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기자수첩] 전광훈 목사 정치행보, 이쯤되면 ‘신드롬’이다
철지난 이념설교에도 지지자 열광....그리스도교 공동체 고민거리 던져

입력 Oct 11, 2019 05:07 AM KST

jeon

(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8일 국가원로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연일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3일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 대회'를 주도한 데 이어 7일자 <조선일보> 인터뷰, 그리고 8일 '문재인 하야 국가원로 회의', 9일 2차 국민대회까지. 전 목사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8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있었던 국가원로회의에서의 일이다. 전 목사는 행사 시작 훨씬 이전부터 현장에 나와 있었다. 원로회의 참가자들은 너나할 것 없이 전 목사에게 다가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전 목사의 표정도 한껏 상기돼 있었다.

전 목사는 공식 석상에서나, 지인과 이야기를 나눌 때나 문재인 정부를 향해 '욕'을 아끼지 않았다. 공식 지면에 쓰기엔 부적절해 전 목사의 말을 그대로 옮기지는 않겠다. 다만, 가장 인상적인 발언 하나에 주목하고자 한다.

전 목사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한 두개 잘못하는 게 아니라 자유 대한민국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문재인은 간첩"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침 원로회의 현장엔 그가 원장으로 있는 청교도영성훈련원 성도가 안내봉사를 맡고 있었다. 이 중 한 성도는 "우리가 뇌가 없는 사람들이 아니다. 목사님 설교한다고 무조건 따라가지 않는다. 다만 공산주의가 너무 싫다"고 했다.

전 목사와 이 성도의 말은 무척 충격적이다. 그간 전 목사의 설교는 정치선동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국민대회를 진행하면서 돈을 '밝힌' 모습을 두고도 말이 많았다.

그러나 앞서 든 두 발언은 전 목사와 신도들이 보이닌 행동들이 확고한 신념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또 전 목사가 최근 며칠간 보인 행보를 보면, 전 목사는 집회 현장에서 거둬들인 돈으로 제 잇속 챙기기 보다 그 돈으로 현실정치에서 무언가를 하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전 목사의 행보를 지지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전 목사가 얼마만큼 세 확장에 성공할지, 그의 숙원인 국회입성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 목사는 문재인 정부를 주사파 정부로 규정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전 목사는 원로회의에서 "주사파 50만 명한테 우리 국민 4950만 명이 코두레를 잡힌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 목사의 발언이 철지난 반공 이념의 소산이라는 점은 더 말할 필요 없다. 그러나 전 목사와 그를 따르는 신도들은 이토록 철지난 이념을 그리스도교 신앙, 그리고 디트리히 본회퍼의 저항 신학과 연결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고민이 절실해 보인다. 전 목사 현상에 관한 한,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책임이 실로 무겁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성소수자가 죄인? 교회가 범한 성적 죄악부터 인식하라!

감리교단이 성소수자 축복을 문제 삼으며 이동환 목사를 교단 법정에 세웠는데요, 이번 일은 한국 보수 교회에 만연한 성소수자 혐오 정서를 다시금 불러 일으키고 ..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