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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신학자들이 말하는 원초 박순경의 '민족' 이해
한국여성신학회 하계학술세미나 감신대에서 8일 개최

입력 Jun 10, 2019 06:53 A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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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이민애)
▲▲한국여성신학회 하계 학술세미나가 8일 감리교신학대학교 웨슬리 제1세미나실에서 '원초 박순경의 삶과 신학: 기독교, 민족, 통일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다. 왼쪽부터 회장 김정숙 박사, 발제자 서광선 박사, 이은선 박사, 김애영 박사

한국여성신학회(회장 김정숙 감신대 교수)가 하계학술세미나를 "원초 박순경의 삶과 신학: 기독교, 민족, 통일을 말하다"를 주제로 8일 오전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학교 웨슬리채플에서 개최했다. 박순경 박사(1923-)는 한국 최초의 여성조직신학자이다. 세브란스 고등간호학교에 입학하면서 '민족'을 의식하게 되었고 이후 감리교 신학대에서 신학을 공부하였다. 원초는 주체사상을 파고들다가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투옥된 적도 있었는데, 후일에 밝히기를 "주체사상을 민족이론으로 대체해서 통일신학을 구성해냈다"고 하였다. 원초의 사상의 중심에 '민족'이 있다. 원초는 '原草, 본디 풀'이라는 뜻이다.

세미나 발제자로는 서광선 박사(이화여대 명예교수), 김애영 박사(한신대 명예교수), 이은선 교수(세종대 명예교수)가 나섰다. 

서광선 박사는 「박순경의 통일신학과 88선언」을 주제로 발제하면서 원초의 '민족적 민주주의'를 소개했다. 서 박사에 따르면, 원초는 88선언이 제시한 통일의 5대 원칙의 준거인 1972년 7.4 공동성명의 3대 원칙 자주ㆍ평화ㆍ민족단결에 주목했고, 거기에 자신이 '민주의 원칙'을 추가로 제시했다. 원초의 민주주의의 주체는 민족이다. 서 박사는 원초의 "북한의 사회주의적 민주주의와 남한의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이 양자를 포괄할 수 있는 주체는 민족이다"라는 주장을 전하며 원초의 '민족 민주 통일방안'을 설명했다.

두 번째 발제자 김애영 박사는 「원초 박순경의 통일신학」을 주제로 발제하면서 원초가 '민족'이라는 단어를 얼마나 고심 끝에 사용하게 되었는지를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원초는 '민족주의'라는 용어가 근대에 제국주의나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나왔기에, 약소민족들의 민족주의는 어쩔 수 없이 지배민족들에 대한 의식적인 예속을 초래했음을 지적했다. 그리하여 김 박사에 따르면 "원초의 '민족'에 대한 이해는, 개념적으로 몇 마디 말로 해답될 수 없는 것"이고 "그때그때 역사적 상황에 따라서 민족 개념이 규정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원초의 "민족의 주체성이란 자유를 의미하고 민족의 주체의식은 자유한 정신"이라는 것이다.

세 번째 발제자 이은선 박사는 「한국 여성신학자 박순경 통일신학의 세계문명사적 함의와 聖ㆍ性ㆍ誠의 여성신학」 제목으로 발제했다. 이 박사에 따르면 원초는 "마르크스주의 유물론과 무신론에서 기독교 전통의 추상적인 영성에 대해 가장 철저한 비판이 이루어 졌다고 보았고, 이는 그의 통일신학을 마르크스주의와의 대화를 과제로 삼게 했"다. 이는 한국의 민중신학 그리고 북한주체사상과의 대화로도 이어졌는데, 그러나 원초는 안병무의 예수와 민중이해를 "예수와 민중을 동일화"시켰다고 비판하기도 하였다. 원초는 칼바르트 사상의 추종자이다.

이날 세미나는 웨슬리채플 제1세미나실의 약 80여 석의 자리가 꽉 찰 정도의 적지 않은 관심 속에서 진행되었다. 한편 서광선 박사의 발표 중 나이 지긋한 참석자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는데, 서 박사 발표의 마지막 부분에서다.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죽기 전에, 우리 집 아들 손주 며느리와 동생들 가족들과 함께 서울역에서 평양행 기차를 타고 가서, 우선 대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옛날 아버지 교회 뒷산에 묻고 온 순교자 아버지 무덤을 찾아 성묘하는 꿈, 그리고 내년 부활절에는 평양 모란봉에서 남북 교회가 합동으로 '민족의 부활'을 찬양하는 기념예배를 드리면서 '할렐루야 우리 구주 부활 승천 하셨네'를 눈물 흘리며 소리 높이 부르는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여러분과 박순경 선생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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