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희생을 가르치는 성경과 오늘의 리더십은 충돌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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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pixabay)
희생을 가르치는 성경과 오늘의 리더십은 충돌하는가?

성경의 주된 가르침 중 하나는 인간의 희생입니다. 희생을 가르치는 성경의 메시지는 통솔력이 강조되는 오늘의 리더십과 상충하는 이야기일까요? 성경의 메시지가 진실한 리더십을 갖게 해준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영국 기독교신문 크리스천투데이 마크 우드는 최근 "인간의 희생이라는 점에서, 성경은 리더십에 관하여 어떠한 가르침을 주는가"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와 같은 질문에 답했습니다. 아래는 번역문 전문입니다.

사사기 11장은 구약성서에서 가장 혼란스럽고 기괴한 내용을 담고 있는 본문 중의 하나이다. 그것은 폭력과 피로 점철된 이야기이고 종종 성서의 선악관(善惡觀)이 현대의 해석에 비해 얼마나 열등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예로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본문이 담고 있는 의미를 올바르게 파악한다면, 그것이 그리스도의 제자도에 있어서 우리에게 중요한 도전을 던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사 입다는 이스라엘에 왕정제도가 생기기 전에 이스라엘을 통치했던 사사 중 한명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매춘부였고 그의 아버지는 자식들에 의해 쫓겨났다. 입다는 커서 강력한 용사가 되었고 후에 이스라엘이 암몬 족속의 위협에 처해있을 때, 길리앗 장로들이 그에게 다가가 이스라엘의 우두머리가 되어 그들을 내쫓을 것을 부탁했다.

입다는 흔쾌히 승낙했지만 그는 전쟁에 나가기 전 다음과 같이 성급하고 어리석은 서약을 하고 말았다. "주 여호와여. 만약 제 손의 저들을 붙여주신다면, 제가 전쟁에서 돌아왔을 때 저의 집 문에서 나오는 첫 번째 것이 당신의 것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번제로 드리겠나이다." 그러나 그것은 염소나 양이 아닌 그의 딸이었다. 하지만 입다는 그의 서약을 지켰다. 자신의 딸에게 2달의 시간을 준 뒤, 그는 그녀를 번제로 하나님께 바쳤다.

누군가는 이러한 사건이 성경의 미개함을 보여준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 가운데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한 가지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입다로 하여금 자신의 딸을 번제로 드리라고 명령하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 하나님을 향한 입다의 믿음과 헌신 또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님께 바칠 것을 강조하고자 이 이야기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이야기의 초점에서 벗어난 것이 될 것이다.

당연한 사실은, 그의 딸이 그렇게 희생되어선 안되었고 입다 자신도 그의 서약을 지키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입다의 이야기가 특별히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리더십과 책임감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사사 입다가 갖고 있는 다음의 3가지 특징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① 입다는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입다는 강한 사람이었고 전사였다. 그는 주관이 뚜렷했고 용기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무엇이 옳은일인지 분별하고 그것을 실행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는 사람이었다, 잘못된 결정이 초래하는 결과에도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못한 지도자라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자신감에 넘쳐서 반대 세력에도 굽히지 않고 당당히 자신만의 길을 가야할 때가 있다. 하지만 때로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에 대해서도 인정하고 고개를 숙일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겸손의 힘'이다. 각자가 옳다고 주장하는 세상에서, 자신만큼은 손을 들고 "제가 틀렸네요. 잘못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겸손한 사람이 더욱 빛을 발한다.

② 입다는 자신의 동료나 부하들을 신뢰하려고 하지 않았다

입다는 군인으로서 자신의 의무를 강한 군대, 절대로 굽히거나 변명하지 않는 군대를 만드는 데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입다가 그렇게 자신의 부하들에게 매몰차게 대하고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억압하지 않았더라도, 그의 부하들은 그를 지도자로 추종했을까? 사람들은 지도자라면 항상 옳은 판단을 내릴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지도자도 실수를 하게 마련이고, 그들은 그러한 실수를 인정하기를 꺼려하는데 이는 곧 그들 또한 사람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그러나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지도자는 오직 재앙으로 달려갈 뿐이다. 물론, 대다수의 교회 및 정치 지도자들은 옳은 판단을 내리려고 노력하며 설령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 할지라도 그것을 인정하고 수긍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입다가 조금 더 자신의 실수에 대해 관대하고, 그의 부하와 동료들을 신뢰하려고 했다면, 결과가 더욱 빛을 발하지 않았을까?

③ 입다는 하나님을 신뢰하려고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사사 입다의 가장 큰 실수는 그가 하나님의 은총을 믿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가 전쟁에서 돌아와 첫 번째로 마주하는 것을 번제로 드리겠다는 서약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고 나아가 그가 무리한 서약을 지키고자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자신의 딸을 처참하게 죽였다는 사실은 더욱 끔찍하다. 어떻게 그는 하나님께서 그 번제를 받으실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 입다는 서약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끝까지 자신을 사랑하고 은총과 용서의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만약 그가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벌을 내리실 것으로 이해했다. 이처럼 입다는 미약한 죄를 짓는 것을 피하고자 더욱 큰 죄를 짓고 마는 과오를 범했다.

규율에 집착하고 용서와 신뢰에 눈이 먼 지도자를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게 마련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그것이 교회의 법과 규율에 일치하는 지가 아닌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에 반하는 일이 아닌지를 통해 판단되어야 한다. 우리가 힘든 결정을 내릴 때, 우리가 기대고 참고할 수 있는 것은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총이다. 성경은 이처럼 우리에게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지혜와 상식을 주는 참고서라고 할 수 있다. 때때로 삶의 방향을 찾지 못해 방황할 때, 조언이 필요할 때 더욱 참고해야 하는 책이다.

기사출처: http://www.christiantoday.com/article/judges.11.what.can.a.bible.story.about.human.sacrifice.teach.us.about.leadership/90693.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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