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세습 관철시키려는 명성교회 맞서 신학생들 일어서다

신학생연대 "예수 그리스도이심 믿는다면 세습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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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지유석 기자)
▲세습을 관철시키려는 명성교회에 맞서 신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습을 관철시키려는 명성교회의 행태에 맞서 신학생이 목소리를 냈다. 명성교회세습반대를위한신학생연대(아래 신학생연대)가 14일 세습 반대 성명을 냈다. 다음 날인 15일 장로회신학대학교 학생들은 캠퍼스 내 미스바 광장에서 '2019교회 세습 엔드게임' 집회를 열었다. '엔드게임'은 최근 흥행몰이 중인 영화 <어벤져스 - 엔드게임>에서 따온 것이다.

신학생연대는 "세습을 철회하는 것이 명성교회와 한국교회가 사는 길이라고 많은 이들이 외쳐 왔다. 하지만, 명성교회는 귀를 닫고 교회 세습을 더욱더 굳세게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명성교회와 예장통합 총회 지도부를 향해 세습을 철회하고 세습 문제를 바로 잡으라고 호소했다. 또 차기 총회를 겨냥 "교회가 붙들어야 할 것이 공의와 정의임을 믿는다면, 이번 총회를 통해 예수를 주로 삼는 세습금지법의 정신이 바로 서도록 하라"며 세습 반대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장신대생들은 오는 24일에는 장신대를 출발해, 명성교회까지 약 5km를 걸으며 기도하는 '걷기도회'를 열 계획이다.

아래는 신학생연대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우리는 사도로부터 이어 온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인 교회를 믿습니다"

김하나 목사는 명성교회에서 개최된 총회에서 세습방지법이 가결되자, "총회의 결의는 시대의 요구이기에 어떤 변칙이나 술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김삼환 목사도 청빙위원회에게 "한국교회의 본이 되고 귀감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 주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2017년 11월 12일, 우리는 아버지 김삼환 목사로부터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담임목사 자리가 세습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시대의 요구를 거슬렀고 변칙과 술수를 행했으며, 한국교회에 본이 되고 귀감이 되길 포기했습니다.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서로의 삶을 가르는 경계와 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끝까지 내어 주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다른 이들의 기쁨과 아픔을 누구보다 민감하게 돌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명성교회는 예수 따름을 거절하고, 세속적 욕망을 좇았습니다. 교회와 세상을 향해 굳건한 벽을 세우고, 눈물로 기도하는 성도들을 내쳤습니다. 세습을 철회하는 것이 명성교회와 한국교회가 사는 길이라고 많은 이들이 외쳐 왔습니다. 하지만, 명성교회는 귀를 닫고 교회 세습을 더욱더 굳세게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도로부터 이어 온 교회의 머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믿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그 길을 함께 걷는 것임을 믿습니다. 우리는 거룩한 교회는 세속적인 욕망을 버리고 예수의 자기 부인을 결연히 붙드는 것임을 믿습니다. 우리는 보편적인 교회는 세상과 교회의 경계를 허물고 예수의 정신을 굳게 세우는 것임을 믿습니다. 우리는 다시, 사도로부터 이어 온,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인 교회를 믿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믿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명성교회의 세습 철회를 간곡히 촉구합니다.

명성교회를 향해 간절하게 호소합니다. 교회의 머리가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믿는다면 세습을 철회하십시오. 총회 임원회를 향해 부르짖습니다. 교회가 가야 할 길이 예수의 길임을 믿는다면 교회 세습 문제를 바로잡으십시오. 총회 재판국을 향해 외칩니다. 교회가 좇아야 할 뜻이 거룩임을 믿는다면 공정한 재판을 통해 거룩한 교회를 온 누리에 세우십시오. 교회를 대표하는 총대들과 노회들을 향해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교회가 붙들어야 할 것이 공의와 정의임을 믿는다면, 이번 총회를 통해 예수를 주로 삼는 세습금지법의 정신이 바로 서도록 하십시오. 우리는 앞으로도 이 자리에서 세습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외칠 것입니다. 우리는 영원히, 사도로부터 이어 온, 하나의, 거룩하고, 보편적인 교회를 믿기 때문입니다.

2019년 5월 14일
명성교회세습반대를위한신학생연대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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