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양을 아는 사모
정태기 (한신대 명예교수, 치유상담연구원 원장)

입력 Mar 11, 2009 01:59 PM KST

양을 안다는 것은 양들의 마음속에 어떤 상처가 자리하고 있고, 그 상처가 교회에서 어떤 행동으로 나타나는가를 이해하는 것이다. 양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상처를 한국 사람들은 한이 맺혔다고 말해왔다. 유능한 사모는 양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사모인데 한 마디로 양의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한을 풀어낼 수 있는 사모이다.
 
한(恨)이란 가슴속에 억압되어 있는 아픔의 응어리이자 마음 한가운데 오랫동안 쌓이고 쌓여온 분노의 앙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풀리지 않고 가슴속에 축적된 한을 마음의 상처, 고통, 마음의 쓴 뿌리 등 여러 말로 표현하고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간은 고난과 함께 살아가야만 한다. 고통, 또는 한은 우리의 삶과 떨어질 수 없는 삶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마음속에 억압되어 있는 분노의 앙금, 즉 한은 큰 저수지의 물과 같다. 물이 수력발전기를 통해서 흘러나올 때에는 전력을 만들어서 공장을 돌리고, 여러 사람들에게 빛을 주는 원동력이 되지만 댐이 무너져 홍수로 터져 나오게 되면 수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만다. 한 사람의 마음속에 쌓인 한이 신앙이나 상담을 통해서, 또는 자신의 깨달음을 통해서 건전하게 발산하면 폭탄 같은 힘을 발휘하지만, 자신의 마음속에 쌓인 한의 응어리를 인식도 하지 못하고, 건강하게 발산하는 길도 모르게 되면 결국 댐이 터져 쏟아지는 홍수처럼 여러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1. 상처를 치유하러 오신 예수

예수의 수난사를 살펴보면 이 사실이 더욱 뚜렷해진다. 신약성서의 주 관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픔을 당한 인간 되신 하나님’으로 나타나 있다. 예수의 생은 아픔과 배반, 그리고 수치의 이야기였다. 그는 슬픔의 사람이었고 고통스러운 생에 익숙해 있었다. 그런고로 예수님은 인간의 아픔이 있는 곳이면 언제나 그곳에 함께 계셨다. 배고픈 자, 목마른 자와 함께 계셨고, 외로운 자, 감옥에 갇힌 자와도 함께 계셨다(마 25장), 하나님은 어디에 있는가? 아픔을 직면할 때마다 우리는 하나님의 존재를 묻는다. 마태복음 25장의 이야기는 인간이 고난 당하는 바로 그곳에 하나님이 존재하심을 보여준다.

주님은 인간의 아픔이 있는 곳에는 어디에서나 그 아픔을 함께 나누고 계신다. 병들어 고통하고 있는 환자들, 신체장애자, 정신박약자들, 어려움을 만나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방황하고 있는 사람들, 특히 우리나라의 치열한 입시싸움에서 아픔을 겪는 젊은이들, 약물 중독이나 알코올 중독자들, 사랑하는 식구들을 감옥에 보내 놓고 죄도 없이 고통 당하는 가족들, 버림받은 어린이들과 노인들, 특수한 환경 때문에 버림받고 소외되어 외롭게 사는 사람들,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사는 사람들, 자녀 문제나 부부간의 문제로 특별한 곤궁에 처한 가정들…. 성서는 하나님께서 이들과 언제나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2.. 상처가 자리 잡기까지

내적인 상처이자 분노의 앙금인 한은 어떤 경로를 거쳐서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되는 것인가? 한이 마음속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에 고통을 주는 사건과 만남이 있어야 한다. 충격적인 사건을 만나게 되면 처음에는 일단 주춤하게 되지만 사건의 정도에 따라 심하게는 일정기간 정신기능이 마비될 수도 있다. 자신의 삶에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대상을 상실하는 경우에는 누구든 마음에 극심한 타격을 받게 된다.

고통의 사건 후에 서서히 부풀어 오르는 분노와 짜증의 감정을 어떤 식으로든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한이 자리잡을 수 없다. 그러나 성격 때문에, 또는 사회적인 환경에 의해서 분노의 감정을 어디에도 쏟아버릴 수 없는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가슴에 한을 쌓아가게 된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충격적인 사건을 만난 후 마음속에 부풀어오르는 분노의 감정을 발산할 수 없는 사람들의 마음 밑바닥에는 불안감이 자리잡고, 이 불안감은 파괴적인 노이로제 증상이나 심하면 정신이상이라는 소나기를 불러오게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분노의 감정을 억누르면 사랑의 감정까지도 함께 사라져버린다는 것이다. 분노의 감정과 사랑의 감정은 서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연합체인 인간 감정의 양면인 까닭이다. 그런데 분노의 감정이 풀리지 않고 축적되어 있으면, 감정을 교류하는 장벽이 높아져서 아주 평화스러운 환경 가운데서도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렇듯 어느 한 감정의 손상은 다른 감정의 손상을 동반하는 것이다. 반대로 어느 한 감정의 수용은 다른 감정까지도 살아나도록 촉발한다.

3. 상처로 인한 여러 가지 증상

마음속에 풀리지 않고 쌓인 한은 어느 순간 연기처럼 사라져 버리거나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한 그를 따라다니면서 그에게 담판을 요구한다. 그는 한을 밖으로 내보내주던가 한의 공격을 받아 영, 정신, 신체가 파괴되어 죽어버리던가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속에 한을 지닌 사람은 한을 어둠 속에 가두어두지 말고 인정해서 밖으로 내보내주어야 한다.
 
1) 불안 신경증

2) 우울증

3) 죄책감

4) 병적 공포나 강박신경증

5) 불면증
6) 과식증과 거식증

7) 일, 성욕, 운동 등에 대한 과도한 집착

8) 심인성 질환

9)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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