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정치선동에 앞장서는 교회, 더 이상 존재가치 없다

리뷰] 보수 개신교 정치개입 고발한 MBC <스트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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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MBC)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19일 재차 보수 개신교와 정치권과의 유착을 파헤쳤다. 진행자인 김의성 배우는 65년 간 교회 다닌 어머니가 회의를 느낀다고 탄식했다.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19일 다시 한 번 보수 개신교의 정치개입을 집중 조명했다.

<스트레이트>는 앞서 5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막말 선동을 고발하는 한편, 이달 5일 엄마부대 주옥순 대표의 극우 행보와 친일을 부추기는 일부 목회자의 설교도 세상에 알렸다.

특히 주 대표는 서울 종로구 율곡로 옛 일본대사관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베 수상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를 드립니다"고 말해 거센 비판 여론이 일었다.

<스트레이트>는 이번 방송에서는 보수 개신교의 정치선동과 보수 정치권의 유착에 주목했다. 이들의 연결고리는 바로 ‘유투브'였다.

흐름은 이렇다. 먼저 극우성향 유투버들이 태극기 집회나 세미나 영상을 찍어 올린다. 그러면 개신교 교인들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단톡방)을 통해 이를 확산시킨다. 이 단톡방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권영진 대구시장,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등 보수 정치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어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은 극우 유투버의 영상을 근거로 문재인 정부를 공격한다.

극우성향 유투버가 제작한 영상 콘텐츠는 듣고 있기조차 거북할 정도로 악의적이고 거짓 정보로 넘쳐난다. 이전엔 일반 언론에서 팩트체크를 하면 잦아들곤 했다. 하지만 이제 극우 유투버들도 내성이 생긴 듯 하다. 팩트체크가 이뤄졌음에도 거짓 정보는 근절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2017년 5월 대선이 부정선거이고, 현 정부 지지율이 거짓이라고 낙인찍는 주장이 특히 그렇다.

이렇게 된 데에는 보수 정치권이 한 몫 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 등 극우 성향 정치인이 판을 깔아주고, 극우 성향 인사들은 이 판에서 거짓 정보를 거리낌 없이 쏟아낸다.

극우 인사들 가운데 목사는 단골손님이다. 서향기 생명수교회 담임목사는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나라를 망치는데도 지지율이 50%가 넘는다"며 조작의혹을 제기했다. 서 목사는 극우집회 단골 강사이기도 하다.

가짜뉴스 설파하는 개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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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MBC)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19일 재차 보수 개신교와 정치권과의 유착을 파헤쳤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서향기 목사는 극우집회 단골 연사다.

보수 내지 극우 정치세력과 보수 개신교의 유착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데 요사이는 더욱 기승을 부리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다.

전 목사의 정치선동은 <스트레이트> 고발로 세상에 알려졌다. 공중파 방송을 통해 비리나 부적절한 행태가 공론화되면 자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전 목사는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연말까지 하야하라고 직격탄을 날리는가 하면, 문재인 대통령 하야 천만인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투쟁' 수위를 더욱 높여 나간 것이다.

단톡방 역시 비슷하다. 매주 주말 서울역, 광화문 일대에선 태극기 집회가 열린다. 이 집회 참가자들이 단톡방을 통해 소통하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경우에 따라선 목사와 성도가 카카오톡 단문 메시지로 대화를 주고받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띤다.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경로가 단톡방이라는 지적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세월호, 백남기 농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등 사회적 쟁점 현안이 불거질 때 마다 정부 입장을 대변한 가짜 뉴스는 개신교 성도가 모인 단톡방을 통해 퍼져 나갔다.

박근혜 전 정권이 탄핵으로 물러나고 새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개신교 계열 단톡방에선 여전히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린다. 그리고 목회자들은 특정 정치인을 지목하며 지지를 호소하거나, 거짓 정보를 진실인양 선포한다.

가톨릭, 개신교, 정교회를 아우르는 그리스도교는 '진실' 추구를 사명으로 한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은 그리스도교의 사명을 일깨우는 귀한 말씀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명이 무색하게 개신교 교회와 목회자는 거짓 정보를 생산하고 퍼나르기 바쁘다.

일부의 일이라고 치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존경 받는 원로목사마저도 역사관은 천박하기 이를데없다. '복음주의 4인방'이라고 추앙 받았던 지구촌교회 이동원 원로목사와 남서울은혜교회 홍정길 원로목사의 74주년 광복절 기념설교는 역사의식의 빈곤을 드러내주는 생생한 사례다.

아무리 따져 보아도 한국 개신교는 실패했다고 밖엔 볼 수 없다. 실패의 징후를 가장 잘 드러내는 사례라면 아무래도 성도수 감소 추세일 것이다.

가장 큰 교세를 지닌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교단의 경우 2018년 말 기준 전체 교인수는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7만 3천 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교단이라고 사정이 다르지는 않아 보인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거짓 정보를 만들어 퍼뜨리고, 난민·성소수자 혐오에 거리낌이 없고, 특정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을 드러내놓고 지지하는 종교를 누가 신뢰할까? <스트레이트> 진행자인 김의성 배우도 "65년간 교회 다닌 어머니께서 요즘 회의를 느끼신다고 한다"고 탄식했다.

아무래도 개신교가 수년 내 소수 종교로 전락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리고 그래야 한다. 현재의 비대해진 개신교는 공동체에 해악만 끼치기 때문이다. 알곡만 남고 쭉정이는 가라.

이활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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