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담

"북한은 진짜 열 받아서 쏜 거에요"

[신앙을 실천하는 사람들] '함께 나누는 세상' 방현섭 사무국장 편 첫 번째 이야기

본 인터뷰는 아주 젊고 캐쥬얼한 인터뷰를 지향합니다. 아주 유쾌하고 멋진 남자 방현섭 '함께 나누는 세상' 사무국장을 만나고 왔는데요. 방현섭 국장은 우리가 몰랐던 북한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고 허심탄회하게 들려주었습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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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함께나누는세상 방현섭 사무국장

Q: 함께 나누는 세상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방현섭 국장(이하 방국장): '함께 나누는 세상'은 북한의 어린아이들을 돕고자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우리 단체의 사무총장은 한인철 연세대 교목실장님께서 맡고 계시고, 상임대표는 정창영 연세대 전 총장께서 역임하고 계셔요. 정창영 상임대표께서 연세대 총장직을 내려놓으시고 북한 어린이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서 우리 단체가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때가 2009년이었습니다.

Q: 국장님께서는 그때부터 쭉 단체와 함께 하신 것인가요?

방국장: 저는 그때 모 신문사 기자로 활동하고 있었어요. 근데 평소 친분이 있었던 한인철 교수께서 창립기념식 취재를 요청하셨지요. 그때 취재를 하고 기사를 썼는데 정창영 대표께서 이 글 쓴 기자가 사무국장으로 함께 해주면 좋겠다 말씀하셔서 그 때부터 같이 하게 되었어요. 자기자랑 좀 했네요. 하하.

Q: 그럼 저도 이 글을 잘 쓰면 '함께 나누는 세상' 간사로 취직할 수 있겠습니다. 하하.

방국장: 10년 해보니까 이 일도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지마세요. 하하.

Q: 뭐가 그렇게 힘드신가요?

방국장: 대북사업이 그동안 진행이 안됐잖아요. 우리가 밀가루나 분유 등의 물자를 마지막으로 보낸 것이 2014년이니까 벌써 5년 전입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어서야 제작년 압록강 유역에 홍수피해가 크게 났을 때 물자를 보내고, 작년에 밀가루 100톤 보낸 것이 전부에요. 그만큼 일의 진행이 더디어서 그게 사람을 힘들게 하네요.

Q: 아직도 북한에 물품 원조가 필요합니까? 들리는 소문에는 북한의 경제사정도 많이 좋아지고 심지어는 핸드폰도 500만대가 유입되었다고 하던데요.

방국장: 아직도 북한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도시와 시골의 경제수준차가 크거든요. 한국은 도시와 시골의 차이가 문화수준의 차이라면 북쪽은 그 차이가 먹고 사느냐 못 사느냐의 차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얼마 전에는 개마고원 쪽에서 감자 풍년이 들어 가정 당 2-3톤씩 나누어 주었다는 소식도 들렸어요. 그런데 감자가 주식이 될 수는 없지요. 그래서 여전히 원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Q: 북한은 쌀농사는 안 짓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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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함께나누는세상 방현섭 사무국장

방국장: 아시다시피 한반도 국토의 70%가 산지이고, 또 평야지대는 남쪽에 몰려 있어서 쌀농사는 힘들어요. 이에 더해서 북쪽의 대표적 평야가 황해도의 연백평야인데 거기가 서해안에 있어요. 그런데 남쪽에서 군사훈련을 하면 황해도 사람들이 모내기를 하다가도 대피를 해야만 하거든요. 유일하게 쌀농사를 지을만한 곳이 남쪽의 군사훈련으로 방해를 받기까지 하니 북한의 쌀농사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그러니 열 받아서 북한에서 연평도 포격을 했다네요.

Q: 연평도에 북한에서 진짜로 포를 쏜 것이 맞습니까?

방국장: 진짜 쐈습니다. 열 받아서 진짜 쐈습니다. 우리가 북쪽 사람들 만나면 실제로 그쪽 사람들이 하는 말이에요. 북측에서 한미연합훈련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쪽은 먹고 사는 문제가 걸린 일이에요.

Q: 언제 북한에 마지막으로 가셨습니까?

방국장: 2013년에 마지막으로 갔다가 작년 11월에 평양에 갔다 왔습니다.

Q: 평양만 가서는 아무래도 북한의 실정을 파악하기에는 어렵겠지요?

방국장: 아무래도 그렇지요.

Q: 그런데 평양 말고 다른 곳도 갈 수 있습니까?

방국장: 물자가 어디로 들어가느냐에 따라 갈 수 있지요. 11년에 두 번가고 13년에 한 번 갔는데 남포와 사리원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웃긴 것이 저희는 그냥 남포와 사리원에 쌀을 두고 온 것뿐이었어요. 그 쌀을 북한이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전혀 모릅니다. 이렇게 지난 10년간의 보수정권에서는 오직 북한이 큰 피해를 입었을 때만 식량을 지원하는 수준에서 대북지원이 이루어졌어요. 그런 상황에서는 전혀 모니터링이 안되죠. 대북지원이 북한에 어떠한 도움이 되었는지, 그리고 그러한 지원이 정말 북한에 도움이 되는 것이었는지도 확인할 길이 없었어요. 하지만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는 정부차원에서 북한에 건물도 세워주고 했거든요. 그런 사업들은 당연히 사업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니터링이 될 수 있겠죠. 그 사업을 통한 결실들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고요.

Q: 북한이 진짜 원하는 사업도 그러한 사업이겠어요.

방국장: 당연하죠. 이제 북한에서도 더 이상 단순지원은 받지 않겠다고 하고 있어요. 같이 윈윈할 수 있는 사업의 파트너가 되길 바라죠. 일례로 우리가 북한에 공장을 세워주면 우리는 그 공장에서 물품을 생산해서 사업을 할 수 있고, 또 북한은 공장이라는 인프라와 노동을 통한 인건비를 얻을 수 있는데, 그러한 협업을 북한은 원하고 있는 거에요.

Q: 그런 사업들을 정부와는 별개로 '함께 나누는 세상'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할 수는 없을까요?

방국장: 저도 그게 고민이에요. 지금 10년째 이 일을 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북측과 접촉한 일이 많지는 않거든요. 사업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고요. 한 4년 정도는 정말 팩스조차도 주고받지 않았어요. 더군다나 우리는 아직 북한에 실질적인 인프라를 구축해주는 사업을 해본 적도 없어요. 그래서 여전히 고민 중이지요. 과연 민간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를 말이죠. 민간단체에서도 그런 의미있는 사업들을 진행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장효진 객원 newspaper@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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