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하나님 나라의 비밀
정승환 목사의 책 이야기(3)

입력 Oct 05, 2019 07:55 AM KST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는 일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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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새물결플러스)
▲하나님 나라의 비밀 겉 표지

나는 신구약성서를 통전적으로 바라보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 가운데 만난 단어가 하나님 나라였다. 하나님의 창조, 구약의 이스라엘, 신약의 예수와 교회를 통일성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단어였다. 그 후, 하나님 나라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관련된 책들을 살펴보았는데, 사람마다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일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나님 나라의 비밀'은 그러한 부분을 스키니진 스타일과 정장바지 스타일로 비유해서 설명한다. 스키니진은 진보적인 관점을, 정장바지 스타일은 보수적인 관점을 대표한다. 스키니진은 하나님 나라를 사회적 활동을 통한 정의, 평화 실현을 사회 속에서 이루는 것으로 보는 반면, 정장바지는 하나님 나라를 개인의 구원과 관련해서 생각했다. 이에 저자, 스캇 맥나이트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성서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고 제안했다. 성서가 말하는 하나님 나라는 무엇이고, 하나님 나라의 사명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길 원했다.

저자가 주장하는 구약과 신약성서에서의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는 백성이다. 이는 구약에서 이스라엘이고, 신약에 와서는 유대인 가운데 예수를 주로 따르는 사람들과 더불어 예수를 주로 따르는 이방인들로 구성된 확대된 이스라엘, 즉 교회이다. 결국 하나님의 나라는 예수를 주로 따르는 교회 공동체이고, 하나님 나라의 사명이란, 교회의 사명을 의미한다.

스키니진 스타일은 하나님 나라를 국가에서 이루려고 했고, 정장바지 스타일은 공동체보다는 개인에 집중하다보니, 교회 공동체가 소외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저자는 그러한 현실 속에 성서를 주의 깊게 살펴봄을 통해 교회가 하나님 나라고, 참으로 교회다움을 이루어가는 것이 하나님 나라 사역임을 밝히며, 교회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하나님의 통치를 받아들인 백성들이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유토피아를 바라보며 이 땅에서 에우토피아를 이루기 위해 성령을 따라 분투하는 사람들이다. 십자가 정신을 따라 의와 사랑을 행하며 살아가는 공동체다. 이는 어둠의 세상에 저항하는 새로운 공동체, 사회이다. 이는 그리스도의 구속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회 안에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저자는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온 핵심적인 목표는 바로 이 공동체를 세우는 것임을 밝힌다.

하나님 나라의 사명이 교회를 이루어가는 사명이라면, 교회는 공적 사회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위의 명제는 교회를 공적사회로부터 철수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의 교회의 사역을 재정의하기 위함이다.

그동안 사회 속에서 정의, 평화를 이루어가는 일을 하나님 나라의 사역이라고 했는데, 저자는 하나님 나라의 사역은 국가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세상이 이루어갈 수 없는 대안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교회가 세상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어떠한 경우에서건 교회가 교회다움을 이루어가야 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함에는 분명하다.

교회가 참으로 교회 되어서 세상에 서 있는 것이 필요하다. 교회 안의 하나님 나라 됨이 흘러넘쳐 세상 속에서 선한 일들을 행할 때, 세상은 교회를 통해 세상의 세상 됨을 다시금 성찰하게 될 것이다. 교회를 통해 거룩한 상상력이 시작될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예수를 통해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공동체다. 이들은 예수를 통해 교회라는 공동체 안에 들어왔고, 그 곳에서 성령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라는 사명을 부여받았다. 교회는 참으로 교회됨으로 세상을 섬기고, 세상에서 선한 일을 행하는 공동체다.

교회다움을 추구함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교회는 초라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염려가 된다. 외양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겠지만, 교회의 교회다움을 상실한 부정적인 소식들을 접할 때마다 그 빈곤해진 영성으로 인해 교회가 초라해졌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교회로 모이는 것이 과연 무엇을 위함인지, 의미가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때에 이 책을 통해 받은 유익이 있다면, 교회의 가치에 대한 재발견이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시작된 하나님 나라임과 동시에 깨어진 사회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고, 드러낼 사명을 가진 공동체이다. 그것이 교회의 가치이다.

국가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자는 움직임이나 개인의 영성의 차원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자는 움직임 속에서 정작 성서에서 그토록 자주 언급되고 거론되던 교회는 소외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시금 성서 속에서의 교회, 사회 속에서의 교회의 사명,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나님 나라로서의 교회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재발견은 필연적으로 교회의 사명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성서가 신구약에 걸쳐 이야기하는 하나님 나라의 요소들은 교회가 간직해야할 것이고, 그것을 이루어가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다.

교회 안에서는 성서가 그리는 하나님 나라를 온전히 이루어가야 할 사명이 있다. 성령 안에서 하나님 사랑, 서로 사랑이 이루어지는 공동체를 형성해가야 한다. 교회가 교회다움을 이루어가는 일을 통해 세상 속에서는 선을 행하며, 신실하게 서 있기를 분투해야 한다.

교회를 세우고, 지키는 일은 다른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힘의 논리 속에 사람 수를 늘려, 국가 안에서 어떤 세력을 형성하여 외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 교회의 본질을 깨닫고, 교회다움을 이루어가며, 세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선을 행하는 것, 그것이 아닐까.

교회는 '이미'와 '아직' 사이에 있다. 하나님 나라는 이미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사이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 안에는 여전히 마주할 수밖에 없는 허물들이 남아 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여전한 허물에도 불구하고 이미 시작된 하나님 나라로서의 교회의 가치를 기억하며 낙심치 말아야 한다. 더불어 완성을 이루어가는 여정에 있기에 그리스도 안에서 진지한 성찰 속에 끊임없는 개혁과 분투의 여정이 필요하다. 은총과 분투가 필요한 긴 여정이다. 일단, 희망하자. 교회다움을 온전히 이루어가며, 교회가 세상 속에 선한 상상력의 씨앗이 되는 날이 오기를. 그것이 시작이기 때문이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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