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신천지와의 인연

김관성 목사(행신침례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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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MBC 보도화면 캡처)
▲대구, 경북 지역 슈퍼전파지로 지목되고 있는 대구 신천지교회의 모습.

제가 언젠가 '신천지야 오라 변론하자'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지요. 기억하실 분들이 계실 겁니다. 사실, 저는 그때까지 약간 낭만적인 입장이었어요. "신천지라고 해봐야 뭐 그렇게 특별한 것 있겠나. 진짜로 찾아오면 성경을 펼쳐서 치열하게 토론하면 되지,,, 그 과정에서 신천지에 빠진 분들 중에 어떤 분들은 그 자리에서 빠져나올 수도 있고,,," 정도의 생각이었죠.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저의 발언은 큰 빌미가 되었습니다.

매주일 20명 넘는 사람들이 함께 예배를 드리겠다고 주일에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예배당 앞에서 입장을 막으면서 "대화를 진지하게 하려면 평일에 와라. 동일한 신앙고백을 하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예배할 수 없다"는 약간은 어색하고 궁핍한 논리를 펼쳤지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낭만적 객기를 부린 저의 잘못으로 시작된 일이었습니다. 신천지는 3-4주를 계속해서 주일날 집단적으로 그렇게 찾아왔고 우리는 예배당 입장을 막으면서 몸싸움도 벌어졌지요.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말이 나오고 나서야 신천지는 물러갔습니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어요. 그분들은 제가 올린 글을 캡처해서 적당하게 각색 편집하여 전국에 뿌렸습니다. 졸지에 신처지를 옹호하는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전국에서 확인 전화가 여기저기에서 날아오고,,, 아이고 그때 마음고생 정말 심했습니다.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그 시간 이후로, 신천지들은 우리 교회에 지속적으로 침투했습니다. 개척하여 4년까지 9명의 신천지를 찾아서 쫓아냈습니다. 새가족 영접반, 운영위원회까지 그들이 들어왔으니,,, 저는 어리석었고 그들은 참으로 집요했습니다. 신천지의 변화요? 그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굉장히 낭만적인 생각입니다. 꿈에서 깨어나세요.

벌어지고 있는 나라의 위중한 상황에 의지하여 신천지를 두들기는 이런 글을 올려서 약간 비겁한 생각이 들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은 쉽게 변하거나, 우리의 환대에 감동하거나, 와서 대화하자고 하면 순수한 동기로 찾아올 사람들이 결코 아닙니다.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사람들입니다. 조금의 여지나 기회가 주어지면 그것을 활용하여 그들은 교회로 침투합니다. 그다음의 결과는 뻔합니다. 우리 가족들이 그들에게로 넘어갈 가능성이 100이라면 그들이 회심하여 돌아올 가능성은 1입니다.

"우리 교회는 신천지가 들어와도 문제없어. 와도 그들이 변화되지 우리 가족들은 흔들리지 않아" 이런 순진한 생각에서 속히 빠져나오십시오. 교회안에는 연약한 사람이 어떤 형태로든 존재하지요. 그들을 위해서라도 큰소리치면 안 됩니다. 저는 분명히 이 부분에 있어 큰 잘못과 실수를 저질러 교회를 힘들게 만든 목회자였습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괜찮지만 낭만목사 0사부는 안됩니다. 경계하고 조심하십시오. 그것이 양 떼를 보호해야 할 목사의 마땅한 자세입니다.

※ 이 글은 김관성 목사(행신침례교회 담임)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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