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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나라이게 하소서"
6일 명동 향린교회, 고 김용균 추모기도회 열어

입력 Feb 07, 2019 03:35 PM KST
labour
(Photo : ⓒ 사진=지유석 기자)
충남 서부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영결식이 오는 9일 열린다.

당정이 5일 태안서부발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사망사고 관련 후속대책을 내놓자 유가족은 장례절차에 들어갔다. 고 김 씨의 영결식은 오는 9일 정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치러진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에 속한 서울 명동 향린교회(담임목사 김희헌)는 설연휴 마지막날인 6일 오후 고 김 씨의 빈소가 있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비정규직 철폐, 위험의 외주화 중단 추모기도회'를 열었다. 추모기도회에 참여한 한 신도는 "산업이 믿는 효율은 약자에게서 쥐어짜내는 불의한 이익이며 미신"이라면서 "안전을 돈과 바꾸는 사회에선 어떤 시민도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고 기도했다.

해당 성도의 양해를 얻어 기도문 전문을 싣는다.

노동자로 오신 예수님.

설날에 유가족과 서부발전이 합의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진상을 조사하고 책임을 묻게 되어서 기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와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로 합의했다니 다행입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내가 안전한 곳에서 기도할 때 김용균은 무시무시한 기계 앞으로 불려갔을 테니까요.

아픕니다. 우리가 넉넉하게 명절음식 먹을 때 하청 설비노동자는 컵라면 먹을 시간에도 쫓겼을 테니까요. 김용균에 잇따른 또 다른 노동자들의 산업재해 소식은 우리를 다시금 멍들게 합니다. 안전의 약속은 사후가 아니라 사전에 지켜졌어야 했습니다.

하느님 간구합니다.

이제는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너무나 당연한 권리가 보장되는 나라이게 하소서.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자본과 기업은 이 땅에 설 수 없게 해주세요.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목숨을 걸어야하는 긴급함은 없어야 한다고,
조금 천천히 가도, 조금은 불편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시민사회이게 하소서.

하느님 알게 되었습니다.

노동자가 그저 부품이라면 이웃으로 살아가는 우리 또한 위협 받는다는 원리를요.
바꾸려면 기업이 상시적 업무를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채용해야만 한다는 원칙을요.
산업이 믿는 효율은 약자에게서 쥐어짜내는 불의한 이익이며 미신이었습니다.
안전을 돈과 바꾸는 사회에선 어떤 시민도 보호받지 못할 것입니다.

하느님 당신은 알고 계십니다.

우리 곁에서 서성였을 싸늘한 몸과, 그 곁을 지키며 싸운 어미의 마음을.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떡국 한 그릇 또 한 그릇 해치웠을 아들.
그 어머니는 아들을 빛과 같다고 했습니다. 세상을 밝혀주어 고맙습니다.

김용균님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쉴 수 있기를
노동자로 와서 빛으로 살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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