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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뒤끝] 폭주하는 보수 야당 원내대표의 '입'
나경원 원내대표, 강한 수위 발언으로 논란....개신교계 사정도 다르지 않아

입력 Mar 15, 2019 03:00 P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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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출처 = 오마이뉴스 )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강력 반발했고, 청와대도 유감을 표시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입'이 폭주하고 있다. 먼저 12일 국회 원내 교섭단체 연설에서 나 원내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습니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14일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 원내대표는 해방 후 국권 강탈에 적극 협력했거나 일제 치하의 독립운동가 등을 박해한 자 등을 처벌하기 위한 목적에서 꾸린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아래 반민특위)를 직접 거론했다. 나 원내대표의 말은 이랬다.

"해방 뒤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분열했다."

두 발언 모두 실로 원색적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빗댄 발언은 제1야당 원내대표 연설이라고 하기엔 의심스러운 수준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를 향한 거침없는 독설과 야유는 새삼스럽지 않다. 매주 주말 도심 곳곳에서 열리는 극우세력의 '태극기 집회'를 가보라. 나 원내대표 보다 훨씬 더 강한 수위의 발언이 쏟아져 나오다시피 한다. 태극기 집회에서 난무하는 독설에 비하면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양호한 수준이다. 한편 '반민특위' 관련 발언은 나 원내대표의 역사인식을 드러내는 대목으로 의미가 없지는 않다.

관용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있다  

그럼에도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극악무도하기 이를 데 없다. 미국의 교육지도자이자 사회운동가 파커 J. 파머는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에서 정치를 "공동체를 창조하기 위한 오래되고 고귀한 노력"이라고 규정했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나라 안팎의 비판과 냉소를 무릅쓰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 불거진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은 현 정부의 노력을 모독할 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파괴하는 망발이다. (이와 관련,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더욱 심각한 점은, 거리에 떠돌던 극우 세력의 혐오 발언을 국회로 끌어 들인데 있다. 이는 지만원 류의 '5.18 북한군 개입설'을 국회로 끌어들인 김순례·김진태·이종명 의원 등 이른바 자유한국당 '5.18망언 3인방'에 못지않은 행태다.

국회의원은 면책특권을 갖는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법적인 영역에 국한된 문제이지 정치인으로서, 더구나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도덕적·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말은 아니다.

'반민특위가 국민을 분열시켰다'는 발언 속에 드러난 나 원내대표의 역사 인식은 오늘에 살아 숨쉰다.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규명 목소리가 날로 높아졌을 때, 당시 정부 여당이자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과 보수 진영은 이 같은 목소리가 국론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맞받아 쳤다.

결국 최근 잇달아 불거진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정치인으로서 무책임과 빈약한 역사인식을 동시에 드러내는 셈이다.

'관용'을 뜻하는 프랑스어 '똘레랑스'는 그 어떤 말과 행동에 무한하게 관대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앵똘레랑스'(불관용)를 전제한 개념이다. 무슨 말이냐면, 관용에도 상한선이 있다는 말이다. 이를 테면 반유대주의·신나치 등 사회적 합의를 흔드는 주장이나 주의를 단호히 거부한다는 의미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우리 사회 공동체가 관용해야 할 한계를 넘어섰다. 앞서 극우논객 지만원을 끌어들인 망언 3인방도 마찬가지다.

개신교계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다. 보수 개신교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새 대표회장에 오른 전광훈 목사는 연일 발언수위를 높이고 있으니 말이다. 보수 제1야당과 보수 개신교계가 극우로 폭주하고 있다는 점은 묘한 우연의 일치다.

그러나, 저간의 사정을 떠나 더 이상 이런 폭주를 좌시해서는 안 된다. 우리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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