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교회중심에서 벗어나기

크리스찬북뉴스 강도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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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IVP)
▲『교회 너머의 교회』 겉 표지.

장로교 목회자의 자녀로 태어나 장로교 목회자가 되었고, 담임목회를 한 지도 10년이 훌쩍 넘었다. 담임 목회자가 되면 정말 가장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교회'이다. 지금도 이 서평을 쓰면서 교회 생각을 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교회 생각인가?

나의 청소년기부터 부목시절까지 한국교회는 '교회성장주의'의 시기였다. 그래서 나의 신앙 가장 중요한 시기의 DNA는 '성장주의'가 박혀 있다. 그러나 가족(개척)교회를 경험하면서 성장주의의 허구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면서 개인적으로 교회와 목회관의 혼란을 계속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하루도 쉬지 않고 목회자들은 교회를 위해 기도한다. 하지만, '누구를 위한 교회인가?' 과연 나의 고민과 기도가 '예수'와 '복음'을 위한 교회로서 고민과 기도인가? 아니면 단지 교회의 성장을 위한 고민과 기도인가? 혹은 목회자 자신 혹은 출석하고 있는 자기 자신들 위한 교회 사랑은 아닌가?

복음의 실천

성경이 말하는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가르치고', '전파' 하기 위해 존재한다. 즉, 교회의 성장이 아니라 '복음을 가르치는 곳', 그리고 그 복음을 '전파(실천)'하기 위해 교회는 존재해야 한다. 정확히 말해 성장을 해야 하는 것은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가 성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와 복음보다 교회를 더 사랑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교회는 예수를 사랑하고 복음을 실천하기 위한 모임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나라가 아닌 교회가 성장의 궁극적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현재 100년 남짓한 역사를 가진 한국개신교회의 역사가 종교개혁 직전의 로마가톨릭을 꼭 빼닮은 핵심 세가지를 꼽으라면 첫째 '교권주의', 둘째 '부패와 타락', 셋째 '예수와 복음(말씀) 중심이 아닌 교회 중심'이다(말씀이 교회를 위해 존재한다). 그래서 종교개혁자들이 말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외쳤던 것이다. 그 말씀 중심은 다름 아닌 '예수와 복음이 중심'이 되고,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가르치고, 실천(전파)하는 일에 본질적 회복을 강조한 것으로서 말씀에서 벗어난 교권과 부정과 부패, 그리고 말씀이 아닌 교회가 중심이 되어 교회 자체가 궁극적 목적이 되어 있던 잘못된 부분들을 개혁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교회 밖에 계신 하나님

복음이 중심되지 않은 교회 중심 사상의 대표적 현상이 바로 하나님은 자기교회 안에서만 계신다는 사상이다. 교회 밖에 성령이 역사하신다는 것을 보지 못하고 놓치는 현상이다. 즉, 교회 자체가 하나님을 놓치고, 자기가 중심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본서는 교회 밖에도 계신 하나님을 소개한다. 저자의 이력은 화려한데, 그중에 목회학 박사라는 이력은 본서를 읽으면서 내심 신선한 느낌을 받게 했다. 왜냐하면 내가 경험한 목회학 박사의 글이나 말들은 기존의 교회 중심(복음 중심이 아닌) 목회관의 소유자들이었기 때문이다.

1부의 "새로운 여정을 향하여"에서는 1960년대 이후 북미의 개신교회의 역사를 살피면서 현재의 북미 개신교회가 점점 쇠퇴해 가는 현상의 원인들을 진단하고 있다. 북미의 교회가 쇠퇴기에 접어든 이유는 사회와 문화의 변화 요인보다 교회들이 복음이 아닌 교회를 중심으로 삼고 그 교회 중심을 고수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쇠퇴하였다는 진단서를 내어 놓는다. 물론 한국교회 안에 만연해 있는 교회중심주의자들에게 이러한 내용과 진단은 매우 불쾌하고 불편할 수도 있으나 입에는 쓰지만 약이 되는 것처럼, 듣기 싫고 불편한 충고에 열린 귀를 가진 자들에겐 좋은 약이 될 것이다.

2부 "새로운 여정을 위한 새로운 실천"에서는 교회 밖에 계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함께하는 방법론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경청', '분별', '실험', '성찰', '결정' '장애물 통과' 로 구성되어 있다.

성령은 어디에서 역사하실까? 물론 교회 안과 밖 모두에 계시고 역사하신다. 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조금 말장난을 하자면 교회는 성령이 충만한 곳이고 성령은 교회 밖에서 역사하고자 하신다는 점이다. 즉, 이 세상 위에 하나님의 나라가 세워지고 성장하는 것이 궁극적 복음의 내용이고 핵심이지 교회나 교회의 성장이 궁극적 목적과 핵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창세기 1장에서 성령은 '수면 위에(모든 피조물들)' 운행하고 계신다고 시작하고 있다. 우리는 교회 밖 세상 가운데서 말씀하시는(calling) 성령의 음성과 역사를 듣고 보는 영안을 열어야 한다는 점을 본서는 교회들에게 충고하고 있다.

※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http://www.cbooknews.com) 서평에 게재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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