어서 여성이 구제 받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는 설명이었다.

먼저 차미경 변호사는 목사가 종교적 권위와 신도의 신뢰를 이용해 여성 신도와 간음하는 형태의 위력 관계"라며 "부적절한 관계를 부담스러워 하는 여성 신도에게 이혼 할 것처럼 속이고, 목사직을 그만 둘 것처럼 하여 관계를 이어간 목사의 기만적 태도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차 변호사는 대형교회 윤수하(가명)씨 피해 사건에 대해 "목회자가 기혼남이었음에도 미혼이라고 속였고, 이는 혼인빙자 간음죄 구속 요건에 해당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 혼인빙자간음죄는 헌재에 의해 위헌 판결났다"고 전했다.

차 변호사는 이어 "현재 형법은 사회 모든 비도덕, 비행 중 최소 사항만을 형벌로 규정 한다"며 "하여 혼인빙자간음죄로 사인 간 관계를 개입해 처벌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헌재 입장"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차 변호사는 "제정될 당시 여성의 위치가 약해서 의미는 있었겠지만, 양성평등을 활발히 주장하는 시점에 혼인빙자간음죄는 시대 분위기에 맞지 않아 위헌 판결이 났다"고 덧붙였다.

다만 차 변호사는 윤씨 사건에 대해 "불법성이 명백하며, 현재 법체계 안에서 허락된 민사 소송으로 승소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금 가해 목회자의 위치도 특정이 안 돼 실제 소송 진행에는 문제가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형법 체계로 목사와 신도 간 관계가 피 감독자의 위계, 위력에 의한 간음 해당된다는 판례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신도의 물적 기반이 목사와의 관계에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기에 법원은 목사와 신도 간 관계는 위력이 발생될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kiang
(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기장 총회 서울동노회 소속 박아무개 목사가 성범죄로 실형을 받자 기장 여교역자들은 지난 8월 27일 오후 기장 총회가 있는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마지막으로 차 변호사는 해당 대형교회의 대처를 지적했다. 그는 "피해자 여성을 적극 생각하고 살펴 피해자에 대한 조처를 적극 이행하고 피해자와 충분히 소통했어야 한다"며 "그러나 A교회는 B 목사를 파면으로 단번에 사건을 일단락 시켰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그는 "B 목사 파면은 어찌 보면 잘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처리 과정은 매우 아쉬웠다"고 꼬집었다.

덧붙여, 그는 "이런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합리적 대처를 놓고 공동체 전체가 함께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는 교회는 거의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사건 처리를 놓고 형사 고소를 할 것인지 공동체 내부 규율로 처리 할 것인지, 피해자의 얘기를 충분히 듣고 그 과정을 지원해야 하는데 피해자 의사를 배제한 것은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그는 "현재 기독교여성상담소가 만든 '피해자 대처 매뉴얼'을 적극 한국 교회에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했으며 "1차 피해를 해결하기 위한 법제도 정비가 상당 수준 이루어졌지만, 2차 피해를 예방하거나 피해를 구제하는 것은 매우 미흡하다"고 역설했다.

또 다른 발제자 기독교여성상담소 채수지 소장은 "목회자의 성문제는 '불륜' 또는 '화간'이라는 말로 알려져 목사 개인의 문제인 것처럼 포장된다"면서 "그러나 목사의 불륜이나 사기, 간음으로 협소화 되는 목회자 성문제는 교회 성폭력이다"고 분명히 했다.

채 소장은 특히 "(교회 내)그루밍 성폭력이 불륜으로 프레임화되고 있다"면서 종교 권력 관계 구조가 피해자를 세뇌하고 길들이는 과정, 즉 '가스라이팅'이 뿌리를 내리고 자라날 환경을 조성하고 있음을 알렸다. 가스라이팅이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당사자가 스스로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뜻한다.

채 소장은 그러면서 "성평등이 우리 사회의 보편 문화가 돼 성범죄가 그에 상응하는 정당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면 가부장제의 남성 폭력은 중단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한편으로 성범죄 당사자와 교회 및 교단에는 "진정한 죄의식을 느끼고 피해자와 한국교회 앞에서 죄책 고백과 회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이날 발제자로 김선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상임대표, 김영란 나무여성인권상담소장이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는 상담, 소송 등으로 피해 여성의 2차 피해를 막는 기독교위드유센터가 후원했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시론] ‘크리스찬’(?) 고위 공직자의 비리

고위공직자들 중에 개신교 교회에 다니는 분들이 꽤 많다. 이명박 '장로' 대통령 집권 당시엔 아예 소망교회 인맥들이 정부요직을 차지하기도 했었다. 부디 이 분들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