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한국 우파 개신교는 파우스트가 되려는가?
옥성득·UCLA 한국기독교 부교수

입력 Nov 29, 2019 09:54 AM KST

노쇠해 향락을 누릴 수 없게 되고 삶에 지친 파우스트 박사는 더 이상 살 의욕을 상실하고 자살을 감행한다. 이때 악마 메피스토펠레스(Mephistopeles)가 다가와서 젊음과 청춘의 기쁨을 제안하는데, 그 조건은 박사가 그에게 지하세계에서 자신에게 봉사하라는 것이었다. 이 노인은 주저했지만 아름다운 마가레트의 모습과 그녀와 함께 기쁨을 누릴 생각에 악마의 제안을 수용했다. 계약서에 서명하고 파우스트는 젊음과 활력이 충만하게 되었다.

Empowerment. 90년대 이후 보수 개신교가 사회참여를 외치며 80년대 비참여의 컴플렉스를 벗어나자고 한 배후에는 기실 정치 권력에 대한 욕망이 작용했다. 지금도 광화문에서 현실 참여를 외치지만 사실 추구하는 것은 정치 권력이다. 파워 게임이다. 본회퍼의 무력화와 희생이 아니라, 존헤퍼의 권력 추구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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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독일의 천재 신학자 본회퍼를 편향된 정치행위 합리화를 위해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악마는 파우스틀 도와 마가레트를 얻도록 해준다. 그녀의 오빠인 발렌틴은 유혹자와 결투를 하지만 죽임을 당한다. 그녀는 유아살해로 투옥된다. 악마와 파우스트는 그녀를 감옥에서 빠져 나오도록 노력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죄를 후회하면서 신의 용서를 받고 죽는다.

결국 파우스트는 어떻게 되었나? 계약대로 악마가 거두어 갔다.

기독교의 핵심 메시지는 무력화이다. 희생이요 비움이요 죽임을 당하는 것이다. 회개요 용서이다. 권력화, 거대화가 아니다. 메피스토텔레스의 계약서에 서명하면 대형 건물에 대형 권력을 누릴 수 있다. 지난 30년 간 그 계약서에 서명한 자들이 부지기수였다. 이제 그 악마의 계약을 행할 날이 다가왔다.

※ 이 글은 옥성득 교수(UCLA 한국기독교 부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을 주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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