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NCCK, 트럼프 대통령에 서한 보내 북미간 소통 촉구

북미간 신뢰회복 위해 한미군사훈련 중단 등 제안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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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YTN )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됐다. 북한 측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미국이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은 하나도 들고 나오지 않고 빈손으로 나왔다. 이번 북미 실무협상은 실패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됐다. 북한 협상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미국이 우리가 요구한 계산법은 하나도 들고 나오지 않고 빈손으로 나왔다. 이번 북미 실무협상은 실패했다"며 이례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회(화통위, 위원장 허원배 목사)는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앞으로 긴급서한을 보냈다.

화통위는 서한에서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이후 우리는 양국이 차이를 해소해 나갈 것인지 혹은 다시 갈등과 대립 상황으로 돌아갈 것인지에 대해 의아해 하고 있다. 지난 주말, 스웨덴에서 열린 북미실무회담은 주요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미 간 대화의 장은 열려 있으며 미국 정부가 한반도 전쟁상황을 종식시킬 방안을 지혜롭게 모색해 나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화통위는 1) 한미군사훈련 중단 2) 남북에 의한 주체적 평화프로세스 구축 3) 한국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실현, 북미 공동연락사무소 개설 등을 위해 도날드 트럼트 대통령이 적극 협력해 줄 것 등을 촉구하면서 "양국이 한 걸음씩 양보하며 단계적으로 소통해 나가는 것만이 지난 70여 년간의 갈등과 대립을 평화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NCCK 화통위가 보낸 서한(국문) 전문이다.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께,

평화의 인사를 전합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수차례에 걸친 북미정상회담과 이어지는 실무회담을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대한 깊은 기대와 신뢰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특별히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우리는 한반도 전쟁종식과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한미 군사훈련과 핵실험 동결에 관한 북미 간 상호협정은 ‘한반도 평화협정'이 더 이상 지체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며 우리에게 큰 희망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나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이후 우리는 양국이 차이를 해소해 나갈 것인지 혹은 다시 갈등과 대립 상황으로 돌아갈 것인지에 대해 의아해 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스웨덴에서 열린 북미실무회담은 주요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미 간 대화의 장은 열려 있으며 미국 정부가 한반도 전쟁상황을 종식시킬 방안을 지혜롭게 모색해 나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미국 정부가 양측의 평화실현을 견지하며 북미 간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길 촉구하면서 아래와 같이 본회의 입장을 전해 드립니다.

첫째, 한미군사훈련은 반드시 중단되어야 합니다.
한미군사훈련 중단은 70여 년간 지속되어 온 적대감을 극복하는 데에 매우 결정적인 사안입니다. 한미가 단지 훈련의 범위를 변경하는 것은 북한에게 무기개발의 범위를 변경하도록 하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미국정부가 미국의 국경 밖에서 미국을 상대로 군사훈련을 실행하는 것을 자국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듯이 북한 또한 한미군사훈련을 한국에서 실시하는 것을 자국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할 것입니다. 아울러 기술적으로 진보된 무기들을 전개하는 것 또한 결코 주체적으로 평화로운 삶을 지향해 나가려하는 북한을 설득해 내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일방적으로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길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요구하는 것은 북한의 불신을 증대시킬 수 있으므로, 우리는 오히려 미국이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대북 적대정책 철회(CIWH)'로 대북정책을 전환할 것을 촉구합니다.

둘째, 2차 세계대전 이후 우리는 통일된 민족으로 독립을 성취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열망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남북에 의해 주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은 가능한 한 조속히 한국정부로 이전되어 할 것입니다. 또한 한국에 대한 압박으로써 방위비 분담금 비중을 늘리는 시도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특별히 방위비 분담을 빌미로 주한미군 내 한국인 직원 지위를 감원하겠다는 위협은 철회되어야 하며, 주한미군이 국제 노동법을 반드시 준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셋째, 신속히 한국전 종전을 선언하고 이를 통해 평화협정을 실현하길 요청합니다. 우리는 이 길이 북미관계정상화를 이루는 길이며, 북한이 더 이상 군사적 억지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납득시킬 수 길이라 믿습니다. 이를 통해 미국 정부가 북한의 체제보장의 구체적 방안을 모색할 것을 요청합니다.

한반도 비핵화가 단 기간 내에 진전될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에 의한 북한의 체제보장은 한반도를 혼돈에 빠지게 하는 우려를 차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부가 아니면 무' (all-or-nothing)라는 요구는 불신을 증대시킬 것입니다. 그러나 양국이 한 걸음씩 양보하며 단계적으로 소통해 나가는 것만이 지난 70여 년간의 갈등과 대립을 평화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사료합니다. 단계적 실천의 일환으로 우리가 제안하는 것은 남북이 개성공단에 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한 것과 같이 북미가 협력하여 북한 내에 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설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귀하께서 미국과 남북한, 국제사회가 한반도 전쟁종식선언과 평화협정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위하여 긴밀히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정착이 동북아시아, 더 나아가 전 세계의 평화실현에 기여할 것임을 확신합니다.

2019년 10월 1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화해통일위원회
위원장 허원배 목사

이활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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