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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뒤끝] 전광훈 목사, ‘자유’를 얻지 않았다
2일 구속영장 기각, 그러나 곧장 학력위조 의혹 불거져

입력 Jan 03, 2020 10:17 A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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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 대로에서 열린 국민대회에 등장한 전광훈 목사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계속해서 거침 없는 발언을 이어나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일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나 구속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사건 집회의 진행 경과와 집회의 방법과 형태, 집회 현장에서 전 목사가 구체적으로 (불법 행위를) 지시하고 관여한 정도, 수사 경과, 증거 수집 정도를 고려했다"는 게 송 부장판사의 설명이다.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 해 10월 3일 개천절 집회에서 각목으로 무장(?)한 일부 참가자들은 청와대 진격을 시도했고, 전 목사는 이를 독려하는 장면이 영상 기록으로 존재한다.

인신구속이 반드시 유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역으로 불구속 수사가 무죄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구속수사는 수사 목적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한다는 게 현행 형사소송법의 기본 취지다. 이에 따라 검·경 등 수사기관과 법원은 형사 피의자가 증거인멸이나 도주 등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 한해서만 구속 수사한다. 전 목사의 경우도 이 같은 기본 취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뒷맛은 개운치 않다. 법원이 전 목사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그 이유는 법 적용의 형평성 때문이다.

저울추는 공평한가?

만약 민주노총 등 노동운동 단체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같은, 전 목사가 보기에 '좌파' 단체가 청와대나 국회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불거졌다면? 엄정한 법집행 운운하며 주모자 검거에 나선 게 우리 수사기관의 관행이었다.

이런 관행이 과거 군사독재나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 시절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지난 해 4월 민주노총은 최저임금·탄력근로제 개정 등에 반발해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었고, 이후 조합원들이 국회 경내 진입을 시도하며 물리적 충돌이 일었다. 이 일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구속 수사를 받았고, 검찰은 김 위원장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이뿐만 아니다. 공교롭게도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 아무개 교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장본인이다.

정 교수는 자신의 딸이 받은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고 혐의를 적용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럼에도 정 교수는 구속영장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과연 전 목사의 혐의가 정 교수 보다 가벼워 영장이 기각된 것인가?

전 목사는 영장 기각 후 늘 그랬듯 호기를 부리며 종로경찰서를 빠져 나왔다. 그러나 불구속 수사가 무죄를 의미하는 건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마침 전 목사 영장이 기각된 다음 날 학력위조 의혹이 터졌다. '뉴시스'는 3일 "6년 전 교단 총회장 선거에 출마할 당시 제출한 최종학력 증명 서류들에서 위조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전 목사가 제출한 안양대 신학대학원 졸업증명서를 보면 전 목사는 1999년 8월30일 이 대학원에 입학해 '목회연구' 과정을 이수했고, 이듬해 2월15일 졸업했다. 그런데 전 목사가 제출한 대학원 성적증명서는 '진본'이라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 여러 곳 있다. 통상적인 대학원 이수과정과 기간 및 형식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라고 '뉴시스'는 전했다.

불법집회를 독려한 행위는 직접적인 인과관계 입증이 어렵다. 그러나 학력위조는 기록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전 목사는 책임 있는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

전 목사는 지금 대표회장으로 있는 한기총은 물론 자신이 속한 교단 안에서도 자질 시비를 일으킨 사람이다. 지난 해 9월 예장 백석대신 총회가 전 목사를 면직 처분한 게 대표적이다.

부디 전 목사가 구속영장 기각으로 '자유'를 얻었다고 착각하지 않기 바란다. 우리 사회가 그의 목사직에 대해 책임을 묻고 있다는 점, 분명히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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