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이런 교회 들어보셨나요? 벌어서 남주는 '사회적 교회'

[다르게 목회하기로 했다] 마음나눔 3차 바자회 성횡리에 마친 정인재 목사

socialchurch_08
(Photo : ⓒ사진=베리타스)
▲'나눔카페' 운영자겸 사회적교회 담임을 하고 있는 정인재 목사가 진행 중인 3차 '마음나눔' 바자회가 지역 주민들의 활발한 참여 끝에 성공적으로 마쳐졌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온전하고자 할진대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하시니"(마19:21)

영생을 얻는 방법을 묻고자 예수를 찾아온 부자 청년을 근심하며 돌려보낸 예수의 말씀이다. 예수는 부자 청년에게 자신의 소유를 팔아 소외된 자들에게 나누어 준 뒤 자신을 따를 것을 당부하지만 이 재물 많은 청년은 자신이 누리는 기득권을 포기 못하고 끝내 자기의 길로 돌아가고 만다.

마음나눔 3차 바자회를 성황리에 마친 정인재 목사(사회적교회 담임)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라는 예수의 명령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회의 3대 기능 중 하나인 '디아코니아'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헬라어 '디아코니아'는 '자선과 구제'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말로써 주님의 몸 된 교회에서 이뤄지는 '봉사'를 의미한다.

socialchurch_07
(Photo : ⓒ사진=베리타스)
▲'나눔카페' 운영자겸 사회적교회 담임을 하고 있는 정인재 목사가 진행 중인 3차 '마음나눔' 바자회가 지역 주민들의 활발한 참여 끝에 성공적으로 마쳐졌다.
socialchurch_09
(Photo : ⓒ사진=베리타스)
▲'나눔카페' 운영자겸 사회적교회 담임을 하고 있는 정인재 목사가 진행 중인 3차 '마음나눔' 바자회가 지역 주민들의 활발한 참여 끝에 성공적으로 마쳐졌다.

정 목사는 성장주의에 예속된 오늘날 한국교회 현장에서 이러한 '봉사' 기능이 자취를 감추었으며 간혹 있더라도 교회의 성장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기능할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통속적으로 교회들은 교회 안에서의 나눔 활동을 하고 있기에 교회 밖 나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교회 안에서 성도의 쓸 것을 서로 공급하는 나눔 활동을 진행 중이어서 사역이 중복되고 있다는 논리 때문이다. 정 목사는 그러나 부자 청년의 비유에서 나타난 예수의 가르침처럼 '디아코니아' 활동의 경계를 교회 안과 밖으로 구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차라리 교회 안에서의 나눔 활동은 성도의 교제에 속하는 교회의 또 다른 기능인 '코이노니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정 목사는 이어 "교회의 안과 밖의 경계 짓기가 '디아코니아'를 곡해하게 만들었다"면서 이러한 경계 짓기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대형교회로 대표되는 통속적인 교회의 성장욕망을 재차 폭로했다. '봉사' 마저도 교회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자기 확장의 수단으로 삼겠다는 소유 욕망, 즉 기득권 의식이 교회 안과 밖의 경계 짓기 이면에 똬리를 틀고 있다는 지적이다.

socialchurch_06
(Photo : ⓒ사진=베리타스)
▲'나눔카페' 운영자겸 사회적교회 담임을 하고 있는 정인재 목사가 진행 중인 3차 '마음나눔' 바자회가 지역 주민들의 활발한 참여 끝에 성공적으로 마쳐졌다. 오른쪽이 정인재 목사
socialchurch_09
(Photo : ⓒ사진=베리타스)
▲'나눔카페' 운영자겸 사회적교회 담임을 하고 있는 정인재 목사가 진행 중인 3차 '마음나눔' 바자회가 지역 주민들의 활발한 참여 끝에 성공적으로 마쳐졌다.

'나눔'을 복음의 본질이자 그 열매라고 보는 정 목사는 "자기를 배불리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 아니라 지역사회 소외된 이웃들의 진정한 벗이 되기 위해 자기를 나누어 주는 것이 참된 교회의 존재 이유"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 목사는 "교회 밖, 즉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한 '나눔' 활동을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는 교회의 현주소에 대해 변질된 복음의 형태인 '번영복음' 폐해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도 곁들였다. '번영복음'이 복음 안에 내재된 '나눔'의 가치를 퇴색시키고 나눔 대신 '소유' 욕망의 자리를 깔아 주었다는 주장이다.

번영복음의 영향력 아래 '나눔'은 그저 소유 욕망을 채우기 위한 조건부 '나눔'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졌고 이러한 번영복음의 체제 아래서 조건 없이 나누고 돕는 일이 불가능에 가깝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여 정 목사는 "교회의 3대 기능 중 하나인 '디아코니아' 뿐만 아니라 '캐리그마'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자기 비움'으로 점철된 복음 안에 내재된 '나눔'의 의미를 되살려 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socialchurch_08
(Photo : ⓒ사진=베리타스)
▲'나눔카페' 운영자겸 사회적교회 담임을 하고 있는 정인재 목사가 진행 중인 3차 '마음나눔' 바자회가 지역 주민들의 활발한 참여 끝에 성공적으로 마쳐졌다.

정 목사가 진행 중인 '마음나눔' 바자회는 1,2차에 이어 3차에서도 교회 단위 참여 보다 개개인의 신앙적 결단과 참여가 돋보였다. 가나안 성도인 퀼트 작가가 수년에 걸쳐 제작한 작품들을 내어놓았으며 치킨집을 운영 중인 지역 교회 집사의 헌신적인 참여와 결단 그리고 늘 정 목사 곁에서 한마음으로 기도하고 응원하는 '나눔카페'의 실질적 운영자인 사모의 수고로 3차 바자회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정 목사의 '사회적 교회' 수식어는 '벌어서 남주는' 교회다. 바자회를 통해 나온 수익을 지역사회 소외된 이웃을 위해 전액 기부하고 있다. 3차 바자회에서 나온 수익은 양수리 일대 중등부 학생들에게 어학 연수라는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액 쓰일 계획이다.

정 목사는 또 '나눔카페' 설립 1주년이 되는 올해 9월부터는 임대료와 인건비를 제외한 수익 전액을 기부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자신들의 작은 '나눔'이 지역사회 이웃의 얼굴을 환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이들은 '나눔'을 강요가 아닌 신바람 속에서 실천하고 있다. 교회 안과 밖의 경계선에서 이들은 부자 청년과는 달리 '나눔'의 삶을 실천하며 예수의 말씀을 온몸으로 살아내고 있었다.

김진한 jhkim@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성장 이끌었던 번영신학, 이제 힘을 잃었다"

이원규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사상' 1월호에 기고한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며 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윤식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이주 노동자 환대의 윤리적 전략 "데리다의 환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12일 오후 안암로 소재 기윤실 2층에서 '이주노동자의 삶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좋은사회포럼'을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알쓸신학 7] 중세교회 대중들의 신앙생활

중세의 신학은 기본적으로 스콜라주의이다. 그러나 일반 대중들의 삶과는 거리가 있었다. 스콜라주의 문헌들은 라틴어로 쓰여졌는데, 이것을 읽거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알쓸신학 6] 중세 신학의 대략적 지도: 서방의 '스콜라 신학'과 동방의 '비잔틴 신학'

'중세 신학'이라는 용어는 통상 이 시기의 서방 신학을 가리킨다. 지리적으로는 유럽 지역이다. 초대교회 신학은 북아프리카와 소아시아에서 시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