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이장식 칼럼] 사랑이 있어야

이장식·한신대 명예교수

▲이장식 한신대 명예교수(본지 회장) ⓒ베리타스 DB

이단논쟁은 초대교회 시대부터 있었는데 그중에서 오래 끌었던 한 논쟁은 북 아프리카 교회의 도나티스트논쟁이다. 여기에 관여한 사람은 도나투스와 키프리안 감독 그리고 성 어그스틴이다. 다 같은 지방 사람들인데 그 크고 피해가 많았던 이 논쟁에서 교훈을 받는 것이 많다.
 

그 복잡한 논쟁을 자세히 설명할 수 없고 다만 이단 문제에 대한 다른 인식을 어그스틴의 사상에서 찾고자 한다. 로마박해 아래서 카르타고 교회의 한 감독이 로마 군인들에게서 강요를 받고 교회의 성 문서를 넘겨 주었다고 하여 배교자로 몰렸다. 그가 어떤 새 감독을 안수한데 대하여 반대자들이 배교자 감독의 안수를 무효라고 하여 다투다가 결국 양편이 갈라졌다.
 

이렇게 하여 정통교회와 갈라진 도나티스타교회가 생겼는데 키프리안 감독은 정통교회밖에는 구원이 없다고 주장하고 이단교회에서 세례받은 신자가 정통교회로 돌아올 때는 세례를 다시 받아야 한다고 고집하였다. 어거스틴은 도나투스와 논쟁하면서 그들과 화해하여서 교계의 평화와 일치를 회복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리하여 그는 사도신경과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가지면 정통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고 또 거기서 받은 세례도 효력이 있어 다시 세레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였다. 이렇게 하여 그는 화해를 위하여 노력을 하였으나 도나투스가 응하지 아니하자 어거스틴은 그를 사랑이 없다고 말하였다. 또 재세례를 요구하는 사람도 사랑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전통교회파나 도나투스파나 다 같이 사랑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교는 어떤 신조나 신학이나 의식보다도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고 그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며 본질적이라는 말이다. 배교자나 이단자가 뉘우치고 돌아오면 무조건 사랑으로 용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배교자나 이단자보다 더 비그리스도인적이라는 말이다.
 

중세 로마카톨릭 교회에서는 교황은 무오라고 말하였는데 교황이 해석하는 성서의 교훈과 도덕적 교훈은 절대 무오라는 것이였다. 그리하여 마틴 루터가 교회를 분열시키지도 않았는데 이단으로 정죄하여 파문하였다. 거기에는 사랑이 조금도 없었다.
 

한국 교계에도 어떤 연합 기관들이 이단대책위원회를 두고 있고 그 밖에 사설(?) 이단대책 조직이 있어 한국 교계의 이단들을 재판하고 있는데 이들이 이단자를 규정하거나 풀어 주기도 하는 막강한 힘을 가진 듯 보인다. 그리하여 과거에 어떤 잘못 주장을 하였거나 혹은 이단 교단에서 떠나온 사람들을 사랑으로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하여 때로는 이단대책 기구들 사이에서 이러한 문제를 두고 논쟁을 일어나고도 있다.
 

어거스틴이 말한대로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갈등과 미움을 없애고 용서와 화해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성장 이끌었던 번영신학, 이제 힘을 잃었다"

이원규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사상' 1월호에 기고한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며 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윤식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이주 노동자 환대의 윤리적 전략 "데리다의 환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12일 오후 안암로 소재 기윤실 2층에서 '이주노동자의 삶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좋은사회포럼'을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알쓸신학 7] 중세교회 대중들의 신앙생활

중세의 신학은 기본적으로 스콜라주의이다. 그러나 일반 대중들의 삶과는 거리가 있었다. 스콜라주의 문헌들은 라틴어로 쓰여졌는데, 이것을 읽거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알쓸신학 6] 중세 신학의 대략적 지도: 서방의 '스콜라 신학'과 동방의 '비잔틴 신학'

'중세 신학'이라는 용어는 통상 이 시기의 서방 신학을 가리킨다. 지리적으로는 유럽 지역이다. 초대교회 신학은 북아프리카와 소아시아에서 시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