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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뒤끝] “이 따위 단식을 내가 반길 줄 아느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단식이 그리스도교에 던진 고민

입력 Nov 29, 2019 03:33 PM KST

hankook

(Photo : ⓒ 사진 출처 = 자유한국당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단식이 8일 만에 끝났다. 황 대표는 27일 건강이상 증세로 병원에 실려갔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9일 단식 중단을 선언했다. 황 대표는 27일 밤늦게 건강악화로 병원으로 향했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29일 "황 대표는 건강 악화에 따른 가족, 의사의 강권과 당의 만류로 단식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황 대표의 단식은 명백히 정치적이다. 황 대표는 단식 이전 박찬주 전 제2작전사령관 영입 논란, 보수대통합 파열음, 김세연 의원 불출마 선언 등 악재가 잇달아 불거지며 리더십에 큰 상처가 났다. 이로 인해 정치권에선 황 대표 단식이 국면전환용이란 지적이 나왔다.

황 대표는 일정 수준 목적 달성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일정 수준 당내 리더십 논란을 잠재웠고, 공직선거법 개정안·검찰개혁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본회의 부의에 앞서 전선을 확고하게 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정치적 맥락과 무관하게 그리스도교 신앙의 관점에서 따져보자. 황 대표는 보수 개신교계와 유착이 깊다. 황 대표 단식농성장을 찾은 지지자 상당수도 개신교 성도였다. 일부 성도는 단식농성장 앞에서 무릎 꿇고 통성기도를 하기도 했다.

한편 대다수 유력 언론사 취재진은 농성장 앞에서 진을 치다시피 하며 황 대표의 일거수 일투족을 빠짐없이 기사화했다. 아마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이토록 요란하게 단식을 한 정치인도 드물 것이다.

내가 기뻐하는 단식은 이것이다

예수께선 단식할 때 그 모습을 남에게 드러내지 말라고 당부 하셨다.(마태복음 6:16~18) 그리고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이사야 선지자는 단식이 단순히 음식을 입에 음식을 입에 대지 않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이사야서 58장 말씀을 살펴보자.

"내가 기뻐하는 단식은 바로 이런 것이다. 주 야훼께서 말씀하셨다. 억울하게 묶인 이를 끌러 주고 멍에를 풀어 주는 것, 압제받는 이들을 석방하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네가 먹을 것을 굶주린 이에게 나눠 주는 것, 떠돌며 고생하는 사람을 집에 맞아들이고 헐벗은 사람을 입혀 주며 제 골육을 모르는 체하지 않는 것이다." - 이사야 58:6~7(공동번역 성서)

여호와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단식은 "억울하게 묶인 이를 끌러 주고 멍에를 풀어 주는 것, 압제받는 이들을 석방하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현대적 용어로 풀이하면 약자와 연대하는 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단식이라는 의미다.

예수 그리스도께선 남에게 드러내지 않고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이 땅에 몸소 실천하셨다. 황교안 대표의 단식은 어땠을까? 황 대표는 단식을 실시간 중계하며 정치적 목적을 관철하려 했다.

개신교 교회는 약자의 슬픔에 무관심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세월호다. 세월호 참사 당시 교회는 유가족의 슬픔에 아무런 공감도 표시하지 않았다.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등 내로라하는 유명 목회자는 망언으로 유가족의 마음에 다시 한 번 생채기를 냈다. 세월호 참사가 정치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랬던 개신교 교회가 정치색이 짙은 황 대표의 단식에 예수의 이름을 들먹이며 지지를 표시하는 광경은 실로 어처구니없다.

이사야 선지자가 황 대표 단식장의 광경을 보고 무어라 했을까? 아마 이렇게 외치지 않았을까?

"이 따위 단식을 내가 반길 줄 아느냐? 고행의 날에 하는 짓이 고작 이것이냐?" - 이사야 58:5(공동번역 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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