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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뒤끝] '원칙' 보다 '정치' 택한 예장통합 총회
총회 임원회, 12일 동남노회 사고노회 지정....비판 불가피할 듯

입력 Mar 12, 2019 10:03 P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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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예장통합 총회

예장통합 총회가 12일 명성교회가 속한 서울 동남노회를 사고노회로 지정했다. 총회 서기인 김의식 목사는 "치리회 치리 권한 헌법 정치 33조 교회 및 노회 수습에 의거 귀 서울동남노회를 사고노회로 규정하며 노회 직무를 포함한 그 기능을 정지한다"고 선언했다.

의외의 반전이다. 남삼욱 목사가 8일 자신이 낸 '제75회 노회 임원선거 무효(당선) 소송'을 전격 취하하면서 동남노회 정상화를 향한 돌파구가 열리는 듯 했다. 동남노회 새 임원진도 11일 "총회재판국에 소 제기를 통해 신임원회의 법적 정당성에 대하여 다투던 자가 그 소를 취하하 였다는 것은 더 이상 신임원회에 대한 법적 정당성을 다투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총회는 이 같은 기대를 완전히 꺾어 버렸다.

김의식 목사는 "지난번 선출 과정에서 위법성이 발견되어서 거기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는 분들이 계시고 그러기에 혼란이 와서 그것이 노회가 어려웠다는 판단이 들어서 사고노회로 규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수원 목사가 노회장으로 선임되는 과정이 매끄럽지는 않았다. 그러나 선출과정에서 위법성이 발견됐다는 총회 임원의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당시 현장을 어지럽힌 장본인은 명성교회 쪽 장로들과 명성교회에 우호적인 노회원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동남노회 전 재판국장 남삼욱 목사는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더구나 남 목사는 임원선거 무효 소송을 낸 원고다. 그러나 남 목사는 총회 임원회 직전 소를 취하했다. 한편 최관섭 목사 등이 사회 법원에 낸 ‘총회 판결에 대한 효력정지 등 가처분 신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런데 남 목사는 소를 취하하면서 "이미 (동남노회를) 사고노회로 결의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의식 목사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언론에 흘렸다. 동남노회 새임원진은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는 재판 결과를 미리 알고 있거나 총회재판국과 모종의 합의를 거쳤다는 뜻으로 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총회의 사고노회 지정 결정은 새임원진의 심증이 사실일 수도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이번 총회 결정은 최악이라는 비판을 피할 길 없어 보인다. 총회재판국은 김수원 목사의 노회장 승계가 정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총회는 사고노회로 지정해 총회 관리체제에 뒀다. 이에 대해 김의식 목사는 "그 판결에 대해서 판결을 어떻게 실현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서는 수습전권위원회에서 같이 판단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사회 법원의 경우 판결이 확정되면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대법원 판단이 확정되어서 무슨 위원회에서 실현하는 경우는 없다. 교회 법정이라고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법원 판단 실행을 위해 수습전권위가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

더욱 최악인 이유는, 동남노회 새 임원진은 2년 넘는 시간 동안 교단 법 안에서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교회 분쟁이 사회 법정으로 무대를 옮겨 공방을 벌이는 모습은 이제 흔하다. 동남노회 새임원진 안에서도 사회법정에 호소하자는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노회장은 김수원 목사를 비롯한 새임원진은 이 같은 목소리와 조심스럽게 거리를 둬왔다.

총회는 동남노회를 사고노회로 지정해 교단 법 안에서 문제를 풀어보려는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동남노회 지도부 구성을 둘러싼 갈등의 뿌리는 명성교회 세습이다. 총회의 시선에서 세계 최대 장로교단 교회인 명성교회를 쉽게 놓아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교단 마다 법이 있고, 교단 법이 세습을 금지하고 있다면 이에 따르는 게 순리다.

생각해 보라. 예수의 복음을 떠나 총회법이 있고, 총회 결의가 엄연히 존재 함에도 총회 스스로 법과 결의를 무시하고 명성교회 눈치를 본다면, 세상이 총회를 어떻게 보겠는가?

예장통합 목회자 연대에서 활동하는 한 목회자는 사고노회 지정 후 "목회자 직을 그만두고 싶다"는 심경을 전해왔다. 예장통합 총회는 이 목회자의 한탄에 책임 있는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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