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聖殿을 무너뜨리면

옥성득·UCLA 한국기독교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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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세습 논란의 진원지 명성교회

예수가 십자가에 처형된 첫 이유는 성전 모독죄였다. 당시 종교 지도자들은 "예루살렘 성전을 파괴하라. 내가 3일 만에 다시 세우리라"고 한 예수의 말을 걸고 넘어지면서 신성모독죄로 죽였다. 오늘 한국 교회 개혁의 핵심 과제의 하나는 성전 파괴이다.

일단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음 간단한 질문, "한국 교회가 예배당을 '성전'으로 부르기 시작한 때는?" 이 질문에서 시작해서 한국 교회 희망을 찾아보자.

a Church = a house of worshipa Cathedral = a church with the seat of a bishopa Basilica = A basilica was originally a Roman building featuring certain architectural elements that supported its use as a public, open facility for business, trading, etc.

중국에서 통칭은 敎堂이었다. 천주교는 '천주 성당'으로 불렀다. (황제의 궁전에 대해 한 단계 격을 낮추어서 당으로 부른 듯.) 개신교는 대개 작은 건물을 지었으므로 별 어려움 없이 당을 넣어 '예배당'으로 불렀다. 성공회도 천주교처럼 '성당'을 사용했다. 主教가 있는 교당은 主教座堂이 된다. 상하이에 가면 上海諸聖堂,上海聖三一堂이 있다. 성당, 교당, 당, 예배당을 사용했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동일하게 성당, 예배당, 교당이 사용되었다. 그런데 1900년 강화도에서 성공회 성당을 완공했는데, 서울에서 궁전을 지었던 목수를 불러 백두산-압록강을 거쳐 강화도로 가져온 소나무로 큰 교당을 지었기 때문에, 그 이름을 "천주성전"이라 했다. 사진에서 보듯이 그 현판에 "天主聖殿"을 새겨 넣었다. 전은 대궐의 뜻으로 궁궐에만 쓸 수 있는데, 영국의 힘이 강하고, 서울이 아닌 강화도라 '전'을 넣은 듯하다.

堂은 작은 건물, 殿은 큰 건물이다. 장로교회나 감리교회는 모두 '예배당'이나 '교당'을 사용했다. 물론 영어로는 church, 학교나 병원 안에 있는(간혹 독립된 작은 건물의) 예배실은 chapel.

그런데 1911년 구약 성경전서가 번역 출판되어 나오고, 점차 구약에 등장하는 '성전'이라는 용어가 익숙해 지면서, 언제부터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예배당을 성전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것이 언제인지는 더 찾아 보아야 한다. 1900년 장대현 예배당을 크게 지었을 때부터 대형 건물 숭배 사상에 대한 경고가 나왔으니, 한국에서 성전 숭배는 최소한 110년은 되었다.

1986년 온누리교회가 세워졌을 때, 그 안에 카페와 서점을 넣고 주일 점심을 판매했다. 일종의 바실리카 기능을 더했다. 그러자 이후 대부분의 교회도 서점 등 주일에 장사하는 시설을 넣었다. 교회도 잘 되고 돈이 되니 너도나도 바실리카 양식으로 가면서, 마치 주교좌교회(cathedral)인 양 대형 교회를 추구했다. 대형 개 교회는 한 노회의 힘을 능가하면서 주교좌교회 역할을 하게 되었고, 이어서 지교회(campus church)를 만들고, 해외 지교회(vision church)를 늘려서 그 담임목사는 실제적인 bishop이 되었다. 장로교회가 감독 교회가 된 셈이다. (거꾸로 감리교회는 장로 제도를 채용하여 장로 교회가 되었다.) 자본주의 재벌의 지점 확장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그 선구는 여의도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한국인은 물신 숭배(fetish worship) 전통이 강하므로 교당을 숭배하는 성전 숭배(temple worship)가 판을 치고 있다. 대형 건물 안에 신의 역사가 더 강할 것이라고 믿었다. 삐까번쩍한 건물을 짓고 금 칠을 한 도금신(gilded god)을 숭배하고 기복을 통해 번영을 추구한다. 하나님을 섬기는 예배당이 아니라, 자기 배를 섬기는 사당인 목사당, 장로당, 감독당을 만들었다.

목사가 권위주의적인 제사장 질을 하는 성전 숭배도 문제이지만, 지난 30년 간 강남의 대형 교회는 성전+ 주교좌 성당+ 바실리카 회당을 다 모은 일종의 신전이 되었다. 지금의 문제는 단순한 제도 종교로서의 성전이 아니라 재벌적인 신전에서 벌어지는 신전 숭배가 문제이다. 그 안에서 온갖 성적 부패, 물질적 부패가 썩은 냄새를 내고 있다. 신전 세습도 그 일부이다. 거래와 deal을 끊어야 한다.

신전 파괴가 한국 교회 희망이다. 예수님이 드신 채찍을 들고 환전 상인의 두목인 신전의 가짜 목사와 그 패거리들의 판을 엎을 때이다. 장사아치를 몰아내고 하나님의 백성이 기도하는 집 = church로 만들 때 희망이 있다. 십자가를 질 각오가 필요하다.

유대교는 성전 파괴 후 시나고그 회당 교육으로 신앙을 유지했다. 신전이 없어도 제사장이 없어도 기독교 신앙을 유지할 수 있다. 두세 명이라도 주님의 이름으로 모이면 된다. 10 가정이 십일조를 해서 한 명의 전임 교사/목자를 만들고 공동체 회당을 이루면 된다. 온라인으로 네트워킹하면 100명도, 10만 명도 가능하다.

※ 이 글은 옥성득 교수(UCLA 한국기독교 부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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