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천안 캄보디아교회를 다녀와서

주도홍 백석대 명예교수(기독교통일학회 회장)

joodohong
(Photo : ⓒ베리타스 DB)
▲주도홍 백석대 명예교수(기독교통일학회 회장)

새해 첫 주일예배는 천안 캄보디아인교회에서 남녀 청년들 4-50명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설교는 통역을 세우고 한국어로 했다. 2019년 마지막 주일에는 태국 방콕에서도 통역을 세우고 설교를 했으니, 뭔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빈번해질 통역설교를 위해 지혜가 더 발휘돼야 할 것 같다는 아내의 조언이 마음에 들어온다.

설교 전 30분 정도 캄어로 드리는 밴드와 함께 하는 청년들의 찬양시간이 순수하고 뜨거웠다. 춤도 추고 좌우로 왔다갔다 하면서 온몸으로 드리는 찬양이 거룩한 기쁨과 함께 은혜로웠다. 한국교회의 전통예배가 너무 굳어있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 마디도 알아들 수 없었지만, 찬양과 기도에서 성령의 역사를 느낄 수 있었다. 기도도 간절히 함께 하게 되었고, 캄 청년들을 위해서도 특별히 기도했다. 나의 독일 유학시절이 생각났다. 어쩌다 독일목사를 불러 한인교회에서 설교를 들을 때가 떠올랐는데, 오늘 내 느낌이 독일목사에게도 대충 그랬을 것 같다.

무엇보다 청년들의 예배가 부러웠다. 20-30대 남녀 청년예배는 그 자체로 힘이 되었다. 미래 캄보디아교회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다음세대가 불투명한 한국교회와는 대비가 되는 것 같았다. 다음세대가 줄어든다는 것은 미래한국교회를 보여주는 너무나 확실한 바로미터인데, 한국교회는 그런대로 유지되는 오늘에만 안주하는 것 같아 염려스럽다. 물론 별 뾰쪽한 대안이 없고 추세가 그러니 어쩔 수 없다고 핑계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그 이유를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멀리 바라보지 않은 현상유지 목회때문이다. 자기 당대만 유지되면 되지 않은지 하는 것이다. 거기다 다음세대를 기성세대가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너무 어리다고 무시하기까지 하는 세대간 단절이다.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이유가 있다.

1. 상대를 위한 목회 아이디어가 없기 때문이다. 다음세대와 충분히 대화하고 신뢰와 함께 책임을 부여하면, 얼마든지 나올 대안을 젊은들을 배제한 채 굳어진 기성세대가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2. 얼마나 빠르게 시대가 바뀌고 있는지를 기성세대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는 첨단의학의 건강혜택을 한껏 누리며 기득권을 점점 공고히 하며, 다음세대의 진입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 이 글은 주도홍 백석대 명예교수(기독교통일학회 회장)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학대학 살아남으려면 여성신학 가르쳐야"

신학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성신학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백소영 교수(강남대 조교수, 기독교사회윤리학)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과 사람에게 소외 받은 욥은 멜랑콜리커였다"

욥이 슬픔과 우울을 포괄하는 개념인 멜랑콜리아의 덫에 걸렸고 욥기는 멜랑콜리아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지혜서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성장 이끌었던 번영신학, 이제 힘을 잃었다"

이원규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사상' 1월호에 기고한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며 그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윤식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이주 노동자 환대의 윤리적 전략 "데리다의 환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12일 오후 안암로 소재 기윤실 2층에서 '이주노동자의 삶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좋은사회포럼'을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