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NCCK, "강제수사권 가진 특별수사단 설치해야"

16일 세월호 5주기 성명 발표....진상규명 연대 의지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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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416광장에선 '세월호참사 전면 재조사·재수사 촉구 국민대회'가 열렸다.

올해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이한다. 이에 발맞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는 "세월호 참사 5주기, 이제는 진실을 밝혀야 할 때"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일부 보수 개신교계는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막말을 해 사회적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이에 NCCK는 이번 성명에서 "일부 신앙인들이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해 막말을 쏟아낸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한다. 치유할 수 없을 만큼 깊은 상처를 입은 이들과 함께 울며 사랑으로 품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손가락질하며 다 잊고 조용히 살아가라고 강요했던 무지와 폭력을 부디 용서해 주시기 바란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조사와 고발만 가능한 특조위로는 한계가 있음이 이미 만천하에 드러났다"면서 "강제수사 권한을 지닌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을 설치하여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전면 재수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세월호참사 유가족과 생존자, 생존자가족으로 구성된 '(사)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는 특별수사단 설치를 촉구하는 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렸다. 해당 청원은 16일 오후 3시 기준 177,242명이 참여했다. 청원 참여자가 20만 명이 넘었을 경우 정부, 청와대 관계자가 답변해야 한다.

NCCK는 끝으로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는 그 길에서 끝까지 유가족들과 함께 할 것이며, 그 기억의 유산이 이 땅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견고한 토대요 이정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래는 성명 전문이다.

< 아  래 >

세월호 참사 5주기, 이제는 진실을 밝혀야 할 때

믿고 싶지 않았던 그날의 참사가 있은 지 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난 5년간 견딜 수 없는 고통과 분노 속에 울부짖으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 오신 세월호 가족들과 종교·시민사회단체에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이 함께 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광화문 광장 한 켠에 세워졌던 세월호 천막 대신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개관되었지만 참사의 아픔은 여전히 온 국민의 가슴에 뚜렷이 새겨져 있으며, 그 날의 진실은 아직도 어둠 속에 감춰져 있습니다. 1년 9개월에 걸친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에 이어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우리는 그 커다란 배가 순식간에 침몰한 이유가 무엇인지, 왜 해경은 승객들은 내버려둔 채 선원들만을 표적 구조했는지, 그리고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해야 할 박근혜 정부가 구조가 아닌 은폐와 조작에만 몰두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심지어 지난 3월 28일, 우리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믿고 싶지 않은 진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중간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2014년 6월 22일, 해군 잠수사가 선체에서 수거한 세월호 DVR(CCTV 영상저장장치)이 검찰이 확보한 것과 다른 것이었다고 밝힌 것입니다. 이는 참사가 발생하던 순간의 진실을 담고 있는 영상을 누군가가 고의로 조작하고 은폐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말하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의 마지막 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자 진실의 열쇠가 될 중요한 증거물을 조작, 은폐함으로써 온 국민을 속이도록 지시한 자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이렇게까지 해가면서 숨기려했던 진실이 과연 무엇인지 철저하게 밝혀내야 합니다.

우리는 먼저, 일부 신앙인들이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해 막말을 쏟아낸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합니다. 치유할 수 없을 만큼 깊은 상처를 입은 이들과 함께 울며 사랑으로 품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손가락질하며 다 잊고 조용히 살아가라고 강요했던 무지와 폭력을 부디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우리는 똑같은 참사가 반복될 수 있는 위험을 안은 채 불안한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성도 여러분, 슬피 우는 이들과 함께 우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주십시오. 304명의 무고한 희생자들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는 한 알의 밀알로 기억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주십시오. 누군가의 아들과 딸이고,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이며 누군가의 스승이고 누군가의 이웃사촌인 304명의 그 귀한 이름이 영원히 존중받고 기억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고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문재인 정부에게 강력히 요구합니다. 강제수사 권한을 지닌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을 설치하여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전면 재수사를 실시하십시오. 조사와 고발만 가능한 특조위로는 한계가 있음이 이미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이제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가리고 있는 어둠을 보다 적극적으로 걷어내야 합니다. 안전하고 믿음직스러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이 무엇인지 명백히 밝히고 온 국민의 힘을 모아 제거해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감춰진 것이 무엇인지 빛 가운데 환히 드러내고 숨겨진 비밀을 낱낱이 밝혀내서 바로잡아야 합니다.

진실을 밝히는 일, 이것이 바로 억울하게 희생당한 304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제대로 된 추모의 시작입니다. 아프지만 우리 사회가 놓치고 살아왔던 기본을 확인하고 바로 세워가는 일, 이것이 바로 상처 입은 유가족과 국민의 마음을 치유하고 안전하고 믿음직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입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는 그 길에서 끝까지 유가족들과 함께 할 것이며, 그 기억의 유산이 이 땅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견고한 토대요 이정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분의 영원한 안식과 유가족들의 회복을 간절히 기원합니다. 주님의 치유와 화해의 은총이 여러분 모두와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2019년 4월 16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이활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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