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자수첩] ‘재림 예수’ 단상

50명에 이른다는 재림 예수들, 세상 이롭게 했나?

shincheonji

(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2일 오후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아래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코로나19 수퍼전파자로 떠오르면서 이단 종파를 향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급기야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이만희 총회장(사진)이 기자회견에 나서기까지 했다.

이 와중에 시사주간지 <한겨레21>의 2013년 보도가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한겨레21>은 이 보도에서 "탁지원 국제종교문제연구소장에 따르면 국내 소종파 지도자 중에 자신을 하느님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만 20여 명, 재림예수를 자처하는 경우가 50명이 넘는다"고 적었다.

이 보도가 주목 받으면서 한 소셜미디어 유저는 "한국에 재림예수 50명 있다는 데 Korea's Got Jesus(예능선발 프로그램) 형태로 토너먼트로 1등 예수 뽑기 예능 프로그램 나와도 되겠다"고 조롱조 섞인 글을 올렸다.

참으로 우스꽝스런 일이지만 전혀 웃기지 않다.

예수의 생을 되짚어 보자. 예수는 로마의 압제에 시달리는 이스라엘에 오셔서 가장 낮은 이들을 섬겼다. 그런데 당시 종교권력자인 사두가이는 이런 예수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았다. 로마 제국 역시 예수의 공생애를 불온하게 여겼다. 이에 사두가이는 예수를 붙잡아 로마 제국에 넘겼고, 로마 제국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 종교권력과 세속권력이 결탁해 예수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자신을 재림예수라 참칭하는 50명이 예수의 삶과 죽음을 본받고 있는가? 가난한 이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있는가?

답은 '아니오'다. 재림 예수라 칭하는 자들은 거의 예외 없이 헌금 명목으로 성도들의 돈을 갈취하거나, 여성 신도를 성적 착취 대상으로 삼았거나, 심지어 자신의 권력에 장애가 되는 반대파 신도들을 살인을 사주한 경우도 있었다. 요약하면 예수 그리스도께선 평화를 가져다주려 이 세상에 오셨건만, 재림 예수라 참칭하는 자들은 되려 세상을 어지럽혔단 말이다.

그런데 재림 예수의 잇단(?) 등장에 기성 교회는 책임이 없을까? 지금 한창 사회적 지탄을 받는 신천지가 기성 교회를 자양분 삼았다는 점은 꽤 의미심장하다.

다소 과격한 주장이지만, 앞으로 재림 예수라 칭하는 자들은 무조건 붙잡아 십자가에 못 박을 일이다. 삼일 만에 부활하면 진짜 예수일 테고, 아니면 그냥 어처구니없는 죽음을 맞이할 테니 말이다.

이토록 과격한 주장을 펼쳐놓는 이유는, ‘자칭' 재림 예수란 자들이 우리 사회에 끼친 해악이 너무 커서 보다 강력한 단속이 필요해서다.

이활 luke.wycliff@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성장 이끌었던 번영신학, 이제 힘을 잃었다"

이원규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사상' 1월호에 기고한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며 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윤식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이주 노동자 환대의 윤리적 전략 "데리다의 환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12일 오후 안암로 소재 기윤실 2층에서 '이주노동자의 삶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좋은사회포럼'을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알쓸신학 7] 중세교회 대중들의 신앙생활

중세의 신학은 기본적으로 스콜라주의이다. 그러나 일반 대중들의 삶과는 거리가 있었다. 스콜라주의 문헌들은 라틴어로 쓰여졌는데, 이것을 읽거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알쓸신학 6] 중세 신학의 대략적 지도: 서방의 '스콜라 신학'과 동방의 '비잔틴 신학'

'중세 신학'이라는 용어는 통상 이 시기의 서방 신학을 가리킨다. 지리적으로는 유럽 지역이다. 초대교회 신학은 북아프리카와 소아시아에서 시작해 ...