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이장식 칼럼] 산상설교 네 가지 복된 마음
이장식·한신대 명예교수

입력 May 03, 2014 06:50 AM KST
▲이장식 한신대 명예교수(본지 회장) ⓒ베리타스 DB
기독교의 영성은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예수님의 산상설교에서 영성의 원천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저는 산상설교에서 네 가지 부류의 복된 마음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청결한 마음이 하나님을 볼 수 있는 영안, 신령한 눈입니다. 하나님을 볼 수 있는 영성이 다른 모든 영성에 앞서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에 구름과 같은 지상의 세속적인 욕망이 끼면 하늘에 초월해 계시는 하나님을 보거나 그의 뜻을 알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마치 깨끗한 호수 물 위에 달빛이 밝히 비취듯이 깨끗한 마음에 하나님이 보일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에 만일 세속적인 물욕이나 명예욕이나 권력욕이 생기면 개인적 혹은 집단적인 이기심이 생겨서 교회나 교단들 사이에서도 서로 분쟁하거나 나눠지고, 따라서 교회의 신성성이 없어지고 교회와 교계의 권위와 위상이 훼손될 것이며 교회의 영력이 없게 될 것입니다. 반드시 마음이 청결한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뜻을 살펴서 그의 뜻에 따라 교회와 교단과 교계를 인도하게 되기를 우리는 바랍니다. 
 
둘째, 예수님께서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복된 마음을 말씀했습니다. 그것은 가난한 마음, 애통하는 마음, 온유한 마음, 자비로운 마음, 화목하는 마음, 그리고 의를 사모하는 마음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우리 이웃에게 이러한 마음으로 봉사하면 축복을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마음으로 섬겨야 하고 도와주어야 하는 이웃이 되어주어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 교회는 이러한 이웃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고 있지만, 우리 교회가 아직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만 있고 실제 도움을 줄 수 없는 부류의 이웃들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한국교회 신자들과 목회자들 중에는 풍요롭고 안락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도시 교회에 많습니다. 마틴 루터는 예수 그리스도가 지상에 내려오신 이후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제단이 하늘에 있지 않고 땅으로 옮겨졌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이웃을 섬기는 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일도 된다는 말입니다.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마음은 거룩한 마음(sacred heart)입니다. 
 
셋째, 예수님이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사람들은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말씀은 그리스도인들의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시는 것입니다. 사회의 정의를 위하여서는 박해를 각오하라는 말입니다. 우리 사회에는 도처에 불의가 성합니다. 경제적인 불의, 정치적인 불의, 입법이나 사법이나 교육이나 문화나 도처에 불의에 동반하는 부패와 타락이 만연되어 있습니다. 교계에도 예외는 아닙니다. 
 
사회정의를 위하는 일을 우리는 사회참여니 정치참여니 말하는데 우리 교계에서도 그것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진리와 감화로써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신자들이 하는 시민운동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사회의 정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힘써야 하겠는데 지금 한국 개신교계에는 교회의 정의가 실종된 상태가 되어서 교회나 교계의 일을 국가 법정에 호소해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교계의 치명적인 치욕입니다. 마땅히 국가나 사회가 우리 교회의 정의를 본받거나 빌려야 할 것인데 거꾸로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산상설교에는 8복이 있다고 하지만, 저는 9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문 11절에 “너희가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거나 박해를 받거나 비방을 받을 때는 하늘에서 받을 상이, 곧 축복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박해와 모욕과 비방을 받을 각오가 되어 있는 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순교까지 각오하는 마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이러한 박해를 받고 또 순교까지 불사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영성의 절정입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부탁대로 우리도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르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고난의 십자가를 지셨고 또 죽기까지 하셨지만 지금 하나님 우편에서 영광을 누리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역사의 동맥은 이러한 고난과 순교를 감수한 신자들과 사도들의 역사입니다. 우리 한국 교회의 역사도 그러합니다. 오늘 우리 남한의 교회에는 박해도 핍박도 없습니다. 그런데 비난을 받고 있는데 그 비난은 그리스도 때문에 받는 비난이 아니고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과 교계 지도자들의 과오와 불의와 타락 때문에 받는 비난입니다. 우리 교회는 빨리 이 비난에서 벗어날 만큼 새로워지지 않으면 우리 교회의 앞날이 염려스러울 것입니다. 
 
WCC는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고난과 희생과 순교까지 불사했던 구미 교회의 현대 선교운동의 후기 또는 말기로 볼 수 있던 무렵, 1937년에 선교의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배태되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 때문에 10년 후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벌써 56년이 되었습니다. 모쪼록 WCC 선교운동이 선교의 프론티어를 계속 찾아가면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가기를 바랍니다. 
 
이 글은 2014년 5월 2일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이 주최한 월례세미나 ‘WCC 부산총회와 영성’ 포럼에 앞서 열린 예배 중 본지 회장 이장식 한신대 명예교수가 설교한 내용 전문이다. 필자의 동의를 얻어 전문을 싣는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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